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국내 최대 규모’ 다원예술전…한원석 개인전 17일 개막
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 = 광복 직후 한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부산 동일고무벨트 동래공장이 80년 만에 시민에게 처음 개방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선정한 ‘국내 최대 규모’ 지원 사업으로 추진되는 설치미술 작가 한원석 개인전 ‘지각의 경계 : 검은 구멍 속 사유’가 17일부터 11월 16일까지 이 곳에서 열린다.
가동을 멈춘 약 1,000여 평 규모의 공장 내부에는 폐지관(廢紙管) 111개가 설치돼 거대한 울림통처럼 기능한다. 특히 증강현실(AR) 기술을 접목해 관람객이 일정 거리 안으로 들어서면 산업화 시대의 호흡과 소리가 되살아나고, 텅 빈 공간과 노동의 기억이 사운드와 설치로 재현된다.
바닥에는 AR·MR(혼합현실) 기술을 접목해 ‘검은 구멍’이 열리는 듯한 몰입형 장면을 구현,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체험적으로 탐색하도록 구성했다.
전시가 열리는 동래공장은 1945년 동일고무벨트 출발지로, 6·25전쟁과 산업화의 격동기를 거치며 국내 최초로 고무벨트를 국산화한 현장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 금사동 신공장 이전 후 가동이 중단됐지만 건물은 원형을 유지해 산업화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했다. 이번 전시는 창립 80주년을 맞은 기업의 역사적 공간을 시민 문화공간으로 최초 공개하는 계기가 된다.
문예위의 최대 수준 보조금 지원을 받는 이번 프로젝트는 설치미술을 중심으로 사운드 아트와 행위 퍼포먼스, MR 기술을 결합했다. 사운드 아티스트 유영은, 퍼포먼스 아티스트 이예찬·김관지·표혜인이 참여해 공간의 질감과 움직임을 엮어내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기획은 인천아트쇼 예술감독 김최은영이 맡았다.
부산 출신 한원석 작가는 영국 런던에서 활동했으며, 산업 잔해와 폐기물을 예술로 전환하는 작업으로 주목받아왔다. 2008년 부산비엔날레에서는 폐스피커 3,650개를 활용한 대작 ‘형연(泂然)’을 발표했으며, 최근 APEC 문화산업고위급대화 환영만찬에서도 소개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설치 외에도 시리즈 작품 ‘소리나무(Sound tree) 2025’와 2025 경주 APEC 상징 조형물로 문화산업고위급대화 환송만찬장에 설치 작품인 폐 헤드라이트로 빚은 달항아리 ‘환월(還月·Re:moon) 2025’가 함께 공개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업유산을 창작의 무대로 전환하는 문화재생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공장이 전시장으로, 노동의 기억이 예술적 경험으로 변주되며 부산의 문화생태계 확장을 견인할 ‘도시형 예술 플랫폼’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관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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