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보자’ 박해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나도 궁금하다”
[인터뷰] ‘제보자’ 박해일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나도 궁금하다”
  • 김보희
  • 승인 2014.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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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보자'에서 진실을 쫓는 윤민철PD 역을 맡은 배우 박해일. 사진=인터뷰365DB

【인터뷰365 김보희】알 듯 모를 듯 신기한 매력을 가진 배우가 있다. 소년의 순수함과 청년의 뜨거움, 아저씨의 능글스러움을 다 가진 배우 박해일(37)이다.
그는 ‘국화꽃 향기’에서는 나긋하게 ‘살인의 추억’에서는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연애의 목적’에서는 능글맞고 찌질한 모습으로 등장해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이후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 ‘괴물’, ‘좋지 아나한가’ ‘극락도 살인사건’ ‘모던보이’ ‘10억’ ‘이끼’ ‘최종병기 활’ ‘은교’ ‘고령화 가족’ ‘경주’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영화 외적으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영화에서는 늘 180도 다른 변화를 주는 연기자가 박해일이다.
최근 박해일은 지난 2005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스캔들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영화 ‘제보자’에서 진실을 쫓는 시사프로그램 PD 역을 맡았다. 이 작품은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만큼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허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때문인지, 홍대입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해일 역시 질문 하나에도 시점을 물어보는 등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영화 ‘제보자’를 보면, 오버하지 않고 감정을 누르면서 연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감정씬에서도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는 연기가 보인다. 극중 윤민철 PD를 최대한 냉정하고 차분하게 표현하려 한 건가.
인물이 극중에서 좀 더 드러나는 형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톤으로 봤을 때는 관찰자적인 시각을 더 보여주고 싶었다. 예를 들자면 시사보도 프로그램 PD로서 사건이나 인물을 대할 때 한 발자국 뒤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표현하고 싶었다.

바라보는 시각이 두드러진 장면이 있다면.
두 가지 관점이 있다. 윤민철 PD는 취재를 하고 기록을 한다. 인물보다는 행위나 바라보는 행위, 이 영화는 결국 취재 과정을 통해 이장환 박사를 만나기까지 물밑작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러다보니 취재 과정이 주도면밀하게 그려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취재를 하는 모습을 그리며 관찰자적인 입장이 더 두드러져 보여야 했다.
또 제목이 ‘제보자’다. 줄기세포 스캔들을 제보하는 심민호(유연석) 연구원가 있다면, 윤민철PD는 언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제보를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본다. 매체를 통한 전달자라는 부분에서 선봉으로 나선다는 느낌이 아닌, 매개체 느낌의 톤이 맞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생명과학이라는 부분도 같이 가져가야하는 역할이다 보니 공부도 많이 했을 것 같다.
생명공학은 이번 작품을 하며 처음 접했다. 그 부분이 왜 찍혀져야 하는지 맥락을 알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영화를 준비하면서 전문가를 모셔놓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여 강의를 듣기도 했다.

자신이 연기한 윤민철 PD를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이 시대의 참 언론인. 하하.

아무도 원하지 않은 진실을 밝히는 것이 참 언론인일까.
나는 그 부분을 정리하고 싶지 않다. 말을 아끼고 싶다. 그래도 생각을 말한다면 그 이슈가 있을 때도 언론과 대중은 마주하고 있었다. 지금은 인터넷과 각종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마주하고 있다. 이 영화는 단지 하나의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말을 건 것이다. 나는 감독을 통해서든 배우를 통해서든 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를 건네는 입장이다. 이 영화 속 인물 중 하나가 대중이고, 그 대중인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윤민철 PD는 대중이 원하지 않는 진실을 쫓으며 반대에 부딪히고.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하는 그들을 향해 ‘무섭다’고 말을 한다. 박해일 역시 대중과 소통하는 배우이다. 대중들은 시시각각 변한다. 그런 부분에서 대중을 대하는 박해일의 입장은 어떤가.

