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외국인으로 분장한 이색 연기의 배우들 (76)
[정종화의 한국영화 진기록 100년] 외국인으로 분장한 이색 연기의 배우들 (76)
  • 정종화 영화연구가
  • 승인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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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서방 역 양훈의 희극영화 '비단이장사 왕서방'
- 상상을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영화 구봉서의 '타잔'
- '말죽거리'에 나타난 당나귀 나그네의 행보를 그린 '당나귀 무법자'
- 정의의 사도, 이승현의 '삿갓 쓴 장고'의 사생결단
1961년 안현철 감독의 '비단이장사 왕서방'/사진=정종화 제공

인터뷰365 정종화 영화연구가 = 우리나라 배우들이 외국인으로 분장해 색다른 연기를 펼친 영화들이 다수 있어 흥미를 자아낸다. 

코미디언이자 영화배우인 '뚱뚱이' 양훈은 주로 중국인 역할 중 중국집 주방장으로 등장했다. 1966년 '역전 중국집'이 대표적인 케이스로, '북경반점'과 '신장개업'는 짜장면의 비법을 둘러싼 한국 사람들의 좌충우돌을 그렸다.

1961년 안현철 감독의 '비단이장사 왕서방'은 김정구 가수가 부른 '왕서방연가'를 테마로 삼아 스토리를 꾸몄다. 왕서방은 시골 기생 명월이에 반해 비단장사로 모은 모든 재산을 바친다. 그러나 명월이는 숨겨둔 남자에게로 가버리고 그동안 모아 온 돈과 재산을 돌려주며 왕서방의 재기를 북돋아 준다는 웃음반 눈물반의 희극영화다. 양훈은 적역 캐스팅으로 열연을 펼쳤다. 

1970년 김화랑 감독의 '타잔 한국에 오다'

1920년대 영화 '타잔'에서 조니 와이즈뮬러가 활약한 '정글의 왕자' 타잔은 오락 영화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어 남녀노소 영화팬을 매료시켰다.

1970년 김화랑 감독의 '타잔 한국에 오다'는 기상천외한 스토리로 영화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코미디물에 일가견이 있는 그는 '천지유정'을 비롯해 '사람 팔자 알 수 없다', '5형제', '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로 코미디 분야를 개척하며 충무로의 귀재로 통했다.

'타잔 한국에 오다'는 미국으로 가던 타잔(구봉서)이 탄 비행기가 갑작스러운 기관 고장으로 우리나라 DMZ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스토리다. 산처녀 옥분(우연정)은 타잔을 구출해 치료를 해준다. 북한군의 위험 속에서 옥분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살아난 타잔의 활약상이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는 군용기를 급파해 그를 싣고 무사히 귀국시킨다. 얼토당토한 난센스 발상이 기발하기는커녕 실소를 금치 못했던 전개로 구봉서의 타잔 역은 억지 춘향 격이 되었고 극장 상영도 재개봉관에서 끝나고 말았다.     

1970년 안일남 감독의 '당나귀 무법자'

1964년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황야의 무법자'가 서부극의 새로운 붐을 타고 '마카로니 웨스턴'(미국 서부극을 모방해 제작된 이탈리아 스타일의 서부영화)이 전성시대를 구가했다. 이런 여세를 몰아 1970년 안일남 감독은 구봉서를 주연으로 '당나귀 무법자'를 선보였다. '말죽거리에 나타난 희한한 무법자들의 별천지 세상!'이란 영화 선전 문안에서 볼 수 있듯, 위스키 대신 막걸리로, 시가 담배 대신 곰방대를 사용한 기발한 발상을 보여줬다.

산초(양훈)가 지배하는 거리에 어느 날 당나귀를 탄 나그네가 나타난다. 그 곳은 산초에게 도전장을 내민 많은 건맨들이 비명에 쓰러진 거리이기도 하다. 산초는 정체불명의 당나귀 나그네를 없애려고 하지만, 당나귀 나그네는 산초에 잡힌 피리의 어머니를 구출하기 위해 비장한 결심으로 산초와 대결해 물리친다. 마을은 질서를 되찾고 당나귀 무법자는 정처 없이 떠난다는 비빔밥 같은 스토리다.

1985년 최영철 감독의 '삿갓 쓴 장고' 장면

1985년 최영철 감독이 만든 '삿갓 쓴 장고'는 장고(이승현)와 소림사(김인문)가 경찰학도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상경하지만, 학자금으로 쓰려던 강아지와 돼지새끼를 악당들에게 사기 당하면서 벌어지는 코믹물이다. 청소년의 우상 이승현이 삿갓을 쓴 유머러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얼핏 보면 '장고'란 타이틀이 서부극처럼 느껴지나, 우리 일상에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이 영화에서 펼쳐진다. 장고와 소림사가 연대해 사기 친 악당을 추적하다 이들이 마약 밀매를 주도한 사실을 캐내고 경찰과 합세해 일망타진한다. 삿갓 쓴 장고는 '마카로니 웨스턴'을 흉내 낸 정의의 사도로 옷만 무법자로 변장했을 뿐 분장은 한국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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