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피플] 박선영 대표가 기억하는 아버지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아버지가 겪었을 모진 비바람, 난 상상도 못해"
[365피플] 박선영 대표가 기억하는 아버지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아버지가 겪었을 모진 비바람, 난 상상도 못해"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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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차 창업주 장녀, 박선영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 대표
-제1회 행복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여..."한때 내게 부(副)는 복(福)이 아닌 화(禍)"
-현재 '행복전도사'로 활동
31일 숭실대학교 개최된 제1회 행복토크콘서트에서 패널로 참석한 박선영 더하우 대표. 박 대표는 국내 신발 산업의 부흥을 이끈 태광실업그룹 창업주 고 박연차 회장의 장녀다./사진=김리선 기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아버니께서 늘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난 돈 벌려고 사업한게 아니다, 젊은이들에게 직장을 만들어주고 싶어서 하다보니 돈이 그냥 오더라"고요."

31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학교에서 개최된 '제1회 행복토크콘서트'에서 패널로 참석한 박선영 더하우 대표가 아버지 박연차 회장을 떠올리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국내 신발 산업의 부흥을 이끈 태광실업그룹 창업주 고 박연차 회장의 장녀다. 박 대표는 한때 회사의 경영 공백 당시 태광실업 대표이사를 맡아 경영에 참여했으며 현재 태광실업 고문이자, 더하우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행복토크콘서트는 숭실대학교와 박 대표가 이끄는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행사다. 박 대표는 공교롭게도 이날 행사가 끝날 무렵 아버지의 비보를 들었다. 고 박연차 회장은 31일 이날 숙환으로 향년 75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뇌하고 힘들어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어려움과 모진 비바람 상상도 못해"

"한때 내게 부(副)는 복(福)이 아닌 화(禍)였다"

고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50여년을 일선 현장에 몸담았던 고 박연차 회장은 신발산업의 '거목'으로 불린다. 고 박 회장은 1971년 태광실업 전신인 정일산업을 창업하며 신발 산업에 뛰어든 이후 태광실업을 국내 최대의 글로벌 신발제조회사로 키워냈다. 태광실업은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주요 협력체로 연 매출 규모가 2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고 박 회장은 2009년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일명 '박연차 게이트'에 휘말려 수감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시절을 보냈다. 

박 대표는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서 자식으로 아무것도 해드릴 수 없다는게 힘들고 안타까웠다. 고뇌하고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게 아버지의 모습이거니 생각했지, 그 위치까지 올라갔을 때 인간적으로 겪어야 했을 어려움과 모진 비바람을 난 상상도 못했다"며 조심스레 부친에 대한 기억을 꺼내놓았다.

그는 "당신이 시골에서 힘들고 어렵게 사셨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후 우리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마음껏 배부르게 해주고 싶다는 심정에서 베푸셨다. 그러나 본인도 변하고, 상황과 시대가 변했다"고 말했다. 

박연차 회장이 사법처리 되었을 때를 떠올리며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였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앞날에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셨다.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남는다"며 "비단 아버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우환과 풍파를 겪기 전에 미리 대비하고 준비할 수 있는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1일 숭실대학교 개최된 제1회 행복토크콘서트에서 패널로 참석한 박선영 더하우 대표.

그가 '더하우 영성경영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더하우는 기업 CEO들에게 경영 컨설팅과 최고경영자가 갖춰야 할 노하우를 제공하는 연구소다.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자란 박 대표였지만 "내게 부(副)는 복(福)이 아니라 화(禍)로 돌아왔다"며 만만치 않았던 굴곡의 인생사를 고백했다. 

박 대표는 "나의 부는 내 손으로 직접 이룬 것은 하나도 없다. 부모님의 피와 땀으로 이룬 부를 나는 받기만 했다. 남들은 금수저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그 부가 소중한 것도 몰랐다"며 "부모님의 기대와 자식 성공에 대한 욕심도 컸지만 나는 그것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숨고 도망가고 방황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부도, 내게는 행복이 아니라 화가 되었다"고 말했다. 

박선영 대표가 행복 전도사로 나선 이유

젊은 날 방황도 많이 하며 자신을 잃고 헤맸지만 인생의 스승을 만나 새로운 삶을 접했고, 이제는 행복 전도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박 대표는 "제 삶은 정신을 차리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정신을 차리기 전에는 어리석은 생각과 행동을 했다. 냄새 펄펄 나는 똥구덩이에서 질척거리면서 살았다. 거기서 벗어나서 보니 힘들었고 어려웠던 원인을 내 자신이 아니라 주변을 탓하면서 살았더라. 그 경험을 나누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표는 수수한 남색 정장을 입고 나왔다. '금수저'란 질문이 나오자 웃음을 터뜨렸다. 아버지와 관련해 날카로울 수 있는 패널들의 질문들에 대해서도 의연하게 답했다. 시종일관 온화하면서도 평온한 표정이었다. 박 대표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그는 "정신을 차리기 전 행복은 내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 마시는 한잔의 술과 허전한 마음을 채우고 싶어서 하는 쇼핑이었다"며 "그러나 나라는 존재의 어리석음을 인식하고 내가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 내 허물과 틀이 하나씩 벗겨지고 막연히 가졌던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는 과정 등을 거치니 모두 즐거움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들이 쌓여서 어느 시점에 여유롭게 변해 있는 내 자신을 볼 때가 진정한 행복이었다. 깨우침을 얻고 이제는 내 삶에 만족한다. 부가 없어도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31일 숭실대학교 개최된 제1회 행복토크콘서트. 박선영 더하우 대표를 비롯해 김규덕 더하우 고문, 황헌 전 MBC 보도국장, 김윤현 전 포춘코리아 편집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학생들과 청장년층까지 200여명의 참석자들이 참석했다.

20대 청춘과 소통 나선 박선영 대표..."얼굴 보다 중요한 건 마음"

이번 토크콘서트에서는 취업과 결혼 등을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에게 자신들이 처한 상황에서 각자에 맞는 '나만의 행복'을 찾기 위한 질의문답 시간도 가졌다. 

한 20대 여성 참가자는 "지금 행복하지 않는 20대 청춘이다. 최근 부모님과 성형수술 문제로 다툼이 있었다. 그것만 해결하면 나도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지난날 방황할 때 술과 쇼핑만 한 게 아니라 성형외과 상담도 많이 받았다"며 "하지만 주변에서 '너부터 정신 차려라. 얼굴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조언을 듣고 그대로 지나갔다. 그 뒤 그 성형외과를 다시 찾았을 때 의사가 수술하고 싶은 곳이 없어졌다고 하더라. 내 마음이 평안하고 심신이 편해지면 얼굴도 자연히 예뻐진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대학생들과 청장년층까지 200여명의 참석자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패널로 박선영 대표를 비롯해 김규덕 더하우 고문, 황헌 전 MBC 보도국장, 김윤현 전 포춘코리아 편집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여 동안 진행된 행사가 종료될 무렵 아버지의 비보를 접한 박 대표는 마지막까지 행사를 마무리 한후 현장을 떠났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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