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유럽의 여름 '하지' 축제 다룬 2015년 초연 작품
- 120년 넘는 역사의 ‘발레 도르트문트’ 첫 내한
인터뷰365 주하영 칼럼니스트 = '백야(白夜)'란 밤에도 어두워지지 않고 낮이 계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북유럽 고위도 지방에서는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고 일몰과 일출 사이에도 밝음이 계속되는 백야 현상이 나타난다.
어둠 없이 환한 해를 계속 바라볼 수 있는 곳에서 사람들은 야외 활동 시간을 늘리고 즐거워하지만, 빛에 예민한 경우 숙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어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해가 기울며 저무는 듯 보이다가도 얼마 후 다시 떠오르기 시작하는 곳에서도 여전히 ‘꿈’은 휴식을 위해 ‘잠’을 필요로 하는 인간의 의식을 점령한다.
캐나다 극작가 니컬러스 빌런의 희곡집 '폴트 라인(Fault Lines)' 중 첫 번째 작품인 '그린란드'에서, 빙하학자인 조너선은 백야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환상’ 같은 꿈을 꾸기 시작했음을 언급한다.
그는 꿈속에서 아내가 아닌 다른 여인과 그린란드에서 평생을 보낸 뒤, 어느 날 그녀가 노화로 인해 죽음을 맞이했음을 발견한다.
그녀를 매장하지 않고 빙하의 차가운 얼음 속에 둔 채로 매일 함께 식사하고, 책을 읽어주고, 저녁 기도를 드리던 조너선은 자신 또한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느낀 어느 날, 먼저 죽은 여인을 마치 산소통처럼 등에 매달고 북극해로 뛰어든다.
조너선이 현실 속에서 느끼는 ‘고독’은 그린란드의 짧은 여름 동안 백야가 가져온 환상 같은 ‘꿈’ 속에서 기이한 형태로 그의 내면의 ‘갈망’을 표출하게 된다.
지난 11일~14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는 “전 세계 공연 예술계가 가장 탐내는 창작자”로 일컬어지는 혁신적인 안무가 알렉산더 에크만의 2015년 초연작인 ‘한여름 밤의 꿈(A Midsummer Night’s Dream)’의 내한 공연이 펼쳐졌다. 이어 19일~20일에도 화성예술의전당에서 공동 기획 작품의 일환으로 이틀간의 공연이 더해졌다.
스웨덴 공연 예술계의 뛰어난 업적과 혁신, 예술적 역량을 기리는 ‘메데아상(Medeapriset)’을 수상한 에크만 안무/무대디자인의 ‘한여름 밤의 꿈’은 흔히 떠올리는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극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작품이다.
스웨덴 전통의 ‘하지 축제’와 민속을 중심으로 초현실적인 ‘꿈’의 세상을 탐구한 작품인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장관을 이루는 무대 연출과 매혹적인 안무, 생동감 넘치는 무용수들의 에너지와 초현실적 환상의 구현으로 세계에서 많은 호평을 받아왔다.
2015년 스톡홀름 초연 당시 스웨덴 왕립 발레단과 함께했던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은 이번 내한에서 2019/20 시즌부터 협업하고 있는 120년 전통의 ‘발레 도르트문트(Ballett Dortmund)’와의 무대를 선보였다.
독일 현대 발레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면서 문학 작품을 내러티브 발레로 무대화하는 정교함을 높게 평가받은 발레 도르트문트의 첫 번째 한국 방문이기도 했다.
거대한 건초 더미와 엄청나게 긴 연회용 테이블, 그늘막, 15미터 길이의 메이폴(Maypole), 검은 우산, 포대 자루, 침대 등 상당히 많은 소품이 동원되는 에크만의 ‘한여름 밤의 꿈’에는 일종의 ‘내레이터’ 역할을 하는 가수의 신비하고 매력적인 음성의 라이브 노래도 포함되어 있다.
에크만과 오랫동안 협업해 온 작곡가 미카엘 칼손이 스웨덴 전통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들은 무대 위에서 현악 4중주단과 피아노, 퍼커션의 라이브 연주로 펼쳐지며, 현실의 하지 축제와 꿈의 기괴한 세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조명 디자이너 리누스 펠봄이 구현한 강렬한 태양은 무용수들이 건초를 파헤치고 높이 던지며 황금빛 들판에서 역동적인 군무를 펼쳐 보이는 장면을 강조하는데, 하늘 한가운데에 자리하며 북유럽의 긴 겨울과 짧은 낮을 아주 긴 여름 해로 보상하려는 듯 오래도록 들판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을 비춘다.
