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따라 예능 프로그램들도 근신 좀 하지
강호동 따라 예능 프로그램들도 근신 좀 하지
  • 김희준
  • 승인 2011.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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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희준】한동안 조용한 주말이 계속될 것 같다.

국민MC로 대접받으며 지상파 방송을 휘젓고 다니던 강호동이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을 당하자 자신이 맡고 있는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 의사를 밝혔다. 어느 시민은 그를 탈세협의로 고소까지 했지만 국세청 쪽에서는 고의 탈세보다는 세무사의 착오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강호동은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큰 목소리에 실어 일주일 내내 그의 존재를 알렸다. 수요일에 방송되는 ‘무릎팍도사’는 아예 초대손님에게 버럭 일성을 지르는 것부터 시작했고 주말 버라이어티 ‘1박2일’에서는 다른 출연자들을 압도하는 목청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주변에서는 그의 유난히 큰 목소리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유재석이 조근조근 수다를 떠는 타입이라면 그는 좌중을 압도해서 이끌어 나가는 타입이고 목소리에서부터 그 차이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잠정 은퇴라는 표현은 적당치 않고, 자의가 아니더라도 물의를 빚었으니 당분간 근신을 하겠다는 것이 이번에 강호동이 내린 결론이며, 이로 인해 그에 대한 나쁜 여론도 한풀 가라앉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덧 나이 마흔, 불혹을 넘긴 그로서는 설사 일말의 억울함이 있더라도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을 시간들은 되짚어보는 기회도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강호동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은 그것이 공중파든 종편이든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므로 컴백이 어려울 일도 아니다.

강호동이 빠진 한시적인 공백 중에 다른 어떤 대어급 MC가 치고 나와 올라서는가가 방송가의 화제인 모양인데, 사실 이참에 건의하고 싶은 것은 예능 프로그램의 정화다. 우리 방송계에는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는 이유로 예능 프로그램이 너무 많이 방영되고 있다. 그 프로그램들에는 엇비슷한 게스트들이 주중과 주말을 넘나들며 등장한다. 월요일 유재석이 진행하는 ‘놀러와’에 등장한 게스트가 목요일 역시 유재석이 진행하는 ‘해피 투게더’에 다시 나오는 식이다. 특히 영화나 드라마를 새로 시작하거나 새 노래를 발표한 게스트들일 경우 이같은 겹침 현상은 더욱 심하다. 게스트들은 나름대로 ‘토크의 안배’를 한다고 하지만 사람이 달라지지 않고 출연 목적이 다르지 않은 바에야 주중과 주말에 각각 신선함을 주기란 쉽지 않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근 ‘감동’에 꽂힌 일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어린 출연자들이 고생담을 늘어놓으며 ‘눈물 토크’를 하고, 연예인 부부가 등장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집안에서나 나눠야 할 부부간의 이야기가 차고 넘치게 방출된다. 안 보면 그만이라고 채널을 돌려 보지만, 거의가 그 밥에 그 나물이다.

식상하고, 식상함을 넘어 지겹고, 지겨움을 넘어 공해에 가까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강호동과 더불어 ‘근신’을 하면 어떨까. 방송국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김희준
김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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