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신간] 기억 속에서 사라진 ‘힌드 나가르’를 아십니까
[365신간] 기억 속에서 사라진 ‘힌드 나가르’를 아십니까
  • 박현수 편집위원
  • 승인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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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人 동정] 라윤도 건양대 명예교수, ‘6.25’ 포로송환 다룬 ‘힌드 나가르’ 출간
- 부제(副題)는 ‘장단벌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설득작전 180일’
- 피 흘리지 않고 민주·공산주의 이데올로기 중재 유일한 역사적 사례
- 부록 '인도군 한국파병사 1953-1954' 최초로 소개되는 귀중한 자료
- 라 교수 “중립국송환위원회와 송환거부 포로 문제 재조명되길 기대”

'Interview人 동정' 은 <인터뷰365>가 인터뷰한 인물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힌드 나가르 : 장단벌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설득작전 180일’ 표지(K.S.티마야 지음, 라윤도 옮김, 도서출판 선인, 444p)

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 = 우크라이나전쟁에 참전했다 포로가 된 북한군은 한국으로 올 수 있을까? 최근 우크라이나전 쟁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 병사들 중 일부가 본국송환을 거부하고 한국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가능성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 가운데 70여 년 전 6.25전쟁 휴전 이후 본국 송환을 거부했던 포로들의 송환문제를 다룬 책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6.25전쟁 휴전 이후 판문점 일대 장단벌에서 유엔군과 공산군들의 합의로 결성되었던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의장국 대표로 180일간, 2만3천여 명에 달하는 양측 송환거부포로의 설득작전을 주관했던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의장 인도군 티마야 장군(육군 중장)의 회고록과 이 작전을 주관하기 위해 장단벌에 주둔했던 인도군 7천여 명의 작전상황을 기록한 책인 '힌드 나가르'(도서출판 선인)가 최근 발간됐다.

'힌드 나가르(Hind Nagar)'는 힌두어로 ‘인도인의 마을’이 라는 뜻으로 이 송환거부포로 캠프가 인도군인과 인도인으로 구성된 행정요원들에 의해 운영, 관리되었기 때문에 별칭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국제정치학자인 라윤도&nbsp;건양대 명예교수는 한때 신문기자로 재직하며 미국 특파원으로 활약했던 언론인 출신 학자다. 라 교수는 대학교수 20년의 인생을 마무리하면서&nbsp;특파원 시절부터 모아온 취재자료를 보완해 미국 대통령 문화기행 2만㎞ 대장정의 결실인 ‘대통령문화와 민주주의-미국 13개 대통령도서관을 찾아서’를 펴냈다./사진=인터뷰365<br>
'힌드 나가르' 번역자 라윤도 건양대 명예교수는 "이번 출판을 계기로 중립국송환위원회와 송환거부 포로 문제가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사진=인터뷰365DB

현재 행정구역상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인 장단벌 일대에 힌드 나가르라는 국제 텐트 도시가 건설됐고, 이 지역에는 10여 개국에서 파견되거나 혹은 포로로 수용된 총 3만 여명의 국제 시민들이 6개월 동안 복잡다단하게 얽혀 이데올로기 전쟁을 벌인 역사적 현장이 됐다.

그러나 그곳은 불과 70년도 못되어 잡초와 지뢰 더미에 묻혀 아무도 출입할 수 없고, 기억에서 조차 남아있지 않은 무인지대·무기억 지대가 되어 버렸다.

6.25전쟁 종전 후 양측에 억류된 전쟁포로는 10만여 명, 그 가운데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거부한 한국인과 중국인 송환거부포로는 40%인 4만여 명에 달했다.

제네바협정에 따라 포로들은 자국으로 돌려보내면 되었으나 전례없이 많은 송환거부포로의 숫자에 유엔 측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그들의 자유의사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공산군 측과 합의함으로써 휴전을 앞두고 인도, 스위스, 스웨덴, 체코, 폴란드 등 5개국으로 구성된 중립국송환위원회가 결성되었던 것이다.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의장 지낸 인도군 K·S 티마야 장군.

