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20년 넘게 남몰래 선행을 이어온 전북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찾아왔다.
29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분께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중년 남성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로 "주민센터 인근 성산교회 오르막길 부근에 있는 트럭 적재함 위에 박스를 놓았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고 말한 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
천사는 주민센터에 이 사실을 알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전화를 받은 주민센터 직원들이 나가보니 노송동주민센터 인근 트럭에 A4용지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 안에는 5만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7009만4960원으로 집계됐다.
천사가 남긴 편지도 있었다. A4용지에는 컴퓨터 글씨체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시고 따뜻한 한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얼굴이나 직업도 알려진 것이 없다. (▶관련기사 [인터뷰365] 김두호가 만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선행 20년 특별증언인터뷰 )
올해로 22년째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총 23차례에 걸쳐 남몰래 선행을 이어온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성금은 총 8억872만8110원에 달한다. 2019년에는 2인조 절도범들이 '얼굴 없는 천사'가 기부한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힌 사건도 있었으나, 천사의 기부는 계속되어 왔다.
전주시는 얼굴 없는 천사가 보내준 성금을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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