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흐드러지게 핀 하얀 배꽃을 보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시조가 있다. 이조년의 다정가 “이화에 월백하고..”와 이매창의 이별가 “이화우 흩날리제..”로 시작되는 고시조가 그런 것들이다. 봄밤의 애상과 이별의 슬픔을 노래한 두 시조의 공통점은 처음부터 이화(배꽃)를 객관적 대상물로 하여 애절한 심정을 달래고 있다는 점이다.
따뜻한 봄날에 피는 꽃 중에서도 배꽃은 자생종 돌배나무가 말하듯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꽃이다. 거기에다 순결을 의미하는 흰색 꽃의 순수성은 이성에 대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 딱 좋은 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시조에서 배꽃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
매화와 벚꽃이 지면서 배꽃이 활짝 피기 시작하면 봄은 다시 절정으로 치닫는다. 고향 마을 동구 밖에 있는 과수원의 배꽃 터널이 장관이다. 반듯하게 잘 꾸며진 꽃 터널은 농부가 흘린 땀의 결실이다. 작은 마을에는 고목이 된 돌배나무도 여러 그루 있다. 꽃이 만개한 과수원의 배나무와 무너진 폐가에서 아무렇게나 자라는 돌배나무가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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