1막은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midsummer)’를 축하하며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는 녹색의 풀과 꽃으로 장식된 긴 ‘장대(pole)’를 마을 한가운데 세우고, 화관을 쓴 젊은 남녀가 주변을 돌며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긴 연회 식탁에 둘러앉아 절인 청어(Sill)와 독한 증류주인 스납스(Snaps)를 즐기는 혼란의 파티로 향하는 ‘현실 속 장면들’이 주를 이룬다.
2017년에 출시된 DVD에 수록된 작품 설명에 따르면, 스웨덴의 최대 명절 중 하나인 하지 축제의 참가자들은 모두 메이폴 주변을 돌면서 ‘작은 개구리들’을 뜻하는 ‘스모 그로도르나라(Små grodorna)’라는 민요에 맞춰 개구리처럼 폴짝 뛰어오르는 춤을 춘다고 한다.
에크만은 하지 축제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 춤과 민요 외에도 포대 안에 들어가서 손으로 자루 입구를 잡고 껑충껑충 뛰는 ‘자루뛰기’ 게임과 같은 민속놀이 또한 안무에 반영한다.
에크만이 자신과 같은 스웨덴 출신의 관객에게는 친숙한 문화이지만 타국의 관객들에게는 낯선 경험이 될 ‘하지 축제’를 작품의 중심에 세운 이유는 무엇일까?
DVD에 포함된 인터뷰 영상에 따르면, 에크만 버전의 ‘한여름 밤의 꿈’을 처음 의뢰받았을 때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시작하려고 했지만 좀처럼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없었다고 한다.
많은 등장인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할 방법을 찾지도 못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발견할 수도 없었던 에크만은 인도의 한 해변에서 요가와 명상을 하던 중 ‘전통 하지 축제’를 떠올렸다.
즐거움과 관능성의 맥락에서 셰익스피어의 희극과도 연관이 있다고 느낀 에크만은 북유럽 문화에서 ‘하지’를 기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왜 지금까지도 그런 전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통해 관객의 흥미와 몰입을 불러올 수 있는 무대를 고안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창작된 것은 ‘음악’이었다. 안무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타이밍과 리듬”이라고 말하는 에크만은 서로의 예술적 방식을 잘 인지하는 협업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모든 작업은 관객이 극장이라는 공간에 ‘현존’함을 느끼면서도 ‘경외감’에 빠져들어 현실을 잠시 잊고, 무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순간을 창조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관객을 사로잡고 극적인 황홀감에 빠지게 하는 ‘엔터테인먼트’가 예술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에크만은 우선 환상 속으로 유입되는 ‘경외’의 순간을 경험한 뒤, 생각하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고 느꼈다.
그는 여러 들판에서 꺾은 일곱 개의 다른 꽃을 하지 전날 밤에 베개 밑에 넣고 자면 꿈속에서 미래의 반려자를 만날 수 있다고 믿어 온 ‘미신’과, 평소에는 내향적인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야만 하는 게임과 춤, 노래, 식사와 같이 매우 외향적인 축제를 늦도록 즐기는 ‘풍습’이 불러오게 될 ‘불안’과 ‘소망’의 감정적 반응을 연결했다.
‘꿈’은 미래의 반려자를 볼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불을 덮고 잠드는 사람에게나, 섹스와 독한 술에 잔뜩 취해 들판에 쓰러져 잠든 사람에게나, 공통으로 찾아오는 두뇌의 과정이자 단계였다.
한밤에도 빛이 있는 낮이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은 날인 ‘하지’는 또다시 다가오게 될 밤이 더 길고 낮에도 해가 뜨지 않는 ‘겨울’로 향하는 ‘시작점’이기도 했다.
해가 몇 주 동안 전혀 지지 않는 여름의 시간은 반대로 낮에도 몇 주 동안 밤이 계속되는 어둠의 겨울을 예고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여름의 태양을 가장 오래 만나볼 수 있는 ‘하지’의 전야는 전통적으로 “현재와 미래, 산 자와 죽은 자, 인간의 세상과 마법의 세상을 분리하는 장막이 걷힐 수 있는 시간”으로 여겨졌다.
스칸디나비아 연구 학자 린다 러그에 따르면, 하지 전야에는 트롤들이 나와 춤을 추고, 인어들이 해안가에 나타나며, 모든 생물이 인간의 말을 할 수 있고, 마법 주문이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 전통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 전야에 사람들이 꽃과 풀을 실로 엮은 화환을 쓰는 것은 마법과 예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또 하지 전날 밤 자정 전에 베어 낸 건초는 “질병과 주술”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는 믿음 속에 크리스마스 때까지 따로 보관되곤 했다.
