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노경식 작가의 역사극 '반민특위', 스피디한 전개·명연기 돋보여
[리뷰]노경식 작가의 역사극 '반민특위', 스피디한 전개·명연기 돋보여
  • 정중헌
  • 승인 2017.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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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개막한 '늘푸른연극제'는 원로연극인들이 참여하는 연극 축제다. (사)한국연극협회가 주최·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이 연극제는 우리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연극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사로 선정 연극인들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평생을 연극 외길을 걸어온 연극계 원로 4인인 오현경 배우, 노경식 작가, 김도훈 연출가, 이호재 배우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평균연령 78.75세. 배우 오현경 출연의 연극 '봄날'을 시작으로 '유리동물원', '반민특위', '언덕을 넘어서 가자'까지 연극계의 거장 4인의 무대를 27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원로들의 체취를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한다.

사진=노경식 작가의 연극 '반민특위' 포스터
【인터뷰365 정중헌 편집자문위원】노경식 작가의 생생한 역사 기록극 '반민특위'. 늘푸른연극제 세번째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11일 막을 올린 이 작품은 '달집'으로 한국 리얼리즘 연극의 한 획을 그은 노경식 작가가 이 시대에 던지는 강렬한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적폐청산을 외치는 정권에서 친일 청산이 좌절된 반민특위는 예민한 소재일수도 있었으나 김성노 연출(협력 이우천)은 희곡을 해체시켜 영상을 담보한 펙트 위주로 사건을 전개해 반민특위의 수난사를 스피디하게 보여줬다.

특히 노경식 작가와 연출이 엄선한 시니어 배우들이 화려한 개인기로 역사극의 딱딱함을 일거에 날려버렸다.

극중 이인철의 이승만 연기는 발군이었다. 특위위원장 김상덕 역의 김종구, 특검 대장 이준과 벌인 경무대 장면은 연기파 배우들이 아니면 볼 수 없는 명연(名演)이었다.

여기에 국립극단 출신 정상철은 친일파 김태석 역을 미꾸라지처럼 얄밉게 해냈고, 노장 권병길도 친일파 이종형 역을 똑부러지게 해냈다.

연기력이 고른게 이 연극의 미덕이었다. 시민 역으로 나온 유정기, 배상돈, 최승일은 관극의 이해를 도우며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기자 역 이승훈도 기대 이상 호연했으며, 시경 사찰과장 역 문경민과 백민태 역 노석채, 이광수 역 이창수도 개성 연기를 보였다.

사진= 연극 '반민특위'에 출연한 배우 김종구, 권병길, 정상철, 이인철(사진 왼쪽부터)

그러나 관객의 카타르시스를 풀어줄 한 방이 없는게 이 연극의 약점이었다. 춘향전의 어사출도 장면 같은 크라이맥스를 건너 뛰어 결론에 힘을 준 연출이 못내 아쉬웠다.

반민특위는 건국 후 친일파를 척결하기 위해 발족한 반민족특별행위특별조사위원회의 약칭이다. 하지만 불과 6개월만에 해체되고 말았다. 이같은 역사를 기록극 형식으로 구성한 노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지금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반민특위가 제 역할을 다했다면 지금 우리는 어땠을까.

이 작품은 흥미로만 보기엔 느껴지는 점이 너무 많다. 우선 규모면에서 관객을 압도했다. 군중 역까지 합치면 29명이 출연한 이 작품은 국공립 무대에서 오랜만에 펼쳐친 역사극이었다는 점에서 특기할만 하다. 코러스들이 반민특위를 초토화 시키는 결정적인 액션 장면 하나만 있었다면 '반민특위'는 명작 반열에 오를 수 있었는데 잘 달리다가 결말에 힘이 빠진점은 너무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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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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