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요절 시인의 영혼의 울림...낭송음악극 '동주'
[리뷰] 요절 시인의 영혼의 울림...낭송음악극 '동주'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9.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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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의 문화와 사람] 짧지만 시린 이미지로 각인된 윤동주 시를 춤과 노래, 낭송, 음악으로 풀어내
"사진=극단 서울공장 제공3" "사진=극단 서울공장 제공" "사진=극단 서울공장 제공2"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공연 장면/사진=극단 서울공장 

[인터뷰365 정중헌 칼럼니스트] 대학로 SH극장에서 공연중(1월 26~2월 3일)인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은 윤동주의 시어들을 배우들의 연기와 춤과 노래, 낭송, 윤경로의 음악으로 무대에 형상화한 작품이다. 수채화처럼 담백한 여운과 불행한 시대를 살다간 요절 시인의 영혼의 울림을 안겨주었다.

임형택 연출은 이 작품의 주제를 '부끄러움에 대한 성찰'로 잡았다. 윤동주가 창씨 개명계를 내기 닷새전에 탈고한 참회록을 핵심에 두고 앞뒤로 동심의 세계와 오늘 군중 속의 현실을 대비시켰다.

임형택 연출은 윤동주의 '참회록'을 "찰나의 부끄러움을 받아들였지만 지워질 수 없는 시를 통해 억겁의 참회를 한 것"으로 해석했다.

공연시간 60분의 이 작품은 관객들에게 부끄러운 기억들을 떠올려 보게 한 후 대표작 '서시'로 시작한다. 죽는날까지 한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무대 가운데 우물을 상징하는 물 채운 소품을 설치하고 어른 아이 2명(김충근 이미숙)과 아이 3명(구정은 김단아 김예은)을 코러스 또는 요정처럼 움직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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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공연 장면/사진=극단 서울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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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공연 장면/사진=극단 서울공장 

동주 역을 맡은 추헌엽은 외모에서 동주의 인상을 떠올린데다 정갈한 화술과 진솔한 연기로 순진무구한 동주의 영혼과 시상을 잘 형상화해냈다.

또 '우물의 여인'으로 등장한 배우 이선의 감미로운 시낭송은 윤경로의 라이브 기타연주와 어울려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이 낭송음악극을 아날로그 방식으로 했으면 단조로울 수 있었는데 이 작품에선 인터렉티브 기술을 구현해 생동감을 배가시켰다. 특히 영상 음악 조명 그래픽디자인이 조화를 이뤄 윤동주의 시어들을 상상 그 너머의 세계로 확대시켰고 관객의 감흥을 돋웠다.

낭송음악극 '동주-찰나와 억겁' 공연 장면/사진=정중헌

마지막에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관객이 낭송토록 했는데 주옥같은 시어의 이미지들이 시리게 가슴에 와 박히는 느낌을 받았다. 이날 객석에는 어린이들도 많았는데 이 작품이 지닌 상상력과 문학성, 영혼의 울림 등은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가 접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초연을 계기로 보다 숙상된 작품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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