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꾀꼬리는 맑고 아름다운 울음소리와 황금빛 깃털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여름철새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목소리를 두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라고 표현할 만큼 꾀꼬리는 고운 노랫소리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이 새는 러시아 극동과 중국 대부분 지역, 한반도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 등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이동해서 월동한다. 대만과 수마트라, 자바,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일 년 내내 머무는 텃새로 살아간다. 우리나라에서는 5월 초순에 찾아와 번식한 뒤 9월 하순까지 머무는 흔한 여름철새다.
꾀꼬리의 몸길이는 약 27㎝로 직박구리와 비슷하며 비교적 날씬한 체형을 지녔다. 수컷은 몸 전체가 선명한 황금빛 노란색이고, 눈에서 목덜미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검은색 눈선이 뚜렷하다. 날개와 꼬리는 검은색이며 깃 가장자리에는 노란색 무늬가 나타난다. 부리는 비교적 크고 붉은색을 띠어 노란 몸빛과 강한 대비를 이룬다. 암컷은 수컷과 비슷하지만 몸 윗면에 녹색 기운이 감도는 노란색을 띠며 전체적으로 조금 더 차분한 색감을 보여준다.
꾀꼬리는 주로 아까시나무와 참나무 등이 자라는 활엽수림에서 생활하며, 공원이나 하천 주변의 큰 나무에서도 관찰된다. 주로 나무 높은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울음소리는 쉽게 들을 수 있어도 정작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먹이는 주로 애벌레와 딱정벌레, 매미, 나방류 등 다양한 곤충을 잡아먹으며, 여름 후반에는 벚나무와 뽕나무 등의 나무 열매도 먹는다. 먹이활동은 대부분 나무 위에서 이루어지고 땅으로 내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를 빠르게 옮겨 다니기 때문에 그토록 밝은 황금빛 몸을 지녔음에도 의외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번식기에는 맑고 청아한 노랫소리로 자신의 영역을 알리지만, 둥지 가까이에 사람이나 천적이 접근하면 평소와 달리 거칠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강하게 경계한다.
꾀꼬리는 우리 문학 속에서도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 온 새다. 고구려 유리왕이 지었다고 전해지는 '황조가(黃鳥歌)'에는 암수 꾀꼬리가 다정하게 어울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유리왕 자신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면이 나온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 암수 서로 정답구나(翩翩黃鳥 雌雄相依)”라는 구절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며, 꾀꼬리를 부부의 사랑과 그리움의 상징으로 기억하게 한다.
꾀꼬리는 먼저 노랫소리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황금빛 모습으로 오래 기억되도록 하는 새다. 짙은 초록 잎 사이에서 황금빛 몸을 드러내는 순간 숲의 풍경은 한층 환해진다. 2천 년 전 유리왕의 마음을 움직였던 그 꾀꼬리의 노래는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초여름 숲을 울린다. 꾀꼬리는 그렇게 시대를 건너 오늘도 우리 곁에서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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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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