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영화 '윤희에게'는 주변을 너무 외롭게 만드는 사람, 가까이서 보면 누구보다 가장 외로운 사람 '윤희'(김희애)를 건조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작한다.
가슴 깊은 곳에 비밀을 묻어둔 '윤희'는 남편과 이혼 후 딸 '새봄'(김소혜)과 함께 반복되는 삶을 살아간다. '새봄'은 엄마 '윤희'에게 서운한 말을 툭툭 내뱉기도 하지만, '윤희'의 외로움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온 든든한 딸이다.
어느 날 일본에서 엄마에게 온 편지를 읽은 '새봄'은 고등학교 졸업을 기념한 '모녀 여행'을 핑계로 엄마의 첫사랑 찾기에 나선다.
모녀의 여행을 따라 진행되는 이야기는 심심한 다큐멘터리 같기도 하고 소소한 버디 무비 같기도 하다. 한 걸음 한 걸음 영화적 기교 없이 나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레 '윤희'의 곁에 서게 된다. 몰래 여행에 함께하는 딸 '새봄'의 남자친구 '경수'(성유빈)가 전하는 웃음도 부담스럽지 않고 담백하다.
이 영화에서 가장 반가운 건 예상을 뛰어넘는 김희애의 연기력이다. 김희애는 오랜시간 관객에게 박수받아온 폭발하는 감정표현이 아닌 절제된 연기로 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특히 일본에서 첫사랑 '쥰'(나카무라 유코)와의 재회 장면에서는 그가 37년간 쌓아온 연기 내공과 함께 아직도 보여줄 게 많은 배우임을 증명해낸다.
영화의 중심에서 활약하는 '새봄' 역의 배우 김소혜의 연기 역시 흠잡을 데 없다. 익숙한 배우가 선보이는 새로운 연기와 낯선 신인 배우의 연기 조합이 꽤 훌륭하다.
'윤희'의 사랑과 성장을 통해 이를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외로운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전한다.
임대형 감독은 "사랑이라는 큰 테마 안에서 각자 자기 분량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를 보듬고 위로하면서 계속해서 살아가고자 하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전했다.
상영시간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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