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시인으로도 활동해온 백학기 배우가 자신이 쓴 시나리오에 출연, 연출까지 한 중편 영화 '공중의자'로 최근 영화관계자들을 초청한 시사회를 통해 독창적인 창작기량의 영화작가로 시선을 받고 있다.
최근 제작한 영화 '공중의자'는 드라마를 이끌어 가는 배우의 역할 중 양대 요소이며 레일과도 같은 표정연기와 대사가 없음에도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노드라마 형식의 작품이다.
대사가 없는 대신 배우의 절제된 차분한 목소리 내레이션이 이미지 영상을 연결하고 드라마를 풀어가는 언어로 배우의 감정 표현을 담아낸다. 우수로 굳어버린 배우의 무표정이 앤딩까지 이어가지만 그 눈빛에서 그리움과 회한, 외로움과 슬픔, 때로는 고통스럽고 때로는 아름답고 감미롭기도 한 추억들이 자욱하게 피어오른다.
아이까지 태어나게 하며 사랑했던 여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 성직자(신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여인이 살았다는 군산 아메리카타운이라는 도시의 뒷골목에서부터 함께 다녔던 산길과 숲길, 해변을 더듬어가는 추억의 빛바랜 판타지가 파로나마로 이어진다. 반 평복차림으로 길을 나선 사제의 눈동자는 처연하게 보이지 않는 눈물로 젖어있다.
드라마는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 두 페이지가 있다’는 1부와 ‘그리고 아무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는 2부로 나누어 전개된다. 환상으로 남아 있을 뿐인 여인과 어딘가에 살고 있다는 딸의 모습은 곱고 하얀 한복을 입고 너울너울 전통 춤을 추는 무희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사제가 꽃잎 하나에 입을 맞추는 것으로 엔딩 자막이 떠오르기 전 드라마의 마무리는 참회와 고뇌의 삶을 해소하는 길이 14처의 고통을 받아들이는 길이라는 속죄의 메시지를 던진다. 성당마다 벽을 장식하고 있는 14처는 십자가를 메고 죽음의 언덕을 오르는 그리스도 최후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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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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