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 식사 준비 중 뇌출혈...5명의 생명 살린 천사
- "한결같이 주변 사람 돌보던 자상하고 착한 마음 가진 아내"
인터뷰365 이승한 기자 = 20년 가까이 환경미화 일을 하면서 치매에 걸린 노모를 따뜻하게 보살폈던 50대 여성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11월 1일 단국대학교병원에서 박세진(59)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고 하늘의 천사가 되어 떠났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10월 27일, 일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 식사 준비 중 쓰러졌다. 뇌출혈로 인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상태가 됐다.
박 씨의 가족들은 다시 일어날 수 있길 기도했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와 수술에도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박 씨가 평소 기증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였기에 가족들은 삶의 끝에서 남에게 좋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은 누군가의 몸속에 기증자의 신체 일부분이라도 함께 살아 숨 쉰다는 생각에 큰 위안을 얻었다고 한다.
천안시에서 6남매 중 둘째로 태어난 고인은 쾌활하고 주변 사람에게 늘 베푸는 따듯한 마음을 가졌다.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며 자랐기에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늘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
박 씨의 남편 김영도 씨는 "아내가 한국전력에서 환경미화로 17년간 일을 하면서도 어디 한번 놀러 가지 못하고 일만하고 살았던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10년 전 치매에 걸린 장모님을 89세의 나이가 되도록 모시면서 힘들다는 말 한번 없이 언제나 한결같이 주변 사람을 돌보는 자상하고 착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김 씨는 “나 만나서 고생만 한 거 같아 미안해. 내가 다음에는 더 좋은 세상에서 호강시켜 줄 테니, 그때까지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어. 그동안 당신 만나서 고마웠고, 사랑해”라며 감사와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올 한 해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 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며, 주신 사랑과 생명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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