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노랑저고리 입은 할머니가 연상되는 노랑할미새
[이용주의 순간포착 한국의 새] 노랑저고리 입은 할머니가 연상되는 노랑할미새
  • 이용주 작가
  • 승인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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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할미새. 노란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이용주

인터뷰365 이용주 작가 = 할미새는 얼굴이 단아한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순우리말 이름이다. 그중에서도 노랑할미새는 이름 그대로 가슴에서 배까지 이어지는 노란빛 아랫면이 눈에 띄는, 경쾌하고 활달한 새다. 영어 이름인 Grey Wagtail 역시 같은 맥락에서 유래했는데, ‘등 쪽의 회색(Grey)’과 ‘꼬리를 흔드는 새(Wagtail)’라는 뜻이 합쳐진 이름이다.

노랑할미새는 극지방을 제외한 유럽과 아시아 전역에 널리 분포하며, 겨울철에는 동남아시아, 뉴기니, 아프리카 등으로 이동해 월동하는 흔한 여름철새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남부 지방에서는 드물지 않게 겨울을 나는 텃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몸길이는 약 20㎝로, 전체적으로 가늘고 날씬한 실루엣을 지녔다. 등 쪽은 회색을, 배 쪽은 밝고 화사한 노란색을 띠는데, 이 노란 배는 자연 속에서도 유난히 눈에 잘 띈다. 수컷은 암컷보다 색이 더 짙고, 노란색도 더욱 선명하며, 또 수컷의 턱밑과 멱에는 짙은 검은색 반점이 뚜렷하지만, 암컷에게는 이러한 반점이 없거나 흐릿하게 나타난다. 부리는 짙은 회색으로 길고 다리는 분홍색이다.

노랑할미새는 주로 계곡, 하천, 저수지, 연못 등 습지 주변에 서식한다. 물가를 따라 걸으며 파리, 날도래, 잠자리 같은 곤충, 애벌레, 거미 등을 잡아먹고, 때로는 식물의 씨앗도 섭취하는 잡식성 조류다. 민첩하게 땅을 종종걸음으로 달릴 때마다, 길고 가느다란 꼬리를 위아래로 까딱이는 행동은 이 새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비행할 때는 물결을 그리듯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난다.

도심 속에서도 비교적 수질이 좋은 하천이나 연못 주변에서는 바위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사냥하는 노랑할미새를 종종 볼 수 있다.

노랑할미새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노란 저고리를 곱게 차려입고 시냇가를 천천히 걷던 할머니의 뒷모습이 떠오른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정갈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 담긴 따뜻한 정서가 잔잔한 그리움으로 번진다. 노랑할미새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할머니에 대한 추억과 따뜻한 사랑을 조용히 불러오는 새다.

ⓒ이용주
이용주 작가

육사(44기)와 영남대 경영대학원을 거쳐 육군중령으로 전역. 자연과 환경, 생태에 관심을 가지고 조류 탐조(探鳥)와 아마추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

이용주 작가
이용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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