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때 객관식 길들여진 새내기 대학생…보고서, 논술형 시험 고민 어쩌나”
“중고교 때 객관식 길들여진 새내기 대학생…보고서, 논술형 시험 고민 어쩌나”
  • 신향식
  • 승인 201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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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대학원 김채윤, 안상희 씨 학위논문서 각각 대학 글쓰기 문제점 분석
-“전공 관련 보고서 쓰기 돕는 계열별 글쓰기 교육 절실”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글쓰기 교양 과목을 크게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사진=신향식

[인터뷰365 신향식 칼럼니스트] 대학에서는 평가 대부분이 ‘글쓰기’로 귀결된다. 너댓 장부터 몇십 장 넘는 보고서에 이르기까지 글쓰기 과제가 많다. 중간-기말고사도 객관식이던 고교 시절에 비해 논술형이 ‘혁명적으로’ 늘어난다.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의학계열, 예체능계열 모두 마찬가지다.

‘대학 글쓰기’는 신입생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신입생 대부분은 전공과목보다도 글쓰기를 기반으로 평가하는 교양과목을 많이 이수해야 한다. 특히 논술전형 대신 객관식 수능-내신 공부에 전념했던 정시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응시생들은 더 당황할 수 있다. 당장 새학기부터 전혀 다른 학문의 장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의 글쓰기교육 환경은 그리 좋지 않다. 그나마 부족한 학문적 글쓰기 교육이 앞으로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부 대학들은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글쓰기 교양과목을 크게 줄이려고 한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손쉽게 폐지 및 축소할 수 있는 교양과목을 ‘글쓰기’로 보기 때문이다. 글쓰기 교양과목을 확대했던 추세가 주춤할 수 있다.

논리적 글쓰기를 다룬 문장 이론서적들과 작문 교과서들.
논리적 글쓰기를 다룬 문장 이론서적들과 작문 교과서들./사진=신향식

이런 상황에서, 대학 글쓰기 교육의 현실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논문 두 편이 관심을 끈다.

김채윤(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씨의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2015년)와  안상희(고려대학교 국어교육학 박사과정) 씨의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2017년)가 바로 그것이다.

두 논문에서는 공통으로 ‘대학 글쓰기 교육의 미흡함’을 예리하게 지적했다. 신입생들은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한 편의 글을 끝까지 써 본 경험이 거의 없는 사례가 많다는 연구결과까지 공개했다. 신입생 때부터 학문 공동체의 글쓰기 방법을 체계적으로 가르쳐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전공별로 특화한 글쓰기 지도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논리적 글쓰기 교육조차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김채윤 씨는 ‘대학생 필자의 전공 리포트 쓰기 과정 연구’에서 대학생 전공 보고서의 일반적 특징을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공학계열별로 나누어 분석했다. 전공 보고서의 일반적인 특징을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은 문서 파일 형식으로 된 3~5장 분량의 전공 보고서를 학기 당 12개 가까이 제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채윤 씨는 “대학생들이 전공 보고서를 쓸 때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글쓰기센터(클리닉)에서 도움을 받는 사례는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신 글쓰기 전문가의 책과 전문 자료를 참고하거나 친구-선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례가 대다수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 과제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여 유사한 과제를 참고함으로써 어려움을 해결한다고 했다.

김 씨는 대학생들의 전공 보고서 쓰기 활동을 돕기 위해서는 ▲전공 특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컴퓨터를 이용한 글쓰기 방법 ▲쓰기·읽기·말하기의 관련성을 고려한 글쓰기 방법 등 좀 더 다양한 글쓰기 교육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그 이유로 과제 제시자의 ‘요구 수준’과 과제 수행자의 ‘실제 쓰기 능력’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었다.

“(1학년 때) 교양 과목으로만 글쓰기를 배운 학생들에게는 (2~4학년 때) 교수가 요구하는 전공 보고서가 부담이 됩니다. 조사 결과, 학생들은 전공 보고서를 쓰기 전(pre-writing) 과정에 해당하는 계획하기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래서 전공 보고서 쓰기를 돕는 계열별 글쓰기 교육이 필요합니다.”

안상희 씨는 ‘대학 신입생 필자의 리포트 쓰기 수행 연구’에서 신입생의 보고서 쓰기 수행 실태를 살펴 보았다. 특히 보고서를 쓰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그 원인,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했다.

“대학 신입생 필자가 겪는 어려움의 주요 원인은 총 네 가지 범주로 드러났습니다. 먼저 ‘계획하기’와 ‘집필하기’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또, 글쓰기 과정과 일정을 ‘조절’하는 어려움, ‘과제 환경’과 관련된 힘겨움도 있습니다.”

안 씨는 “대학 신입생 필자가 글쓰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주요 전략은 모두 네 가지 범주”라면서 ▲관습 모방하기 ▲자료의 신뢰성 확보하기 ▲개인적 자기 조절하기 ▲과제 환경 활용하기를 그 예로 들었다.

안 씨는 “대학생 필자의 실제 글쓰기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쓰기 교육의 집중화가 필요하다”면서 “▲분석하기 ▲요약하기 ▲설명하기 ▲자료 활용하기 등으로 세분화하여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재 지원=배지현(고려대 불문과 3학년, 고려대 교육TV방송국 부원)

 

신향식

필명 신우성. 언론인 출신의 입시전문가 겸 대학강사. 스포츠조선과 굿데이에서 체육기자로 활약했고 월간조선, 주간조선,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독서신문에서 프리랜서 기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경희대, 경인교대, 백석대, 인덕대, 신우성학원에서 작문(글쓰기) 관련 출강. 연세대 석사 졸업 때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신문 글의 구성과 단락전개에 관한 연구'의 요약본이 서울대 국어교재 <대학국어>에 모범예문 수록. 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 저서 <미국처럼 쓰고 일본처럼 읽어라> <논술신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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