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미남배우로 살다간 ‘충무로의 신사’ 남궁원
[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미남배우로 살다간 ‘충무로의 신사’ 남궁원
  • 김두호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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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와 배우로 만나 50여년 인연 이어와
- 공손하고 착한 성품의 남궁원 배우, 평생 영화 발전에 바친 아름다운 생애
- 말없이 손 잡아주던 그의 모습 여전히 생생한데...
빈소에 설치한 비디오 영상이 고인의 출연영화 장면을 떠올려주고 있다.
빈소에 설치한 비디오 영상이 고인의 출연영화 장면을 떠올려주고 있다. 

인터뷰365 김두호 칼럼니스트 = 지난 5일 하늘로 떠난 남궁원(1934∼2024 본명 홍경일) 배우는 8일 경기도 광릉 숲 속의 추모공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한국영화의 중흥기로 분류되는 1960년대 영화계에서는 미녀배우라면 단연 김지미, 남자는 서구형 외모의 미남 남궁원을 첫손가락으로 꼽았다.

풍채도 훤칠한 180㎝의 키에 잘생긴 그의 얼굴을 두고 할리우드 로맨스 영화의 대표작 ‘로마의 휴일’에서 불후의 미녀 오드리 헵번과 출연한 미남 그레고리 펙을 닮았다고 해서 ‘한국의 그레고리 펙’소리를 평생토록 달고 다녔다.

그는 착한 성품의 인물이다. 어떤 장소에서든 잘난 척하지 않고 언제나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대인관계로 주변에 싫어하는 사람이 없었다. 영화 기자로 인연이 된 필자와도 50여 년 가까이 정분을 나누어 왔다. 그는 나이 어린 기자에게 항상 “김 형”을 부르며 다가왔다. 그의 말씨는 누구에게나 공손했고 영화 밖의 목소리는 언제나 부드럽고 다정다감하고 나지막했다.

2017년 한 결혼식장에서 만났던 원로 배우 남궁원./사진=인터뷰365DB  
2017년 한 결혼식장에서 만났던 원로 배우 남궁원./사진=인터뷰365DB

타계하기 전 3년여 병고에 시달리며 활동을 하지 못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예술원 회원으로서는 휠체어에 의지해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도 했다. 필자가 자택으로 문병을 갔을 때 침상에서 내려와 말없이 손을 잡고 자신의 체온을 전해주던 마지막 따뜻한 눈빛이 마음 안에 선명히 남아있다. 아산병원 장례식장 빈소의 영정을 바라보며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길로 발길을 옮긴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한참 멍하게 영정 속의 시선만 바라보다가 홍정욱 상주와 유가족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남궁원 배우는 해외 나가기가 어렵던 시절 선망의 인기 직종이었던 스튜어디스로 근무하던 양춘자 여사를 만났다. 미모의 현모양처였던 아내와 살면서 수많은 유혹에도 한눈팔지 않고 모범 남편으로 살았고 1남 2녀도 모범 자녀로 키웠다. 헤럴드경제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글로벌기업 올가니카 회장인 아들도 아버지 못지않게 잘생긴 얼굴로 하버드대 우등생 출신이다.

3일간 앉을 틈 없이 문상객을 맞이한 홍정욱 상주는 언론에 선친의 부음을 전하면서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치르며 조화와 부의는 정중히 사양합니다’를 부고에 명시해 애도의 뜻을 마음으로 전해주기를 바란다는 유가족의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산병원 빈소에는 100여 개가 넘는 조화가 부음 소식과 함께 전달되어 왔다. ‘남궁원 예술원 회원’에게 보낸 대통령의 조화와 선배인 신영균 원로배우를 비롯해 각계각층 명사들의 이름이 보였다.

미망인 양춘자 여사(사진 왼쪽)를 위로하는 신영균 원로배우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뒷모습)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조문을 받는 홍정욱 상주 
(사진 왼쪽에서 두번째 뒷모습)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조문을 받는 홍정욱 상주 

조문을 받는 첫날 생전 고인의 넓은 사교 폭을 대변하듯이 연예계 선후배는 물론 정치 경제 학계 종교계 인사들이 줄을 이었다. 홍정욱 상주가 한때 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언론사 경영을 해 정치인과 언론 명사들이 많았다.

문상을 받기 시작한 첫날은 신영균 원로배우와 이해룡 원로영화인회 회장, 이갑성 배우협회장과 이병헌 독고영재 등 후배 배우,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위원장과 손진책 연극인을 비롯한 예술 문화 사회단체 대표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모습도 보였다. 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첫날 다녀갔다.

1958년 영화 ‘그 밤이 다시오면’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한 남궁원 배우는 한국영화의 중심에서 1960년대 충무로 시대를 이끈 신상옥 감독의 신필름 영화사 전속 배우로 적을 두고 1960년 ‘로맨스빠빠’로 눈길을 받기 시작해 30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배우협회와 영화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하고 은관문화훈장, 대종상과 아름다운예술인상 등 국내 영화제의 주요 연기상과 공로상을 받은 그의 일생은 모두 영화 발전에 바친 아름다운 생애였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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