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무오년을 눈앞에 둔 1977년 말 역사소설의 대표 작가 월탄 박종화 선생께서 신년 인터뷰를 갔을 때 기자에게 써주신 '춘풍대아능용물 추수문장불염진'(春風大雅能容物 秋水文章不染塵)은 추사 김정희 명필이 즐겨 쓴 문장입니다.
중국 북송시대 정명도, 정이천 선비형제의 학덕과 인품을 칭송한 시에서 유래됩니다.
이 시대에 적용해서 풀이하면 '나라를 다스리는 자는 봄바람처럼 모두를 품에 안아야 하고 지식인이나 문인, 언론인은 차고 맑은 가을 물처럼 사욕이 없어야 한다'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생전에 남긴 마지막 붓글씨로 생각되는 이 문장을 써주실 때의 월탄은 거동이 어렵고 오른팔을 움직이지 못해 모시던 분이 글자 한자씩을 힘들게 쓰시고 나면 한지를 붓끝에 맞춰 위로 옮겨주셨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원래 제가 재직한 매체의 신년호에 올릴 사자성어 네 글자의 휘호를 써주시다가 먹물이 떨어져 힘들게 쓴 휘호 한 점을 쓰레기통에 버린 것을 보고 너무 아까워 작별 인사를 드리고 나오다가 무심결에 그걸 챙겨 나오는 것을 발견한 월탄께서 큰 목소리로 기자를 다시 들어오게 하신 뒤 14자에 이르는 긴 문장의 칠언시를 한 글자씩 한참 동안 써주셨습니다.
월탄 선생과 함께 찍은 사진의 오른쪽 한 분은 오래전 타계한 박안식 기자 선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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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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