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데뷔작으로 美오스카 후보 오른 한국계 셀린 송 감독
[인터뷰365] 데뷔작으로 美오스카 후보 오른 한국계 셀린 송 감독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4.02.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인터뷰
- 극작가 출신 감독...데뷔작으로 단번에 '오스카'에 입성
- 아버지 송능한 감독에 이은 2세 영화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사진=Matthew Dunivan, CJ ENM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한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 이 두 남녀는 24년이 흐른 후 미국 뉴욕에서 재회하게 된다. 

이는 끊어질 듯 이어진 '인연'을 소재로 두 남녀의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스토리다. 미국배우 그레타 리와 한국 배우 유태오가 주연을 맡았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1988~) 감독은 생애 첫 장편 영화인 이 작품으로 단번에 영화계 최고 권위 시상식이라 불리는 '오스카'에 입성하며 화려한 데뷔식을 치렀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각본상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신인 감독으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그는 앞서 전미비평가협회상과 고담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수상하고, 최근 미국감독조합이 주는 신인감독상을 받는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감독이 됐다. 

셀린 송 감독은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극작가 출신이다. 한국 만재도에 사는 해녀들의 이야기와 이민 1.5세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엮어낸 연극 ‘엔들링스’를 미국 무대에 올려 극찬 받았고, 아마존 시리즈 '시간의 수레바퀴' 각본에 참여한 바 있다. '패스트 라이브즈'도 셀린 송 감독이 자전적 스토리를 토대로 직접 각본을 썼다.  

셀린 송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365>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태어나고 12살까지 자랐던 한국에서 이 영화가 개봉하는 게 영광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3월 6일 한국에서도 공개된다.

평범함 사람이 경험하는 특별한 순간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사진=Matthew Dunivan, CJ ENM
화상 인터뷰 중인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의 셀린 송 감독/사진=CJ ENM

- 극작가로 활동하다 장편영화 연출 데뷔작으로 단번에 아카데미 노미네이트란 좋은 결과를 얻었는데. 우선 축하한다.

"데뷔 영화이고, 첫 영화로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어서 감동적이고, 놀랍기도하다. 이 영화가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서 첫 공개 됐는데, 1년 넘게 관심을 가져주고 알아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영화에 담긴 '인연'이란 단어는 한국에선 익숙하지만, 해외의 많은 사람들은 그 의미를 모른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그 인연이란 단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하고 행복했다."

- 가족들의 반응은?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기뻐하셨다. 너무 좋아하셨다. (셀린 송 감독의 아버지는 영화 '넘버3'(1997)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이다.) 온 가족이 신났다. 영광이라면서."

- 영화를 미리 접한 해외 언론에서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어떤 면이 공감을 이끌었다고 생각하나.

"이 영화는 태평양을 건넌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어딘가에서 누군가와 함께 보냈던 삶이 있다. 서울서 부산으로 이사 하더라도 서울에 두고 온 삶이 있지 않나.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화 속 영웅들은 아니지만, 평범한 인생사에도 신기한 순간들, 특별한 인연이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 영화 속 평범한(ordinary)사람이 경험하는 특별한(extraordinary)순간이 우리 인생에도 있다는 이야기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

자전적 스토리...과거, 현재, 미래가 공존했던 그때 그 기억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사진=CJ ENM<br>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사진=CJ ENM 

- 이 작품이 실제 경험담에서 출발한 자전적 이야기라고 들었다.

"그렇다. 제 첫사랑이었던 어린 시절 친구가 어른이 되어 놀러 왔다. 뉴욕에 있는 이스트빌리지라는 동네의 한 바에서 만나 제 남편과 함께 식사도 하고 술도 마셨다. 저는 이 둘과 말이 잘 통했지만, 영어를 쓰는 남편과 한국말을 쓰는 이 친구는 서로 말이 안 통했다. 제가 이 둘의 대화를 통역을 해주다 보니 어느 순간 제 안에 있는 역사와 스토리를 해석해준다는 기분이었다. 이 순간 과거와 현재, 미래가 한 방에 같이 앉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 현재, 미래 이 셋이 앉아서 함께 술을 먹고 있는 느낌이랄까. 친구들에게 이런 특별한 경험을 얘기했는데, 다들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한 순간이 저만 느꼈던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 인연의 정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사람과의 관계는 열려 있다고 본다. 인연이 한 가지는 아니라고 본다. 지나가는 관계일 수도 있고, 굉장히 깊고 특별한 관계일 수도 있다. 또 지나가지만 특별하고 깊은 관계일 수도 있다.

