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인간 마음속 심상(心像)에서 피어나는 혼불과도 같습니다. 깊은 사유의 내면에서 길어 올린, 짧지만 응축된 언어문학의 보석과도 같은 시의 세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좋은 시와 함께 조용하지만 반짝이는 하루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맨살 / 마경덕
맨살은 순하다. 그 촉감은 연한 연둣빛 세순이다. 말랑한 풍선을 지그시 눌러도 아무 저항이 없는 것처럼 그 어떤 의도도 가지지 않는 순진무구한 아이의 맨살은 굳었던 마음마저 무장해제 시킨다.
살과 살이 만나는 곳에서 마음이 열린다. 가장 가까운 교감, 그래서 사랑하는 대상에게는 몸을 밀착시키고 싶어진다. 아기의 볼에 입을 맞추거나 연인이 키스를 하는 것은 마음이 먼저 앞섰기 때문이다.
박인환 시인은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순 가슴에 남아있다.”고 했다. 맨살은 상대방의 체온을 있는 그대로 전해준다. 짙은 화장보다 맨 얼굴이 더 아름다울 때가 있다. 거짓 없이 느낌을 전해주는 맨살은 마음과 마음이 만나기에 가장 좋다.
- '봄의 문턱을 넘어온 포로들' (갭, 2026)
마경덕 시인은 전라남도 여수에서 태어나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서두르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를 다져가며 꾸준한 창작을 통해 시 세계를 넓혀온 시인입니다. ‘신발論’, ‘글러브 중독자’, ‘사물의 입’ 등 여러 시집을 발표하며 일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고유한 시선을 차분하게 쌓아왔습니다.
특히 ‘사물의 입’으로 제2회 북한강문학상 대상을 수상하고, 두레문학상과 선경상상인문학상 수상, ‘올해의 좋은 시’ 선정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또한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서울문화재단 창작기금 수혜 등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꾸준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그가 한결같은 태도로 시를 써온 시간을 보여줍니다.
또한 문화예술교육 기관에서 시 창작 강의를 이어가며 후학들과 경험을 나누고 있으며, 그의 수업을 통해 신춘문예 당선자와 문학상 수상자가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첫 에세이집 ‘봄의 문턱을 넘어온 포로들’을 출간하며, 시를 쓰기 전부터 이어온 산문을 한데 모아 선보였습니다. 이 책은 일상의 순간에서 건져 올린 생각과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내며, 시에서 보여주던 시선을 산문의 언어로 이어가 많은 독자와 만나고 있습니다.
마경덕 시인의 글과 시는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의 시선을 잠시 멈추게 합니다. 익숙한 풍경과 사물 속에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장면들을 발견하게 합니다. 소소한 장면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조용히 건져 올립니다. 그래서 읽는 이들은 시인의 언어 속에서 삶의 결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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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칼럼니스트
시인, 교수, 연기지도. 2023년 ‘월간 시’ 34회 추천 신인상으로 등단, 시담작가회 회장, [감성지수 시낭독회] 진행. 저서로는 시집 『오늘은 내가 주인공이 된다』, 동인시집 『공감과 치유』, 『지구의 솜털을 숏커트로 잘랐다』, 『나 때와 라떼』, 『축봄합니다』 가 있으며,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에 다양한 언어로 번역 소개 됨. 상명대 영화과,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국제대 모델과의 겸임교수와 김지수 연기 아카데미 학원장을 역임했으며, 배우 권상우, 송혜교, 김선아, 남궁민, 아이유, 김다미 등 연기 지도. 저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이 있음. 현재 단국대 공연예술학부 연극과 초빙교수, 서울사이버대학교 성악과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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