나 역시 관객이 제일 무섭고 관객이 제일 똑똑하다. 관객이 무섭다고 느꼈을 때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와중에 (어느 순간) 연기 못하는 것을 들켰을 때다. 관객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나부터가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 아니면 예상했던 반응이 180도 다를 때도 있고. 어느 작품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하면서 순간순간 커트나 씬에서 느낀다. 그런 부분들은 관객들께서 다 아시더라. 그걸 항상 마음속에 염두에 두고 있다.

몇몇 배우들은 출연영화 개봉 후 극장에 몰래 찾아가서 반응을 보기도 한다. 박해일은 어떤 편인가.
개봉하기 전까지 충분히 몇 번을 본다. 물리적으로 기술시사를 비롯해 후시녹음, 편집본, 언론시사회, 옆자리 시사회 등등 그렇게 보다보면 평균적으로 일반시사까지는 가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요즘은 영화에 대한 평들을 듣게 되는 자리들이 많다보니까 의견들을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시시각각 반응을 들을 수 있고, 반응에 대한 기록도 남겨지니까.

이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에 든 느낌은 무엇인가.
처음 임순례 감독님이 전화를 했고 이후 만나서 시나리오를 받았다. 초고 시나리오 분량이 200씬, 영화 2편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그럼에도 쭉쭉 읽히더라. 흐름이 좋았던 시나리오 톤이었다. 그리고 윤민철이라는 언론인이 하나의 결과물을 내기 위한 과정을 굉장히 박진감 있게 흘러가고 있었고 그 부분이 나에게는 인상적이었다.

여성 감독과의. 작업은 몇번째인가.
데뷔작이 임순례 감독이셨고, 이번이 두 번째다. 그전에 ‘질투는 나의 힘’이라는 작품에서 박찬옥 감독님과 작업했다. 그리고 이경미 감독님의 단편 ‘오디션’이라는 작품을 했다. 여성 감독과는 많이 한 편이다.

박해일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에 이어 '제보자'로 임순례 감독과 두번째 호흡을 맞췄다.

임순례 감독과 작업은 어땠나.
임순례 감독과 첫 작업은 ‘와이키키 브라더스’였다. 나는 당시 주인공의 어린 시절 역할이었다. 그 당시에는 연출자와 마주 하는 시간이 많이 없었다. 그렇지만 멀리서 지켜본 임순례 감독에 대한 나의 20대 기억을 가지고 이번 작업에 임하게 됐다. 임 감독님도 그렇고 나도 10여년간 필모그래피를 쌓고 다시 만났다. 어떻게 임순례 감독스러운 작품을 표현해야 할지와 2번째 만남에 대해서 더 잘 해내고 싶다는 고민이 있었다.

윤민철 PD는 실제 인물이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 인물을 담으려는 노력을 했나.
실제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서 간다라는 콘셉트는 나에게는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였다. 물론 그런 영화들도 있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언론인들이 한둘이 아니기에 역할에 있어 한분을 초점으로 맞춰간다는 것은 시야가 작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배우 입장에서는 연기에 폭을 제한을 둔다는 생각이 있어서 참고할 만한 사항이 있으면 참고하되, 나라는 사람이 윤민철 PD가 되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실제 인물을 만난 적은 있나.
그분이 촬영 초반에 현장에 한 번 들렀다. 촬영하기 전에는 뵌 적은 없고 그분의 책을 봤다. 그래도 촬영 초반부 그 잠깐의 만남으로 나에게는 기운이 생기는 것 같았다. ‘내가 허구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면서 좀 더 사실적인 디테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언론시사회에서도 그렇고 픽션을 강조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 영화는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 대한 논란이 많을 것 같다.
나 역시도 이 작품을 하기 전까지 그때 그 시점에 조각조각 기억만 있었다. 이 영화를 하면서 그 이슈에 대한 기억들을 다시 떠올리며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관객분들도 영화를 보실 때 기억하는 만큼 보일 것이고, 기억을 못하는 분들도 실제 그런 사건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픽션인지를 궁금해 하실 것이다. 그런 지점들은 언론과 인터넷에 찾아 볼 수 있는 만큼의 방대한 자료가 있다.

