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월탄이 남긴 마지막 휘호 '춘풍대아능용물 추수문장불염진'
[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월탄이 남긴 마지막 휘호 '춘풍대아능용물 추수문장불염진'
  • 김두호 기자
  • 승인 2025.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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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년 전 월탄 선생이 써주신 붓 글씨를 바라보며
1977년 말 월탄 박종화 선생이 필자에게 써준 휘호 '춘풍대아능용물 추수문장불염진'.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무오년을 눈앞에 둔 1977년 말 역사소설의 대표 작가 월탄 박종화 선생께서 신년 인터뷰를 갔을 때 기자에게 써주신 '춘풍대아능용물 추수문장불염진'(春風大雅能容物 秋水文章不染塵)은 추사 김정희 명필이 즐겨 쓴 문장입니다.

중국 북송시대 정명도, 정이천 선비형제의 학덕과 인품을 칭송한 시에서 유래됩니다.

이 시대에 적용해서 풀이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봄바람처럼 모두를 품에 안아야 하고 지식인이나 문인, 언론인은 차고 맑은 가을 물처럼 사욕이 없어야 한다'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생전에 남긴 마지막 붓글씨로 생각되는 이 문장을 써주실 때의 월탄은 거동이 어렵고 오른팔을 움직이지 못해 모시던 분이 글자 한자씩을 힘들게 쓰시고 나면 한지를 붓끝에 맞춰 위로 옮겨주셨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사진 왼쪽부터) 필자, 월탄 박종화 선생, 박안식 선배와 함께./사진=김두호

원래 제가 재직한 매체의 신년호에 올릴 사자성어 네 글자의 휘호를 써주시다가 먹물이 떨어져 힘들게 쓴 휘호 한 점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보고 너무 아까워 작별 인사를 드리고 나오다가 무심결에 그걸 챙겨 나오는 것을 발견한 월탄께서 큰 목소리로 기자를 다시 들어오게 하신 뒤 14자에 이르는 긴 문장의 칠언시를 한 글자씩 한참 동안 써주셨습니다.

월탄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의 오른쪽 한 분은 오래전 타계한 박안식 기자 선배입니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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