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이 치른 대표적인 전투 중 하나로 중요한 의미 지녀
-찰스 3세 영국 국왕 “6·25 참전한 영국군 장병들 추모”메시지
-국방장관 “목숨 바쳐 싸운 유엔군 참전 용사들에게 깊은 감사”
인터뷰365 박현수 편집위원(/파주) = ‘설마리 전투를 아십니까’
설마리 전투는 6·25전쟁 때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한 영국연방 제29 보병 여단과 벨기에 보병대대가 1951년 4월 22일 전략적 요충지인 경기도 파주시 설마리의 설마계곡에서 3만 명의 병력으로 구성된 중공군과 4일 동안 치열한 격전을 치러 1000명이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전투다.
설마리 전투로 중공군의 진격은 자연히 지연됐고, 덕분에 국군과 유엔군은 안전하게 철수해 서울에 새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 전투는 6·25전쟁에서 유엔군이 치른 대표적인 전투 중의 하나로 기록되는 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임진강 전투로도 불린다.
73년 전 산화한 6.25 참전 영웅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주한 영국대사관은 22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있는 영국군 설마리 전투 추모공원에서 제73주년 임진강 전투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를 비롯해 프랑수아 봉땅 주한 벨기에 대사, 미셸 윈트럽 주한 아일랜드 대사, 티에리 샌터 주한룩셈부르크 부대사 등 주한 외국대사들과 신원식 국방부장관을 대신해 김삼수 인사복지실장,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을 대신해 남궁선 서울지방보훈청장, 김경일 파주시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히 거행됐다.
특히 행사에는 국가보훈부 초청으로 지난 21일 한국을 방문한 빅터 스위프트(90) 등 영국연방 4개국(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참전용사 6명과 유가족 등 21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들은 오는 26일까지 판문점 방문, 부산 유엔기념공원 참배, 가평전투 기념식 참석 등 일정을 진행한다.
재방한 참전용사 중 최고령자는 캐나다의 윌리엄 크라이슬러(94) 참전용사로, 1950년 육군 이병으로 참전하여 가평전투 등에서 활약했다. 참전 당시 캐나다 경보병연대 제2대대에 소속된 윌리엄 크라이슬러 참전용사가 가평전투 직후 부상당한 동료를 부축하면서 이동하는 모습의 빛바랜 사진은 전쟁의 참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영국 빅터 스위프트(90) 참전용사와 캐나다 제라드 베시니엘(92) 참전용사는 1953년 육군 상병으로 참전해 후크고지 전투를 비롯한 주요 전투에 참전했다. 특히 빅터 스위프트 참전용사는 영국 한국전 참전용사협회(BKWVA)를 창립해 활동한 공로로 지난 2022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국민포장을 수여받았다.
1951년 육군으로 참전해 마량산 전투 등에서 활약한 호주 말콤 웨더헤드(92) 참전용사와 17세에 자원 입대해 1950년 육군 상병으로 부산, 인천 등 여러 전투에서 활약한 뉴질랜드 콜린 칼리(92) 참전용사, 1952년 육군 이병으로 참전한 영국 도날드 호지슨(90)도 이곳을 찾았다.
유엔사 기수단 입장으로 시작된 추모 행사에서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는 “국왕 폐하는 설마리 전투를 기리기 위해 이곳에 모인 참전용사들과 모든 분들에게 안부를 전한다”면서 “6·25 전쟁 당시 참전한 육·해·공군 모든 영국군 장병들을 추모한다”고 찰스 3세 영국 국왕 추모사를 전했다.
이어 신원식 국방부장관,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 김경일 파주시장의 추도사가 있었다. 신 장관은 추도사를 통해 “73년 전 이곳 설마리에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쳐 싸운 유엔군 참전 용사들에게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면서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 덕분에 대한민국은 공산세력의 침략을 물리칠 수 있었고, 전후 폐허 속에서 재건해 오늘날과 같이 세계적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정애 국가보훈부장관은 “이곳 비석에 세워진 문장처럼 참전용사들의 이름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위대한 정신을 기억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계승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전용사들이 흘린 피로 맺어진 영연방 국가들과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한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데렉 맥컬리 중장이 영국군 참전용사 데이벳 리튼 일병이 지은 시 ‘떠나간 참전용사’를 낭독하자 참석자들은 숙연해졌다.
‘아직도 방황 중입니까’로 시작하는 시는 “당신은 한국의 하늘 아래, 용감한 전우들과 누워 있습니다. 당신의 의무는 끝났고, 공적은 높습니다. 어떤 계절도 지울 수 없습니다. 한 때 낯익었던 이름, 그 얼굴을 생각할 때마다 와서 또 남아 있는 우리와 함께 살았고 싸웠던 사람들‘로 끝을 맺었다.
이어 대한성공회 나성권 신부의 집전으로 추모예배가 진행됐다. 추모식은 주한 영국대사관과 영연방 참전용사가 파주지역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 수여식에 이어 파주시가 제작한 설마리전투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담은 입간판 제막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한편, 설마리 전투비는 1957년 6월 29일, 영국군과 한국군 보병 제25사단이 설마리전투에서 자유수호를 위해 싸우다 산화한 영국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고 공적을 기리기 위해 설마리 고지 아래 암석에 전투비를 건립했다.
산 바위벽에 벽돌을 쌓고 상하 각각 2개씩 모두 4개의 비(碑)를 부착했다. 위쪽 2개의 비 가운데 왼쪽에는 유엔기를 새기고, 오른쪽에는 희생된 영국군의 부대 표지를 새겼다. 아래쪽의 왼쪽 비에는 한글로, 오른쪽 비에는 영문으로 각각 당시의 전투 상황을 기재했다.
이 전적비는 영국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세계적 산업디자이너로 알려진 아널드 슈워츠먼이 당시 영국군으로 한국에 파병됐던 1957년에 디자인한 작품이다. 당시 유엔군의 참전 상황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으로 2008년 10월 1일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 Copyrights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