그렇지만 그 사건이 중요한 것도 있지만, ‘왜 그렇게 되었을까’라는 ‘왜’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고 영화에 대한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왜’에 대해서 어떠한 부분들이 있을까.
여러 가지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10년 전에 이슈를 가지고 왜 지금 다시 영화화 하려고 하는가’ 등등. 그 시대에서 놓쳤다는 부분들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결론은 나도 궁금하다. 관객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과거 실제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에 출연한 적이 있다. 실제 사건이라는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그때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
부담감이 더 크다. ‘살인의 추억’은 형사들의 시점으로 영화가 시작해서 끝까지 달려가는 영화였고 나는 세 번째 용의자여서 그 연기 부분에 초집중을 하면 됐다. 반면 ‘제보자’는 주연으로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한다. 윤민철 PD도 반형사 같은 기질이 있다. 긴장감을 주는 강도가 ‘살인의 추억’에서 느낀 형사들의 시점과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다. 두 작품 다 진실을 쫓고 있지만 극명하게 다르다.

모두가 예스라고 할 때,윤민철 PD는 ‘노’를 외치며 진실을 쫓는다. 만약에 인간 박해일이라면 어떻게 대처를 할 것 같나.
미치도록 답답할 것 같다. 또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참 헷갈리고, 혼자 우물쭈물 어쩌지 못하고 고민하고. 그런 점에서 영화가 진실에 다가감에 있어 한발자국이라도 용기를 내게끔 하는 지점이 있는 것 같다.

참여한 배우가 아닌 일반 관객으로서 실존 사건을 다룬 영화를 볼 때 어떻게 보는 편인가.
일단 영화로 본다. 실시간으로 대입을 하면서 영화를 보려 한다면, 영화가 안 들어올 것 같다. 내가 참여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어서 실제 자료들을 되짚어 보게 된다. 하지만 자료조사 등은 촬영하기 보름 전까지만 했다. 이후에는 작품 속에만 오로지 뛰어들었다. 그러고서는 캐릭터를 작품의 틀로 짜맞추게 된다. 안 그러면 촬영을 할 때 미세한 감정과 상황에서 혼돈이 올 것 같았다. 감정의 폭 안에서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한 것은 나는 극 속 감정에 몰입해 영화로서 이 작품을 참여했다는 점이다.

극중 상황만 봤을 때 이장환 박사는 왜 거짓말이 점점 늘었을까.
영화 후반부 아파하는 강아지 몰리를 두고 “하나를 주면, 둘을 바라고, 둘을 주면 그 이상을 바라고”라는 대사가 있다. 그 대사는 사람의 욕망과 욕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같다. 인터뷰를 할 때도 인터뷰 대상이 한 개를 말하면 두 가지를 바라게 되고 그렇지 않나.(웃음) 살다보면 본인도 모르게 제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크게 생각하기보다는 그런 사람의 마음을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하나를 바라면, 둘을 원하고.. 그런 마음은 배우로서도 느낄 것이다. 보여주는 직업이니까.
나는 그렇게 보여주고 싶은 만큼 가진 것도 없다. 그리고 사실 많이 아끼고 싶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그 나이에 어울리는 역할을 해내야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해왔던 영화적 필모그래피를 통해서 얻은 자양분. 또 일상을 살면서도 직간접으로 느끼는 감정과 직접 체험한 경험들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쓰고 싶을 때 쓰고 싶다.

그렇다면 아껴둔 에너지를 많이 쓰거나 쏟아냈던 작품이 있다면.
쏟는 방식의 차이고, 보여지는 차이가 있을 듯하다. 예를 들자면 ‘최종병기 활’에서는 보여주는 액션 연기가 크다보니 육체적인 에너지가 더 드러날 수 있어서 액션스쿨에서 준비를 시작했다. 그해 비해 ‘제보자’는 감정의 세기에 대한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영화에 쏟아낸 영화였다.