이렇듯 불안과 미신, 열기와 흥분, 욕망과 소망이 공존하는 한여름 밤의 ‘꿈’은 2막에서 매우 초현실적으로 펼쳐진다.
공연 시작 전 관객이 객석에 입장할 때부터 지저귀는 새소리와 햇살 속에서 침대에 누워 이불을 덮고 자고 있던 한 남자는, 1막과 2막 사이 인터미션 동안에도 똑같이 침대에 누워 잠든 상태에 있다.
1막 끝부분에서 축제 만찬의 혼란이 슬로 모션(slow motion)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침대로 걸어가 들판에서 꺾은 꽃에 키스한 뒤 베게 밑에 넣어두고 잠든 남자는, 2막을 통해 자신의 ‘꿈’ 세상을 펼쳐 보인다.
갑자기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남자가 관객과 함께 마주하는 무대는 양복을 차려입은 머리 없는 남자들과, 한쪽이 솟아오르며 공중에 떠 있는 상태가 된 연회 테이블,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서 계속 비명을 지르는 남자, 거대한 크기의 물고기, 무용수들과 똑같은 크기와 모습의 인형과 과장된 동작으로 춤을 추는 축제 참가자들이 가득하다.
기괴하고 불안한 비명과 전자음 리듬 속에서 바닥을 기거나 재주를 넘고, 테이블보를 흔들면서 혼란스러운 동작들로 춤을 추는 무용수들 사이로, 건초더미와 촛대, 의자들이 쌓이고 거대한 청어의 머리가 등장하는 무대는,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삼면화에 등장하는 '건초 수레'를 떠올리게 하는 측면도 있다.
에크만은 LG아트센터 안무가 인터뷰 영상을 통해 자신을 “시각적 예술가”라고 지칭하는데, “미학적으로 모든 요소 사이의 거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가 연출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이미지와 리듬”은 관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차원의 세계”로 이끄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데, 2막의 ‘꿈’을 다루는 에크만의 상상력은 ‘악몽’과 같은 기이한 세계를 펼쳐 보인다. 내한 공연에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2017년 DVD 영상에는 2막의 ‘꿈’이 단계별로 시간과 함께 나뉘어있다.
남자의 꿈은 새벽 2시 ‘렘수면(Rem Sleep)’ 단계에서 출발해서, 새벽 3시 22분에 느리고 아주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 몸의 회복과 기억이 저장되는 ‘델타파(Delta Waves)’ 상태를 거쳐, 새벽 5시 13분에 아직 꿈을 꾸고 있지만 꿈에서 깨어났다고 느끼는 ‘거짓 각성(False Awakening)’ 단계를 통과한 후, 아침 8시에 알람 소리에 눈을 뜨는 구성을 따른다.
다소 혼란스럽고 이해가 안 가는 듯 느껴지는 2막은 인간의 뇌가 렘수면에 빠져서 꿈을 꿀 때, 현실에서 겪은 일들의 기억 혼합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비논리적이고 비전형적인 연결을 추구하며,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특징을 반영한다.
세계적인 신경 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매슈 워커는 렘수면 중 꿈을 꾸는 상태를 “지독한 정신병적 상태”에 빠진 것으로 표현한다.
‘환각’처럼 없는 것들을 보기 시작하고, ‘망상’처럼 진짜일 리 없는 것들을 믿기 시작하며, 시간과 공간 및 사람을 혼동하는 ‘혼란’ 상태에 빠지고, 극단적인 감정 사이를 오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 우리는 기이한 꿈속 경험의 대부분을 잊는다.
마치 기억상실증을 앓는 환자처럼 말이다. 꿈은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뒤섞은 가상 현실 공간”처럼 펼쳐지며, 깨어 있을 때 겪은 “감정적 주제와 걱정, 불안”들을 보다 강력하고 뚜렷하게 “재연”한다.
연관성이 전혀 없는 것들을 연결하는 쪽을 훨씬 선호하며, 뇌에 “저장된 정보의 전 영역을 훑으면서 가능한 온갖 조합을 시도”하는 꿈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모든 것들이 가능해지는 완벽한 ‘자유’의 공간이 된다.
에크만은 일상의 ‘반복성’과 오랜 역사를 통해 이어져 온 축제와 풍습, 미신과 문화의 ‘순환성’, 그리고 매일 빠져드는 잠 속에서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꿈들이 계속되는 ‘지속성’을 하나로 연결한다.
