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탑승하는 '은하철도999'
세 번째 탑승하는 '은하철도999'
  • 김희준
  • 승인 2008.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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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와 함께 떠나는 심오한 안드로메다 여행 / 김희준



[인터뷰365 김희준] 일요일 오후에 <은하철도999>를 다시 탔다. 세 번째 탑승이다. 지난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방영됐던 것을 죽 이어서 보는 맛이 괜찮다.

1978년 일본 도에이 애니메이션에서 제작,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은하철도999>는 1979년 개봉 당시 일본 내 흥행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영화사상 애니메이션이 흥행 1위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국내에도 주인공 데츠로가 철이로 바뀌어 1980년과 1996년 두 차례 방영된 바 있다. 그래서 지금의 이십대부터 사십대까지는 거의 모두 안드로메다로 향하는 은하철도999에 이미 탑승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돈 많은 인간들은 기계의 몸을 지니고 메가로폴리스에서 영생을 누리지만 기계몸을 얻기란 거의 불가능한 가난한 사람들은 빈민굴에서 처참하게 살고 있다.

주인공 철이는 엄마와 함께 기계인간사냥꾼에게 쫓기다 엄마를 잃고 신비한 여인 메텔을 만나 은하철도999에 오른다. 기계몸을 공짜로 얻기 위한 여행이다. 메텔이 기차에 올라 신이 난 철이에게 말한다. “지구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테니 잘 봐둬.”

하지만 철이는 기계몸을 얻을 꿈에만 부풀어 있다.

첫 번째 기착지인 화성에서 잠시 스친 할아버지는 이렇게 묻는다. “과연 인간이 죽고 싶어도 죽을 수 없는 것이 행복한 일인가.”

애니메이션 <은하철도999>가 애니걸작으로 인정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죽음이라는 철학적인 명제를 공상과학적인 이야기 속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진 자는 영원히 살 수 있고 가지지 못한 자는 죽을 수밖에 없다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생명까지 지배하는 세계를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봐도 전혀 옛날 것 같지 않은 것이다.

기계인간이 지배하는 2021년을 배경으로 했으니 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때만 해도 21세기란 인간성이 말살되고 메커니즘이 고도로 발달된 시대라 예견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 예견은 일부분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30년 만에, 철이의 은하철도 여행이 다시 시작됐다. 앞으로 안드로메다로의 여행이 계속되면서 새로운 모험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고 철이는 점점 어른이 되어갈 것이며 메텔에 숨겨진 비밀도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철이는 고민하게 될 것이다. 붉은 피가 흐르는 인간으로 살다 죽을 것인가 차갑게 영원히 사는 기계인간이 될 것인가.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온가족이 텔레비전 앞으로 모여앉아 철이의 여행에 동참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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