관객이 제일 무섭고,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박해일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제보자'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이 궁금하다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사진=인터뷰365DB

관객 입장에서 박해일에게 ‘한 개를 보여줬는데 두 개를 바라보게 된’ 욕심을 내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연애의 목적’이었던 것 같다. 그 전 ‘국화꽃향기’ ‘살인의 추억’에서 신비스럽고 조용한 역할에 비해 엄청난 반전이었다.
‘연애의 목적’은 나의 연기 영역의 폭을 넓히게 해준 작품이다. 나를 떠올리면 생각할 수 있는 부분에서 삐쭉 더 영역을 확장시킬 수 있었던 작품. 이번 작품 또한 그런 지점에서 다른 쪽으로 조금이라도 확장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2001년부터 10여년간 다양한 작품을 했다. 참여한 영화를 볼 때마다 감회가 남다른가.
지나온 흔적을 살펴보는 편은 아니다. 물론 실수와 후회된 부분은 기억을 하며 잊지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오히려 시간이 날 때는 내가 속한 영역에서 벗어나, 비운다. CF 카피 ‘잠깐 꺼두셔도 좋습니다’처럼. 쉴 때는 공기 좋고 조용한 곳에 가서 정리를 한다. 그런 방법이 나에게는 좋은 것 같다. 그러다보면 또 새로운 작품에 대한 의욕과 동력이 생긴다. 물론 책꽂이에서 읽었던 책을 다시 꺼내서 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아직 지금은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

‘고령화 가족’ 때는 좀 더 유쾌한 면을 많이 본 것 같은데. 박해일은 배역이 일상생활 속에 지장을 주는 편인가.
좀 그렇다. 촬영을 준비하고 촬영 할 때까지는 그런 쪽으로 계속 유지하려는 편이다. 지금도 인터뷰를 하면서 캐릭터의 감정이 많이 올라왔다. 물론 배우마다 취향은 다르지만 나는 캐릭터의 영향이 좀 있다. 시간이 지나서 또 나로 돌아오거나, 다른 캐릭터를 맡아서 다 잊거나 할 것이다. 그래서 나에게 비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박해일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후속작 선택에 있어 극과 극의 선택을 한다. 예를 들면 ‘최종병기 활’ 다음에는 ‘인류멸망 보고서’였고, ‘극락도 살인사건’ 다음에 ‘모던보이’, ‘경주’ 후속으로 ‘제보자’. 일부러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인가.
계획적이지는 않다. 동물적으로 호기심이 가고 직관적으로 느껴지게 되는 부분에 충실한 편이다. 활을 쐈다고 다음 작품에서는 총을 쏴볼까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서. 하하.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 규칙이 있지는 않다. 그 시나리오를 본 순간의 감정이 좌우하는 편이다.

최근에 동물적으로 끌리는 장르가 있다면.
홍보를 하는 중이라 후속작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어 볼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이번에는 ‘제보자’에 이어 ‘나의 독재자’까지 연달아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바로 홍보활동을 이어가야하는 상황이다.

그러고 보니 박해일을 드라마에서는 보기 힘든 것 같다.
많은 분들의 질문 중 하나다. 영화 하나에 임하는 시간을 따져보면 역할 준비를 하고 촬영을 하고 홍보를 하는 시간은 적어도 6개월이다. 그 사이에 다른 작업에 대해 생각하기가 사실 버겁다. 또 개인적으로는 영화라는 작업 자체에서 아직 부족하다는 느낌이 남아있다. 그렇다보니 다른 장르에 대해서 아직 엄두를 못 내겠다.

배우가 아닌 휴식 시간 박해일은 어떻게 지내나.
완전하게 차단하고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환경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대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 집 주변 한강공원이나 숲길을 많이 걷는다. 걸으면서 생각하고 생각을 정리하고, 비워내고 다시 채워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더라. 그런 과정을 거쳐서 또 다시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나이 들어서도 부담도 없고 참 좋은 방법 같다.

알아보는 사람은 없나.
모자를 쓰고 가면 못 알아본다. 외모가 두드러지는 편이라서. 그리고 많은 분들이 스마트폰을 하고 다니시니까 얼굴을 자세히 보는 경우는 드문 것 같다.

박해일에게 있어서 배우라는 직업은 어떤 의미인가.
사람마다 부족한 부분이 있고 부족한 감성이 있지 않나. 또 각자의 결핍들은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영화를 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라는 사람이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시선의 깊이가 더 생기는 것 같다. 또 배우란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영화를 통해서 관객 분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영화 속) 나의 부족함을 알고 있고 조금씩 채워가는 숙제 같은 존재이다.

김보희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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