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08) 평행우주론(Parallel Universe)
[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 (108) 평행우주론(Parallel Universe)
  • 하정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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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1. 평행우주 241501P, 65.1x50.0㎝, 한지에 먹과 유채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인류는 유사 이래 ‘우리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주는 무엇인가?’ 등 많은 질문을 하며, 그 답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이러한 우주의 기원과 구조를 이해하려는 인류의 노력은 과학기술과 천문학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우주창조론의 고정된 관점에서 벗어나 다중우주와 평행우주라는 주제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과학 분야뿐 아니라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낳는 데 기여하고 있다.

여기서 다중우주(多重宇宙, Multiverse)란 우주가 하나가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는 이론들이다. 다중우주론은 우리 우주와 다른 우주도 있지만, 우리 우주와는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을 이론으로 정립시킨 것이다.

반면, 평행우주(平行宇宙)는 같은 모습을 가지고 같은 시간을 공유하는 수없이 많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일단 우리 우주와 관련은 있지만, 우리와 다른 별도의 시·공간에 위치한 우주세계에 대해 논하는 것이다. 즉 평행우주는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우주가 아닌 평행선 상에 위치한 또 다른 우주세계를 가리킨다. 말하자면 서로 고립된 채 무한히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들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주를 지구에 빗대어 말하자면 다중우주론은 지구 외의 다른 행성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고, 평행우주는 현대의 지구와 다른 역사로 진행된 또 다른 지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평행우주 개념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이 ‘무한한 세계’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생겨났다.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이론은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물리학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미국 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가 양자역학의 해석으로 ‘다세계 해석’을 1957년에 제안하였다. 그는 이 이론을 통해 양자 상태에서는 모든 가능한 결과가 실제로 일어나게 되며, 각각의 결과가 별도의 세계로 분리된다고 주장했다. 즉, 동전을 던져서 앞면이 나왔다면, 뒷면이 나오는 또 다른 현실도 있다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평행우주는 다중우주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다중우주는 여러 개의 우주가 있다는 이론이고, 평행우주는 동일한 차원의 우주만을 의미한다.

좁은 의미로는, 양자역학의 해석 중 하나인 ‘다 세계 해석’만을 가리킨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다 세계 해석의 경우에는 평행세계를 마치 나무가 성장할 때 시작점은 같더라도 가지가 갈라지듯이 독립적으로 분화된 세계들로 본다. 이런 식으로 평행세계는 무한하게 분화된다. 분화된 시점이 가까운 평행세계는 우리의 세계와 대부분 비슷하지만, 반대로 분화된 지 오래된 평행세계는 도저히 같은 역사를 공유했다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달라진 사회를 형성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와 똑같은 또 다른 내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다면?’이라는 평행세계에 대한 상상은 소설과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화 '인투 더 미러'는 거울 속 평행우주를 다루고 있다. ‘인터스텔라’나 ‘어벤져스’에서는 다른 차원이나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제95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는 평행우주론을 배경으로 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감독 다니엘 콴·다니엘 쉐이너트, 2022)가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7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영화에서 평행우주론을 전면에 내세운 영화가 ‘안녕, 내일 또 만나’(감독 백승빈)도 있다. 그런데 ‘안녕, 내일 또 만나’의 평행우주 속 인물들은 각각 다른 선택을 했음에도 모두 비슷한 결로 살아가고 있다. 나의 다른 선택이 다른 평행우주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이런 작품들은 우리가 이론을 쉽게 이해하도록 돕는 동시에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일상에서도 “만약 내가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다른 세계에 대한 무의식적인 궁금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아직까진 다중우주론과 평행우주론이 실존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경험적이고 과학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우리는 관측 가능한 우주만을 볼 수 있고, 설령 다른 우주에서 정보를 보내려 해도 우리가 그것을 받아볼 수 없음으로 실험적인 검증은 당분간은 거의 불가능하리라고 추정한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평행우주 241501P’를 그리고, 시 ‘평행우주’를 썼다.

평행우주

우리는 어느 먼 곳에 
또 다른 내가 살아가고 있다고
상상의 나래를 펴지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미래의 나는 
이미 신의 뜻에 따라
설계되어 있다고 
믿기도 하지

지구에 생명의 뿌리를 내린 내가 
다른 행성에 살아가고 있는 
또 다른 나를 만난다면
우린 서로를 바라보며
사랑의 손길을 내밀 수 있을까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하정열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육군소장(예),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우주화가,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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