그러나 휴전을 앞두고 한국의 이승만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반공포로 석방을 실시하는 바람에 송환거부포로의 수는 2만3천여 명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인도군과 행정요원 7천여 명 등 총 10여 개국에서 온 3만여 명의 국제시민이 장단별 일대에서 180일간 벌였던 총성 없는 전쟁, 즉 이데올로기 전쟁에 관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의 부록으로 실려 있는 인도 국방부가 펴낸 '인도군 한국파병사 1953-1954'는 최초로 소개되는 자료이기도 하다.

이 업무는 1953년 9월부터 장단벌에서 개시되었지만 반공포로들의 저항으로 중립국감시위원회는 설득 작전을 원활하게 진행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송환을 거부하고 중립국을 선택한 88명의 포로들을 귀환하는 인도 함정에 태우고 돌아감으로써 피를 흘리지 않고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간의 이데올로기 대립을 중재한 유일한 역사적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인도 네루 수상의 '중립주의'는 이를 계기로 1954년에 발발한 인도차이나전쟁의 중재를 맡았으며 이듬해 인도네시아에서 반둥선언을 통해 비동맹정책으로 발전하게 된다.

판문점 부근인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일대에 있었던 ‘힌드 나가르’의 진입로 입구. 왼편 언덕에 HINDNAGAR 알파벳 팻말이 세워져 있다. 한국 언론은 이를 ‘인도촌’ 혹은 ‘인도 자유촌’이라 불렀다. /출처=파르바티 나야르 사진첩

이 책의 번역자 라윤도 건양대 명예교수는 "6.25전쟁 휴전 후 비동맹주의라는 세계사적 상황발전으로 연결된 중립국송환위원회의 역사가 한국에서도 또한 인도에서도 제대로 기록되고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번 출판을 계기로 중립국송환위원회와 송환거부 포로 문제가 재조명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책의 출판을 계기로 한국과 인도의 관계가 경제적 실리 추구 이전에 한국전쟁을 둘러싼 혈맹의 관계이자 중립주의 이데올로기 생성의 참여자로서 심화 복원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했다.

라 교수는 특히 “인도의 첸나이와 인천은 CFI 병력의 출병과 개선의 도시라는 역사적 인연을 통한 우호 관계를 맺어갈 수 있다”며 “동시에 과거 ‘힌드 나가르’ 지역을 관할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시는 도라산역 인근 장단벌에 힌드 나가르를 복원해 송환거부포로 역사체험관, 중립주의 실험관 등을 포함한 국제평화박물관을 건립하여 세계사적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힌드 나가르에 포로 캠프 건설을 위한 유엔군 병사들의 작업 모습./사진=국사편찬위원회 제공

이 책에는 이승만 대통령이 공산주의에 가깝다며 인도인들의 한반도 상륙을 거부, 7천여 명 의 인도군이 인천항에서 미군항공모함에 옮겨 타고 5명씩 미군 헬기로 장단벌까지 이동하는 모습 등 당시 중립국송환위원회 업무의 어려움을 소상히 소개하고 있다. 비록 약소국의 지도 자였지만 한 정치지도자의 공산주의를 배격하는 굳건한 신념과 그를 존중해주는 강대국들의 아량과 배려 등도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라윤도 건양대 명예교수/사진=인터뷰365

한편, 라윤도 건양대 명예교수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및 동 대학원에서 인도학을 전공했다. 인도 뉴델리 Sansthan과 델리 대학원에서 수학했고 인하대학교에서 ‘인도-파키스탄 분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9년 서울신문 기자로 입사하여 워싱턴특파원, 문화부장, 국제부장을 지냈다. 2000년부터 건양대학교 군사경찰대학장,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한국인도학회장을 지내고 미국 Norwich대학과 인도 Rajagiri대학 방문 교수를 지냈다.

논저로 ‘인도의 오늘(공)’, ‘핵보유선언 이후 인-파 갈등해소’, ‘언론인 간디’, ‘대통령문화와 민주주의’, ‘판문점 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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