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리선기자 = “67년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상다운 상을 제대로 못 탔어요. 언젠간 상을 탈 수 있겠지 끊임없이 노력해온 결과로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아요.”(배우 이순재)
“완벽하다고 생각되는 영화 한 편도 찍지 못했고, 늘 함량 미달 영화를 지금껏 해왔어요. 게을러서도 아니고 노력을 안 해서도 아닙니다. 스스로 괜찮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릴만한 영화를 끝내고 죽자, 했는데, 끝내 안됐습니다.”(임권택 영화감독)
(재)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주최한 '제1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이순재, 이정재, 조인성, 김서형, 그리고 임권택 영화감독의 수상소감은 이들의 화려한 명성에도 겸손했고 진솔했다.
24일 고덕동 스테이지28에서 개최된 아름다운예술인상 시상식 행사에는 영화예술인상에 이정재, 연극예술인상에 이순재, 공로예술인상에 임권택 영화감독, 굿피플예술인상에 조인성, 독립영화상 부문에 김서형이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장에는 신영균 신영균예술문화재단 명예회장을 비롯해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김부겸 전 총리, 오세훈 서울시장, 유인촌 문체부 장관, 채윤희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 이해룡 원로영화인회장, 미디어윌 주원석 회장 등 각계각층의 인사들로 성황리에 진행됐다.
재단이사장인 안성기도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했다. 이날 유인촌 장관은 축사 마지막에 “친구인 안성기가 더 건강해져서 활발하게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한다”며 쾌유를 빌었다.
공로예술인상을 수상한 임권택 영화감독은 영화 '만다라', '씨받이', '서편제' 등 100여 작품을 연출하며 한국영화 발전에 기여한 대표적인 영화감독이다. 국내 영화제는 물론 베니스, 모스크바,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본상을 수상, 한국 영화인의 역량을 세계에 떨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그는 한없이 겸손했다.
임 감독은 “누가 저의 100편의 작품 중 자랑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면 하나도 없다. 정말 부끄러운 영화 인생을 살았다. 어설픈 영화들을 봐주시고 칭찬해주신 제 영화팬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연극예술인상을 수상한 이순재는 올해 연극 '리어왕'에서 89세 나이를 극복하고 3시간 20분의 열정적인 연기로 연극인과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이에 그는 “그동안 많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많이 했는데, 이제 제가 할 만한 작품은 ‘리어왕’ 밖에 남지 않았더라”라며 “3시간 20분 공연이었지만, 죽는 걸 각오하고 시작했다. 10개월간 네 작품을 하면서 10㎏이 빠졌다. ‘리어왕’ 공연 때는 매일 침을 맞으면서 했다. 다행히 하늘이 도와 무사히 공연을 끝낼 수 있었다”며 여전히 뜨거운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영화예술인상을 수상한 이정재는 시상식장에서 함께 자리한 배우 이순재와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30년 전 MBC방송국 로비에서 이순재 선생님이 지나가는 저를 붙잡고 "잘하고 있다, 열심히 해봐"라고 말씀하셨다. 까마득하게 새파란 배우였던 저를 어떻게 알아보셨을까, 아주 감동적이었다. 그때 응원의 말씀이 오늘날까지 기억나고, 현재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굿피플예술인상을 수상한 조인성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12년째 서울아산병원 어린이환자 돕기, 아프리카 탄자니아 빈민지역 학교 건립 후원 등 국제 구호활동에도 귀감이 되는 선행을 베풀고 있다.
그는 이번 수상에 대해 “민망하고 염치없다”며 “봉사를 시작했던 계기는 이기적인 마음에서 출발했기에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그는 “운 좋게 연기를 시작한 후 사랑을 받아 생각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며 “그런데 어느 날 ”돈에는 독이 있어서 취하기 쉽다. 돈의 독을 빼내면 네게도 복이 올 거다”는 한 어르신의 말을 듣고 돈의 독을 빼내기 위해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이 잘 쓰이면 약이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병원과 필요한 분들에게 좋은 약이 되어서 이렇게 제게 큰 상으로 돌아온 게 아닌가 싶다“며 ”받은 상금도 필요한 분들에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독립영화상을 수상한 김서형은 ”그동안 영화를 많이 두드렸지만, 제 뜻과는 다르게 많은 작품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며 ”그래서 시나리오에 대한 애착, 집착이 생겼다. 작은 영화도 바랄게 없겠다며 버텨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어 '비닐하우스' 속 '문정'이란 캐릭터에 대해 “문정은 '현재의 나'이자 '미래의 나'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이 영화를 알아봐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현장에서 연기로 잘 보여드리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시상식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예술인 자녀 장학금으로 신영균예술문화재단에 꾸준히 기부를 해온 정장덕 씨가 직접 1천만원의 기부금이 든 종이백을 이해룡 원로영화인회장에게 기부하는 모습은 훈훈함을 안겼다.
김두호 재단상임이사는 "정장덕 선생은 노모의 손을 잡고 처음 재단을 찾아와 영화 장학사업에 일익을 하고 싶다며 매년 3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오셨던 분이다. 어느날 영화인 단체를 돕고 싶다며 봉투를 들고 찾아오셨다. 직접 영화인회에 전달하시는게 의미가 깊을 것 같아 따로 전달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아름다운예술인상은 2011년 신영균예술문화재단이 창립되던 해 제정되어 매년 연말에 영화, 연극, 공로, 선행, 독립영화 부문에서 활동이 돋보이는 예술인을 선정, 총 1억원(각 2천만원)의 시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는 축제를 이어왔다.
시상식 행사는 나우제주TV와 유튜브 채널 ‘신영균예술문화재단’과 본지 ‘인터뷰365’ 등에서 실황 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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