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 = “이 자리에 함께해주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제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고희(古稀)를 맞은 소프라노 안순경 씨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체부동 서울생활문화센터 체부홀에서 독창회와 시집 ‘이월의 소리’ 출간기념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원로 언론인과 정관계 인사, 음악계 관계자, 가족과 지인 등 50여 명이 참석해 인생 후반을 여는 뜻깊은 자리를 축복했다.
안 씨는 이날 무대에서 한성훈의 ‘행복한 산책’, 김규환의 ‘임이 오시는지’, 이수인의 ‘고향의 노래’, 김동진의 ‘수선화’ 등 한국 가곡 4곡을 먼저 선보였으며, 이어 나운영의 성가곡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와 ‘주 이름을 찬양함은’을 노래해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특히, 무대에는 세 자녀가 함께 올라 더욱 감동을 더했다. 피아노 반주는 큰딸 김소현 씨가 맡았고, 작은딸 김혜원 씨는 바이올린 협연으로 어머니의 노래에 깊이를 더했다. 막내아들 김동진 씨는 사회를 맡으며 플루트 연주까지 선보였다.
특별 게스트로는 박상종 연세대 행정대학원 총동문회 명예회장의 딸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박주영 씨가 출연해 독주를 선사했고, 피아니스트인 큰딸 김소현 씨의 단독 연주도 이어져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안순경과 세 남매, 그리고 박주영 바이올리니스트의 협연으로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 합주가 울려 퍼질 땐 객석에서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다.
이날 행사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시집 ‘이월의 소리’였다. 안 씨는 서울 상명여고에서 일본어·프랑스어 교사로 재직하면서 30년 넘게 틈틈이 써온 시 107편을 엮어 이번 시집으로 발표했다. 일부 작품은 일본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돼 언어의 벽을 넘는 감동을 전했다.
시인의 시집 후기 인사말은 이렇게 시작한다.
‘늘 걷는 산책길에서 딱따구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그 새는 아직도 그 때처럼 열심히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나의 지나온 삶 속에도 열심히 穿鑿(천착)해 온 인생의 멜로디 들이 있다. 그것이 이제 책으로 출간되어 세상에 나왔다. 그 많은 시간이 흐르고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인생의 길 주변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기억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미소 짓고 있다. 이 시집을 통해 나는 그들과 다시 대화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여전히 그들을 시속에 품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는다.
‘이 시집은 단순한 글의 모임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걸어온 길의 노래이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미래를 향한 조용한 속삭임이다. 딱따구리처럼 오늘도 열심히 캐내야할 보석을 기다린다.’
공연을 마친 뒤 안 씨는 기자와 만나 “독창회는 오래전부터 품어온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고희를 맞은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할 것 같아 큰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와 시,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해줘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박기병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 이사장(전 대한언론인회 회장), 이주영 도덕재무장(MRA/IC) 한국본부 총재(전 국회부의장·해양수산부장관), 정만화 전 수협 부대표, 이동빈 전 수협은행장, 성백영 전 상주시장, 김영헌 경희대 교수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따뜻한 박수로 축하를 전했다.
안 씨는 마무리 인사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며 배운 가장 소중한 가치는 ‘함께’라는 말”이라며 “여러분과의 인연이 제 삶의 가장 큰 자산이다. 남은 시간도 감사와 기쁨으로 채워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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