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지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에 이색 글 올려 화제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지난 연말 안산에서 개최된 제 15회 상록수디지로그월드영화제(상록수 다문화국제단편영화제의 새 명칭)의 개막작품으로 공개된 중편(40분) 독립영화 '공중의자'는 시인이면서 영화배우로 활동하는 백학기 감독의 연출작품이다.
백감독이 기획작업에서 시나리오, 연기(주인공), 연출, 제작까지 1인 다역의 작품으로 완성한 이 영화는 지난해 연말 영화제 개막작품으로 공개된데 이어 서울, 인천, 전주 등 전국 순회 시사회에서 독창적인 영상문학의 아트 필름으로 주목을 받았다.
작품의 주인공으로 가톨릭 사제가 등장한다. 거의 1인 인물의 우수적인 표정과 고뇌, 연민의 눈빛 연기로 전개되고 대사 없이 주인공 목소리의 내레이션이 배경 음악의 리듬을 타고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바로 '공중의자'는 딸까지 낳으며 과거 연인으로 스쳐간 여인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된 신부님이 망자의 생전 삶의 흔적을 찾아 나서면서 현재와 과거의 심리적 방황과 신을 향한 인간의 참회와 갈망이 교차되는 상황을 우수적인 영상 에세이로 담아낸 작품이다.
백학기 감독은 작품의 작의(作意)를 ‘영상미학과 영원성의 테마 탐구’에 두었다고 밝혔다. 최근에 발간한 문학지 '문학의 오늘'에 수록된 그의 영화 제작기 제목으로 올린 작의 밑에는 ‘시인 백학기가 영화감독 백학기에게 묻고 답하다’라는 자문자답 대담 글이 실려있다.
장장 11페이지에 수록된 백 감독의 '공중의자' 제작기의 앞머리 대담 두 쪽만 요약해서 소개한다.
- 시인 = 백학기 감독은 영화 '공중의자'를 마치 시를 쓰듯 독백과 내레이션, 보이스 오버 기법 등을 전면에 내세워, 한 인간(사제)이 지난 시절 만났던 정인(情人)의 죽음을 통해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인간의 죄와 구원에 대해 묻는 등 끊임없이 현재의 언어인 영상과 이미지를 앞세워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이는 일본의 거장 감독인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1910∼1988)이 ‘영화는 카메라로 쓰는 시’라는 본질을 반영한 것으로 기존 영화형식인 내러티브 구조를 탈피해 오직 영상과 이미지에 최소한의 독백(대사)을 입히는, 감독이 이름 붙인 ‘포에라마’(poem drama) 형식으로 접근한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과거와 현재,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영상 이미지들을 서로 섞이고 스치며 동시에 존재하는 듯 보이는 세계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현실인가 하면 과거이고, 꿈속의 이야기일까 하면 꿈밖의 이야기인 듯 관객들로 하여금 깊은 미로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듯한 드라마 형식입니다. 이처럼 두 세계가 함께 의식과 무의식으로 존재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특별한 방식은 즉 현대영화의 새로운 영상이미지 탐구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감독 = 영화감독은 항상 무엇을 어떻게 찍어 보여줄 것인가 고뇌하는 예술가입니다. '공중의자'는 처음에 한 사제의 사랑과 구원이라는 가치와 철학을 어떻게 스크린 위에 40분동안 담아낼 것인가, 어떻게 영상 이미지로 표현할 것인가 고민했습니다. 또 영화 속 시간인 40년을 어떻게 40분 동안 가장 효율적으로 영상 이미지로 담아낼 수 있을 것인가도 과제였죠.
더구나 주인공이 1인 2역의 사제이고 사제라는 직업은 현실 속에서 침묵의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라고 볼 때 일상의 대화형식에서 벗어난 침묵의 언어를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 것인가도 문제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내레이션 형식과 보이스 오버, 독백 형식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음악과 내면의 소리로 관객에게 다가가자는 방식을 취했죠.
시인과 감독의 눈과 마음으로 살아가는 백학기 시인 감독의 자신과 자신의 대담은 작품의 음악이야기와 연출 현장의 촬영 일화, 김시무 평론가의 영화평까지 거론하며 연기, 연출, 촬영 등 제작 이면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주고받으면서 서로 차별화 된 시각에서 대화를 이어간다.
시인의 발언 중에 ‘이제 주인공의 살풀이춤을 춘 여인이 사라진 그 들녘에 팔을 벌리고 누워 하늘을 바라본 뒤 작게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영화의 제목이 여기서 나오죠. 공중의자, 내가 꿈꾸는 공중의 의자는, 저 하늘에 펼쳐진 안식의 의자는 없는 것인가’라는 대목이 있다. 제목의 의문을 풀어준 부문이다.
마지막 감독의 마무리 발언에 모델 출신 이현정, 주은하 배우와 살풀이 춤의 최윤형, 조연출 백지윤, 음악의 이형로 작곡가, 목소리 연기의 박윤주, 박진범 장서목 촬영감독 등 스태프의 노고에 감사하는 내용을 담았다.
백학기 감독은 '공중의자'를 유럽지역 영화제에 출품할 준비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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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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