[인터뷰365] '사자' 박서준 "내 얼굴 촌스럽지만 여러 가지 담을 수 있어"
[인터뷰365] '사자' 박서준 "내 얼굴 촌스럽지만 여러 가지 담을 수 있어"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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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 코미디’ 아닌 새로운 장르 도전 “액션 연기 도전해 보고 싶었다”
-“메소드 연기 잘 모르겠다…연기와 일상 철저히 구분”
-강동원 이을 비주얼 사제? “내가 아닌 안성기 선배님”
-“종교에 편견 없어…모든 종교에 열린 마음”
-배우로서 내 장점은 ‘순발력’…지켜보는 또래 배우는 친구 최우식

 

배우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서준/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활약한 배우 박서준(1988~)이 웃음기를 뺀 얼굴로 여름 극장가 관객을 찾았다.

스스로 '촌스럽지만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다'고 표현한 그의 얼굴처럼 필모그래피 역시 또래 배우들보다 풍성하고 다양하다.

지난 2012년 청춘스타치곤 늦은 나이인 스물다섯에 연기를 시작했지만, 미니시리즈·시트콤·주말드라마의 조연을 거쳐 2년만인 2014년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마녀의 연애'(2014)로 주연급 배우로 올라섰다.

이후 드라마 '화랑'(2016) '쌈, 마이웨이'(2017)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8), 영화 '청년 경찰'(2017), 예능 '윤식당 2'(2018) 등 여러 방면에서 활약하며 유쾌하고 성실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젠 그의 스케줄이 있는 곳에는 아이돌 그룹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의 국내외 팬들이 함께한다.

박서준은 영화 '사자'를 통해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제작비 10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대작 출연도, 자신의 연기로 극을 이끌어가는 영화도 처음이다. 순박한 얼굴 위로 드러나는 특유의 눈웃음 대신 강렬한 눈빛과 타격감 넘치는 거친 액션을 선보이며 새로운 얼굴을 드러낼 예정이다.

'사자'는 '청년 경찰'을 함께한 김주환 감독과 국민배우 안성기와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아버지를 잃은 상처를 지닌 격투기 챔피언 '용후'(박서준)가 구마 사제 '안 신부'(안성기)를 만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강력한 악(惡)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대세 배우' 박서준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365>가 만났다.

'로맨틱 코미디'아닌 새로운 장르 도전

'사자'는 대중성에 초점 맞춘 영화

-'청년경찰' 김주환 감독과 시나리오 완성 전부터 '사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는데 출연은 자연스럽게 이뤄졌나?

김주환 감독님에게 '그래도 대본은 보겠습니다'라고 얘기 했다. 당연한 수순이라 감독님도 그렇게 생각하셨다. '용후'같은 역할을 기다리고 있었고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서 출연 할 수 있었다. 강인하고 거친 분위기가 나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

-드라마에서는 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활약했다. 다른 장르를 향한 갈증이 있었던 건가.

로맨틱 코미디를 네 편 했는데 항상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캐릭터'였다. 그다음에 이야기를 본다.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를 계속했지만 다른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같은 장르에서 연기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또 박서준이네'하고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는 것 같다. 다른 장르를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 호기심도 생겨서 도전하게 됐다.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

장르를 가리진 않는 편이다. 출연할 작품을 고를 때 뿐 아니라 평소에 작품을 볼 때도 그렇다. 늘 열어놓고 생각하는 편이다.

-영화에 다양한 장르가 담겨있는데 어떤 장르로 소개하고 싶은가.

정말 하나로 설명하긴 어렵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컬트 영화라고만 생각하면 진입 장벽이 있을 수 있다. 그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의 영화가 될 수 있으니까. 장르 간 수위 조절을 적당히 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안에 드라마도 있고, 주인공의 서사도 있고, 유머가 섞인 장면도 있고, 화려한 액션도 있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 '사자' 박서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 박서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그가 연기한 '용후'는 어릴 적 아버지를 잃은 뒤 세상에 불신만 남은 격투기 챔피언으로, 어느 날 생긴 원인불명 손의 상처를 계기로 구마 사제 '안신부'를 만나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악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는 인물이다.)

-격투기 선수 역할에 어울리는 근육질 몸도 인상적이었다.

태닝도 많이 하고 한 달 반 정도 밤낮으로 운동하면서 준비했는데 조금 아쉽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보다 더 탱크 같은 느낌을 원해서 만족스럽지는 않다.

-후반 액션 장면은 촬영 당시 힘들진 않았나.

촬영은 5일 정도 진행했는데 그전에 준비할 게 아주 많았다. 합을 맞추고 숙지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했다.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해도 현장에 가면 또 다르다. 액션뿐 아니라 감정 연기도 놓칠 수 없는 부분이라 정말 어려웠다. 마지막 액션 장면은 원테이크로 찍다 보니 '한 번에 OK 받아야지' 생각하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절대 안 되더라.(웃음) 여러 명이 함께 한 장면을 안무처럼 맞춰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한 명도 다치지 않고 촬영을 끝냈다.

