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유이청】포르투갈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1922-2010)가 2009년 마지막으로 쓴 장편소설 '카인'(해냄 펴냄)이 국내 최초 출간됐다.
사라마구가 타계하기 1년 전에 발표한 이 소설은 구약성서 창세기 4장에서 동생 아벨을 죽인 죄로 하나님에 의해 이마에 낙인찍힌 ‘죄 지은 자’ 카인의 눈을 통해 신의 존재와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고 인간 세상을 되돌아본 작품이다.
사라마구는 카인이 10여 년 동안 떠돌면서 창세기 속 사건을 곁에서 보고 느끼며 직접 경험하는 이야기 형식을 빌려 소설을 전개한다.
카인에게 비춰지는 하나님의 형상은 결코 너그럽지도 자애롭지도 않다. 아들을 희생으로 바치라는 여호와의 명령을 아브라함이 받는 모습, 하늘에 닿고자 거대한 탑을 짓는 사람들을 향해 여호와가 허리케인으로 한 일, 여호와가 미래에 무엇을 바라게 될지 알지도 못하는 아이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들 위에 벌로 불과 유황을 내리는 광경, 시나이라고 불리는 산의 기슭에 모인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금송아지를 만들어 섬겼다가 그 죄로 죽임을 당하는 사건 등등, 남녀 노소 심지어 소, 양, 나귀까지 다 죽은 사건 등을 직접 경험하는 카인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존재를 되묻기에 이른다.
저자인 주제 사라마구는 1947년 ‘죄악의 땅’을 발표하면서 창작 활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후 19년간 단 한 편의 소설도 쓰지 않고 공산당 활동에만 전념하다가 1968년 시집 ‘가능한 시’를 펴낸 후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성기를 연 작품은 1982년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그는 이 작품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마르케스, 보르헤스와 함께 20세기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사라마구는 개인과 역사, 현실과 허구를 가로지르며 우화적 비유와 신랄한 풍자, 경계 없는 상상력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구축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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