제가 12살에 한국서 이민을 왔기 때문에 제가 얘기하는 인연이란 의미가 정확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유 없이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이 사람과 말이 잘 통한다거나 처음 만났어도 친숙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나 언어와 관계없이 누구나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기에, 유니버설(universal, 보편적인)한 의미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인연'이란 단어를 모르는 이에게 그 뜻을 설명해주는 장면이 있는데, 관객들에게 해주는 설명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전 세계에서 개봉하면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는데, 이 '인연'이란 단어를 이해하지 못했던 나라는 없었다."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사진=CJ ENM 

- 이 작품도 그렇고 '이방인'을 소재로 한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방인이란 주제는 모든 이야기에 들어있다고 본다. 살아가면서 우리 모두 스스로 이방인이라 느끼는 순간이 있지 않나. 오래된 서부극이나 갱스터 영화에서도 이방인을 소재로 한 스토리를 볼 수 있듯이 말이다. 이렇듯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테마라고 본다."

- 유태오 배우는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오디션에서 처음 봤을 때는 캐릭터 이미지에 맞았다. 이후 화상 통화로 대화를 하고 대사를 읊으며 3시간 넘게 오디션을 봤는데, 변신이 가능한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모습의 캐릭터를 봤다. 변화무쌍한 배우라고 해야 하나. 함께 일하게 되어 즐겁고 재미있었다. 그리고 너무 잘해줬다."

"서울을 서울답게 담아가는 과정이었죠"

'패스트 라이브즈'&nbsp;셀린 송 감독/사진=&nbsp;CJ ENM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사진 왼쪽)/사진=CJ ENM

- 아카데미 수상 여부를 떠나 이번 시상식이 영화 인생에서 큰 전환점이 될 것 같다. 

"데뷔 영화이다보니 전환점이라고 하기보다는 영광스러운 시작이다. 저는 평생 영화를 만들 건데, 영화로 시상식에 참석한다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놀랍다. 신기한 경험이다."

- 이 영화 뿐 아니라 한국적인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영화는 미국 영화지만 한국어 대사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자막이 뜬다. 언어는 달라도 전 세계 영화인들이 거부감 없이 영화를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이유다. 그 길을 한국 영화인 '기생충'이 열어줬다. K드라마나 K팝 역시 그 길을 열어준 덕분에 이 영화가 잘 된 것 같다."

- 한국 배우 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게 보거나,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가 있나.

"최우식 배우다. '기생충'을 보고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다. 사실 제가 한국 배우들을 많이 알지 못해서 죄송하다."

- 영화의 상당 부분이 한국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장소를 담고자 했나.

"그곳에 사는 사람의 마음으로 찍고 싶었다. 서울과 뉴욕을 같은 마음으로 찍었다. 프랑스 파리에 사는 사람에게 "파리는 어떤 곳일까?" 물어보면 에펠탑이라고 하지 않는다. 내가 가는 커피숍, 그 옆에 좋아하는 레스토랑을 얘기한다. 한국인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 같다. 남산타워라고 말하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맛집이나, 친구와 즐겨 만나는 장소를 떠올리지 않을까. 그 도시를 살고 있고, 그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의 로케이션팀과 얘기를 하면서 많이 의지했다. 술집 같은 경우도 방송에서 나오는 곳이 아닌, 로케이션 담당자분이 좋아하는 술집을 물어봐서 장소를 정했다. 정말 가보니 실제로도 완벽한 곳이었다. 서울을 서울답게 담아가는 과정이었다."

- 고국인 한국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는데,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한국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꿈만 같다. 이 이야기를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드리는 게 굉장히 떨린다. 긴장도 되고, 걱정도 된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조만간 한국에 갈 예정인데, 빨리 가서 여러분들을 만나서 인사드리고 싶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6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