철저하게 역할과 내 일상을 구분

-만화적 성향이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했는데 그런 캐릭터에 끌리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현실의 나와 같은 상황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재미를 느낀다. 상상하면서 연기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내 안에도 분명히 이런 모습은 있을거다' 라는 자신이 있을 때 선택한다. 부담스럽거나 자신이 없는데 출연하는 건 작품 자체에 피해를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캐릭터 분석은 어떻게 하는 편인가?

늘 똑같다. 시나리오 설정을 조사하고 다른 인물과 대화를 통해 나오는 것들도 도움이 된다.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는 것들을 채워가면서 상상하면서 캐릭터를 완성한다. '사자'에선 '용후'의 어린 시절이 나오고 20년 뒤 성장한 '용후'가 등장하지 않나. 시나리오에 나오지 않는 20년의 공백을 생각해보는 거다. 

-촬영 중엔 연기하는 인물과 본인의 일상의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나?

경험이 많은 연기자는 아니지만 아직은 메소드(인물 몰입형)연기는 나한테 잘 맞지 않는다고 해야 하나. 잘 모르겠더라. 촬영 중에 영향을 받는 부분들이 있지만, 철저하게 역할과 내 일상을 구분하려고 한다. 일상이 건강하지 않으면 연기를 할 때도 부딪히는 면들이 있다.

영화 '사자' 촬영 스틸 컷<br>
영화 '사자' 촬영 스틸 컷

-대선배 안성기와 첫 호흡을 맞췄는데.

처음엔 굉장히 어려웠고 선배님이 아닌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안성기 선배님이 특유의 편안한 목소리로 '선생님은 좀 멀어 보이니까 선배님으로 하자'고 하시더라. 선배님이 마음을 많이 열어주셔서 더 편안하게 아들처럼 다가갈 수 있었다. 영화를 처음 시작할 때 외로운 싸움이 될 거라 생각했는데, 든든한 기둥 같은 안성기 선배님께 많이 의지할 수 있었다.

-배우 우도환과는 어땠나.

연기할 때 배우들 간의 호흡이 정말 중요하다. 친할수록 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액션 장면에서도 서로 덜 미안하다. 실제로 불편한 관계인데 극 중에서도 적대적인 관계로 나오면 얼마나 힘들겠나. 우리는 극 중 관계와 달리 어려운 장면도 서로 배려하면서 잘 찍을 수 있었다.

영화 '사자' 박서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사자' 박서준 스틸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종교에 편견 없어…모든 종교에 열린 마음

-사제복을 입은 모습이 '검은 사제들'(2015)의 강동원과 비교되기도 한다. 

신을 미워하던 '용후'가 사제복을 입는다는 것 자체가 마음이 열렸다는 의미라 중요한 상징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사제복을 제대로 갖춰 입은 게 아니라 이렇게 큰 관심의 대상이 될 줄 몰랐다. 비교는 사제복을 제대로 입은 안신부(안성기)나 최신부(최우식)와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웃음)

-극 중 '용후'는 신을 믿지 않는 인물이다. 혹시 믿고 있는 종교가 있나.

종교를 가져본 적도 없고 특정 종교에 대한 선입견도 없다. 고등학교 때 윤리 선생님 말씀 중에 인상 깊었던 게 모든 종교는 장점이 있어서 다 체험해보는 게 좋다는 거였다. 열린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용후'가 신을 거부하고 미워하는 역할이라 특정 종교가 있다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거다.

-대표적인 군필 배우이지 않나. 군대 종교 행사 시간에는 어디로 갔었나?

4개월 정도 먼저 입대한 대학교 동기가 조교로 있었는데 그 친구가 교회를 다니던 친구라 같이 교회도 가고 성당도 갔었다. 그땐 종교보단 초코파이 많이 주는 곳으로 갔다.(웃음) 

-무언가에 의지하고 싶을 땐 어떻게 하는 편인가?

평소에 시간을 쪼개서 바쁘게 살려고 노력하고 약해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약해지는 순간들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몸을 더 괴롭히면서 이겨낸다.

내 장점? 순발력과 뻣뻣하지 않은 몸

-30대 또래 배우 중 눈여겨보는 사람은 없나.

친구라서가 아니라 최우식이다. 신인 시절 시트콤을 같이 한 인연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 친구를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는다. '기생충' 개봉 전에 (최)우식이도 나처럼 죽는소리를 많이 했다. 완성된 걸 보니 역시나 그냥 앓는 소리 한 거였더라 정말 연기 잘했다.

-배우로서 본인만이 가진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순발력과 액션을 소화할 수 있는 뻣뻣하지 않은 몸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난 내 얼굴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얼굴 안에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은 계획에 없나.

전혀. 지금 국내에서 앞가림하기도 바쁘다. 외줄 타기를 하는 기분이다.(웃음)

-관객과 만남을 앞둔 소감은.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가는 걸 해봤는데 영화는 처음이다. 열심히 한다고 하긴 했지만, 관객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가능성이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기대도 되고 걱정되는 부분도 있지만, 부디 잘 전달돼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관객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겠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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