남자가 하지 전날 겪은 건초 베기와 춤, 저녁 만찬의 술과 청어는 기이한 형태로 맥락 없이 꿈속에서 뒤섞인다.
토슈즈를 신고 발끝으로 선 푸앵트(pointe) 동작을 지속하는 앞치마만 두른 요리사, 푸에테(Fouetté) 동작을 선보이는 블랙 튀튀(black tutu)를 입은 여인과 거품 소리를 내는 남자의 파드되(2인무), 공중에서 땅으로 자라는 나무 아래에서 아주 느린 파드되를 추는 연인들은 맥락 없이 등장해 여러 동작을 선보인다.
바닥에 떨어져 퍼덕거리는 물고기가 있는가 하면, 긴 셔츠만 입은 여인들이 3인무를 추는 앞쪽으로 슬로 모션으로 걸어가는 한 남자가 있고, 테이블 위에서 기하학적 동작을 선보이는 무용수들과 비스듬히 공중에 매달린 침대가 등장하기도 한다.
두 무리의 사람들이 각기 일렬로 하나가 되어 밀착된 채 한꺼번에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치는가 하면, 꿈꾸는 남자와 한 무리의 여러 사람들이 의견 대립을 보이거나 깔깔대고 웃으면서 서로를 향해 이상한 행동을 하는 2막에는, 1막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따금 나타나 신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며 지나가는 ‘관찰자’이자 ‘사색가’인 긴 금발의 여인(가수)이 있다.
노래의 가사는 은유를 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꿈인지, 어리석은 실수인지, 몇 번의 봄을 이런 식으로 반복해 왔는지, 밤으로 향하는 경주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담은 노래는 1막에서 주로 등장하지만, 2막에서도 영향력을 잃지 않는다. 꿈은 깨어 있을 때 의식에 담았던 “기억의 조리개를 넓혀 망원경을 거꾸로 대고 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아침 8시에 울리는 시계 알람 소리에 잠이 깬 남자가 마주하는 하루는 1막이 시작되기 전부터 침대에 잠들어있던 남자가 깨어나 겪은 일과와 정확히 똑같다.
긴 트렌치코트 안에 원피스를 입고 문을 열고 들어선 여인은 남자에게 입을 옷을 건네주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침대 정리를 한 뒤, 코트 양쪽 주머니에서 건초 다발을 꺼내 남자에게 주고 함께 문밖으로 달려 나간다. 마치 하지 축제가 시작되는 하루를 즐겁게 시작하자는 듯이 말이다.
1막이 시작될 때 무대 상단의 스크린에 표시된 날짜는 2014년 6월의 하지 축제일이었지만, 2막의 ‘꿈’이 지난 후 다시 깨어난 아침의 날짜는 2015년 6월의 하지 축제일이다. 남자는 현실에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꿈속에 있는 것일까?
고고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인류는 기원전 4000년경부터 꿈을 단순한 환각이 아닌 사고와 계시의 원천으로 여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고대의 영웅들은 꿈을 통해 신들과 소통한다고 여겼고, 자신의 운명이 예언된다고 생각했다.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잠'에서 수면 연구가인 카를린 클라인의 입을 빌려, “꿈은 우리 뇌가 이미 저장한 이미지들을 혼합해 자신만의 영화를 찍는 것과 같다”라고 설명한다.
멈추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뇌에는 끊임없이 이미지가 필요하지만, 잠자는 동안 이미지를 얻을 수 없는 상태가 된 뇌는 시각을 통해 기존에 저장해 둔 모든 이미지를 제멋대로 자유롭게 연결해 전혀 새로운 세계를 구성한다.
스웨덴에는 “한여름 밤은 짧지만, 수많은 요람을 흔들어 놓는다”라는 옛 속담이 있다고 한다. 태양이 계속 비추는 백야의 밤, 요람에서 잠을 청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꿈속에는 어떤 세상이 펼쳐지고 있을까? 그들이 품은 불안과 소망, 욕망과 열망은 어떤 초현실적인 세상을 ‘꿈’ 속에 구현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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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영 칼럼니스트
앨리스(Alice 한국명 주하영)박사는 영문학자로 주목받을만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관람하고 리뷰를 써온 프리랜서 공연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상지대 겸임교수, 대림대 겸임교수, 한국외국어대 객원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공학대학교 지식융합학부(교양교육센터)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월간 《한국연극》 편집위원과 한국연극평론가협회 편집위원 및 이사, 세계문화예술경영연구소 초빙연구원, 외국문학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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