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기 웹툰 원작 이병헌 감독표 코미디 ‘닭강정’ 공개
- '극한직업' 천만감독 이병헌, '닭강정'으로 돌아온 이유
- “얼굴이 빨개져도 해야했죠...진중하게 작업해”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1600만 관객을 동원한 메가 히트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B급병맛코미디 '닭강정'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닭강정’은 “이상한데 자꾸 다음 화를 보게된다”는 이 감독의 말처럼 ‘사람이 닭강정이 된다’는 기발한 소재와 전개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박지독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딸과 그 딸을 되찾기 위한 두 남자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이 감독은 영화 ‘극한직업’을 비롯, ‘스물’, ‘드림’, ‘바람바람바람’, 드라마 ‘멜로가 체질’ 등 다수의 작품에서 각본과 연출을 맡았지만,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닭강정’이 처음이다. 이 작품 역시 각본과 연출을 맡아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해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이병헌 감독 표’ 코미디 장르를 유쾌하게 펼쳐 보인다. 주연 배우들은 입 맞춰 ‘하.하.하’웃고, 과한 말투와 몸짓은 시청자들의 허를 찌른다.
이 감독은 웹툰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까지 쉼없이 고민했고, 걱정도 많았다. 시나리오를 쓰다 얼굴이 빨개진 적도 있었다.
이 감독은 ‘인터뷰365’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극한직업’을 할 때 뇌가 많이 쉬었다면, ‘닭강정’은 뇌가 쉴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작업”이었다고 털어놓았다. ‘극한직업’이나 ‘멜로가 체질’과는 다른 결의 작품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닭강정’은 내겐 도전이자, 돌파구였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①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 “‘닭강정’은 도전이자, 돌파구였다”
▶② '닭강정' 이병헌 감독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더 진지하게 작업했죠"
천만감독이 선택한 웹툰...왜 닭강정이었을까
‘닭강정’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고군분투를 담은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원작은 2019년 네이버웹툰 ‘지상최대공모전' 장려상을 수상한 박지독 작가의 동명 웹툰 작품이다. 이 감독은 ‘극한직업’의 류승룡, ‘멜로가 체질’ 안재홍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 원작을 기반으로 연출한 첫 영화다. 원작 웹툰 ‘닭강정’을 선택한 이유는.
“내가 재미있어할 것 같다며 제작사가 ‘닭강정’을 한번 보라고 하더라. 처음엔 드라마를 만들자고 제안한 건 아니었다. 일종의 낚시였던 것 같다. 하하. 처음엔 ‘왜 보라고 한 거야?’ 했는데, 계속 다음 화를 보게 되더라. 그렇게 한 번에 다 봤다. 이게 뭐지? 말이 안 되니 더 재미있는 건가? 별별 생각이 들었다. 그 작품이 계속 머릿속에 떠나지 않았다. 완결도 안 된 상태였는데, 해보고 싶었다.”
- 원작이 재밌다고 드라마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일 텐데. 웹툰을 보면서 영상 구현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어려웠던 작품이다. ’극한직업‘과 ’멜로가 체질‘이 끝난 직후,무언가에 도전해야 한다는 강박에 가까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 작품을 만났다. 새롭게 느껴졌다. 아무나 못 할 것 같아서 더 도전적으로 다가왔을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영상화하기엔 정말 어려웠다.”
-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평소 대사를 많이 수정하는데, 혼자 말로 대사를 읊조린다. 그러면 재밌다는 생각에 만족스러울 때가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어려웠다. 상상할 때는 재밌었는데, 막상 실사화하자니 안 될 것 같았다. 그런데 이미 배우들은 안무실까지 잡아서 연습하고 있으니 ‘쫄렸다’는 것을 티 내지 말고 어떻게든 해보자 했다.”
- 그런데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작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이상한데도 다음 화를 계속 보게 되는 재미와 새로움. 그리고 아무도 이 작품을 (영상화) 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었다.”
- 2019년에 나란히 공개된 영화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이란 대 히트를 기록한 반면, 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1%의 시청률로 저조했다. 극과 극의 상황을 겪은 이 같은 경험이 이번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준건가.
“그런 방향은 아닌 것 같다. '멜로가 체질'은 실패작이란 생각은 안 한다. 좋은 평가도 받았고, 제작사도 적자는 아니었다. 다만 ‘극한직업’이나 ’멜로가 체질‘과는 다른 결의 작품, 다른 형태를 해보고 싶었다. 그때 마침 '닭강정'을 봤다. 내겐 ‘돌파구’였던 거다.”
- 연출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교과서적인 원작 틀에서 벗어나 글을 써나갔는데, 고민이 컸다. 촬영 전 이미 글 쓸 때부터 '현타'가 왔다. 그간 경험치도 있고, 솔루션도 있으니 미리 시뮬레이션을 해본다. 그런데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더라. 이상해서 얼굴이 빨개진 적도 있다. 그렇다고 멈출 수도 없었다. 얼굴이 빨개져도 해야 할 것은 했다. 원작의 색깔이나 톤을 사실적이거나 평범한 드라마 톤으로 바꾸게 된다면 하지 않으니만 못했으니까.”
“호불호 예상...진중하게 작업해”
작업을 하면서 고비가 있을 때마다 이 감독은 “이 작품을 봤을 때 내가 왜 이 작품을 재밌어했고, 선택했는지, 처음 느꼈던 감정을 계속 생각했다”고 했다. 기획 단계부터 호불호가 갈릴 것이란 예상을 모두가 했다고. 그는 “나처럼 이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작업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닭강정’속 세계관에 못 들어오고 빠져나간다면 어쩔 수 없어요. 그렇다고 이들을 잡기 위해서 다른 무언가를 했다가는 이 작품의 색깔은 없어지고 이도 저도 아닌 게 될 것 같았죠. 태생의 어쩔 수 없는 한계입니다. 그래서 이 부분은 어느 정도 받아들였죠.”
- 이야기의 구조나 흐름이 독특하다.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 길이 맞나’란 고민도 상당했을 것 같다.
“구성이라는 게 사실은 전체적인 그림을 놓고 구조를 짠다. 나 역시 그렇다. 제 작품의 경우 사실 굉장히 교과서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번 작품의 경우 교과서적 구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만, 너무 어지럽게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이해가 되는 선 안에서의 구조로 개성 있고 재미있게 꾸미고 싶었다. 장르가 혼합된 재미있는 퍼포먼스, 버라이어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러닝 타임도 짧게 했다.”
-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보여주고자 했던 게 B급 병맛 코미디 인가.
“다른 형태의 코미디다. 내가 개인적으로 해왔던 것과 다르고, 많이 제작되지 않은 형태다. 왜 이런 형태의, 이런 톤의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면, ‘다양성’에 대한 접근이었다. 이런 포맷의 작품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다 보면 저도 그렇고 이런 장르를 하는 사람도 도움이 될 테고, 어떤 선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어필이 된다면 좀 더 다양한 형태로도 제작될 수 있고. 이런 시도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닭강정’이 맞아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
이 감독은 ‘닭강정’에 대해 “러닝타임이 길지 않아서 조금만 참고 보면 뒤가 더 좋다”며 “욕하는 데도 다 이유가 있다. 잘 보면 재밌다. 조금만 참아달라”고 당부했다.
<인터뷰 이어서>
▶② '닭강정' 이병헌 감독 "용기가 필요했던 작품...더 진지하게 작업했죠"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