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99) 다중우주론(Multiverse theory)
[하정열 우주화가의 시·그림 우주여행](99) 다중우주론(Multiverse theory)
  • 하정열 칼럼니스트
  • 승인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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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2. 다중우주243001S, 72.7x72.7㎝, 특수한지에 먹과 유채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인터뷰365 하정열 칼럼니스트 = 우리는 하늘과 우주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고 있다. 하늘은 무엇인가? 하늘이 우주의 일부라면 우주에 끝이 있을까? 우리가 탐구할 수 있는 우주의 끝으로 가면 무엇이 있을까? 우주가 끝날까? 혹은 공간이 사라질까? 우리를 둘러싼 이 우주는 홀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또 다른 우주들과 함께 존재하는가?

우주는 우리의 모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대하다. 수조 개의 은하는 각각 수천억 개의 별을 포함하며, 우주의 별 수는 지구상의 모래알보다 약 10배나 많다고 한다. 현재까지 밝혀진 우주의 직경은 약 940억 광년에 이르는데, 인간 인식의 기준으로 볼 때 이는 거의 무한대라 할 수 있는 크기다.

단일우주론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20세기 물리학까지 거의 모든 우주론을 지배한 이론이다. 우주는 우리가 속한 우주 하나뿐인데, 그 우주는 빅뱅에서 시작해 오늘의 인류를 탄생시키기까지 계속 진화해왔다는 것이 단일우주론의 믿음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 우주 외에도 또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치 언덕을 넘으면 또 다른 언덕이 나오는 사막처럼, 우주도 경계를 넘으면 또 다른 우주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런 우주를 다중우주라 하며, 그런 주장을 다중우주론(해석)이라 한다.

약 138억 년 전,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특이점이 폭발함으로써 우주가 탄생했다고 빅뱅이론은 주장한다. 이 빅뱅이론에 따르면 1초 이내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방향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우주가 팽창했다. 1초가 지나기 전에 우주는 원래 크기의 수천 경 배까지 팽창했는데, 이를 인플레이션 우주론 또는 급팽창 이론이라 한다. 1980년 미국의 이론물리학자 앨런 구스가 최초로 제창했다.

빅뱅에서 갓 태어난 우주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현재는 거의 평탄한 우주가 되었다. 다중우주론은 이 앨런 구스의 인플레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우주 안팎에 각각 다른 물리법칙들이 지배하는 새끼 우주들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다중우주론자들에 따르면 우리 우주는 초우주의 일원일 뿐이다. 즉 초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우주들은 우리 우주에서 파생되어 나왔다고 보는 게 다중우주 해석이다. 그래서 아들 우주, 손자 우주라고 불린다. 인플레이션이 다중우주의 모태인 셈이다.

최초로 다중우주 해석을 주장한 사람은 1957년 프린스턴 수학과 학생이었던 에버렛 휴(Hugh Everett)였다. 그를 따르는 다중우주론자들은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우리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우리 우주도 하나의 거품 형태로 존재한다고 보며, 그런 거품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우주는 따로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리법칙은 엇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우리 우주는 터무니없이 다양한 속성을 갖는 엄청나게 많은 우주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 다중우주론의 핵심 개념으로 다세계 해석이다.

휴의 다세계 해석은 양자역학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을 무렵, ‘급팽창 이론’과 ‘끈 이론’ 등 여러 과학적 이론에 접목되어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물리학과 철학의 수많은 다세계 가설 중 하나로, 현재는 코펜하겐 해석과 함께 양자역학의 주류 해석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다세계 해석은 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세계를 인정한다. 따라서 이 논리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다중우주를 긍정할 수 있고, 그 가운데에 평행우주의 개념 또한 포함된다.

세계 이론물리학계는 ‘단일우주론’과 ‘다중우주론’의 두 진영으로 양분돼 있다. 단일우주론은 로저 펜로즈, 카를로 로벨리, 폴 데이비스 같은 저명한 물리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중우주론 진영에는 리 스몰린, 브라이언 그린, 맥스 테그마크가 속해 있다.

다중우주론의 문제점은 다중우주를 탐지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다중우주론은 관측을 통한 검증, 입자물리 실험을 통한 간접 검증, 그리고 이론 자체의 수학적 엄밀성에 따른 검증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으며, 암흑에너지와 끈이론에서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다. 코페르니쿠스가 ‘지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면, 다중우주론에서는 ‘우리 우주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중우주 이론은 많은 소설과 영화 등 작품의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그림 ‘다중우주 243001S’를 그리고, 시 ‘신비스러운 우주여’를 썼다.

신비스러운 우주여 

우리 인류는 호모사피엔스가 
역사의 전면에 등장한 이후로
두고 온 고향을 그리워하며
하늘에 대해 탐구하기 시작했지

때로는 하느님으로
혹은 하나님으로
가끔은 부처님으로
어쩌다 범신론으로
하늘은 그들에게 다가섰지

그들의 설화와 신화가 
어쩌면 사실일지도 몰라

하늘이 하나가 아니듯
우주도 여럿이 함께 모여 
신비롭고 아름다운 대우주를 
이루고 있을지도 몰라

/우주화가 하정열(Cosmos Painter Ha, Jung-Yul)    

하정열 칼럼니스트

칼럼니스트, 육군소장(예), 북한학박사, 북한대학원대학교 초빙교수,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우주화가, 시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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