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이은재 기자 = 조선 후기 학자인 연암 박지원(1737〜1805) 손자이자 개화사상가 박규수(1807〜1877)의 동생인 온재(溫齋) 박선수(1821∼1899)가 남긴 고문헌이 국가에 기증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8일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박원서(국립암센터 의사) 소장 고문헌 1208책(점)을 기증받고, 개인문고를 설치한다고 24일 밝혔다.
개인문고명은 ’온재문고(溫齋文庫)‘이며, 기증자의 고조부인 조선후기 문인 온재(溫齋) 박선수(1821〜1899)의 호를 따서 만들었다.
온재문고에는 문집과 중국서 등 고서 160책과 교지·간찰·과거 답안지 등 고문서 1033점이 있다. 특히 1864년(고종 1)에 문과 장원 급제한 박선수 과거 답안지, 1861년부터 1894년까지 34년간 관직에 머물며 그가 받은 86장 벼슬 임명장, 형 박규수와 주고받은 편지 등이 주목할만하다.
고문헌 이외에도 박선수의 장서인(藏書印) ‘박선수인(朴瑄壽印)’과 ‘온재(溫齋)’, 본인 포함 부친·형 박규수의 호패, 추사 김정희가 만든 대나무 자 등 장서인·호패 15점 등도 포함되어 있다.
박선수는 전문적인 한자 연구서인 '설문해자익징(說文解字翼徵)'을 편찬했는데, 이번 기증자료에는 1912년 석판본 간행에 앞서 박선수가 직접 필사한 교정본이 포함됐다.
불필요한 내용은 지우기도 하고 새로운 내용은 한지를 오려서 붙이기도 하고, 틀린 글자가 있으면 오려서 새로 붙여놓기도 하는 등 남아있는 5책에 거의 매 쪽마다 한지를 오려 붙여 내용을 추가하거나 교정한 흔적을 볼 수 있다.
형인 박규수는 추사 김정희, 소정 김영작(김홍집의 부친) 등 지인 여러 명에게 자신의 책을 빌려주고, 반납된 책에는 별도의 표시를 해 놓은 '둔필잡지(鈍筆雜識)'를 작성해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거의 현존하지 않는 당대 사대부 남성의 한글 편지 등 기존에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중요한 고문헌을 선뜻 기증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며 "앞으로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하여 다양한 분야 연구자를 비롯한 국민들이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증 신청자인 박원서는 "애서가이신 선조가 남기신 소중한 자료를 국가도서관에 기증하여 많은 사람이 열람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다.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