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고 싶은 한 남자 ‘동창생’ 최승현
지키고 싶은 한 남자 ‘동창생’ 최승현
  • 이희승
  • 승인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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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너무 닮아 끌렸던 캐릭터였다.”

【인터뷰365 이희승】가수 탑으로 시작해서 배우 최승현으로 거듭나고 있는 그에게 “왜 하필 ‘동창생’이냐?”고 물었다. 그의 첫 데뷔작은 영화 ‘포화속으로(2011)’의 학도병 역할. 초보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력으로 그해 대종상, 청룡영화상, 백상예술대상의 신인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그해에는 ‘충무로 대세’로 불린 송새벽이란 막강한 후보가 있었던 만큼 배우 최승현의 차기작에는 수많은 부담감과 책임감이 존재할 터였다.
“리명훈이란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느꼈다. 내가 받은 시나리오에는 대사가 거의 없었다. 솔직히 거의가 지문(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분위기를 지칭하는 개념) 으로만 되어 있어서 더 끌렸던 것 같다. 고생이 훤히 보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내가 해야 할 역할이란 사명감이 들었다.”
남파한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최상위층의 삶을 누리다 여동생과 죽음보다 힘든 수용소 생활을 겪어야 했던 소년. 고작 18살인 리명훈은 고작 1년 만에 북한 내에서도 독종들만 살아남는다는 북한 8전단의 최연소 공작원으로 거듭난다.
여기까지만 생각하면 올 상반기 흥행작으로 자리매김한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겹치지 않을 수 없다. 남파 공작원이란 소재와 꽃미남 배우의 스크린 도전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제작과 촬영 모두 ‘동창생’이 먼저였다고.

무엇보다도 ‘동창생’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최승현의 감성 연기다. 일찌감치 미국 극장 개봉을 확정지으면서 독일어권을 사용하는 유럽과 아시아 8개국에서 판매가 완료된 상황은 배우의 존재감이 더 컸음을 증명한다.
극중 최승현이 보여주는 액션 연기는 기대 이상의 강렬함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박힌다. 하지만 여기엔 그의 남다른 눈빛 연기가 한몫했다. 이스라엘 군인들의 맨손 살상 무술로 불리는 크라브마가의 잔인함이 아련한 뒷맛을 남기는 건 극중 또래의 삶을 겪지 못한 리명훈과 일찌감치 아이돌의 삶을 살았던 최승현의 아우라가 겹치기 때문이다.
하루 5시간의 무술 연습과 매 순간 고독한 영화 속 캐릭터로 사는 것. 그것이 최승현이 1년 넘게 몰두 해 온 일이었다. 월드투어와 영화 촬영을 병행하면서도 놓칠 수 없었던 리명훈과의 만남은 그렇게 스물 다섯 살 최승현을 한층 더 성숙시켰다.


다친 손은 어떤가. 지금 보니 살 색깔이 다르다.
(손은 바라보며) 많이 회복됐다. 살점이 거의 스시 한 점 정도로 날아갔었던 거에 비하면 많이 나은 거다. 핏줄이 끊어져 이어 붙였을 정도였다. 안전유리 아니였냐고? 강화유리여서. (웃음) 정호빈 선배님과 1대 1로 맞붙는 신에서 나오는 피가 실제 내 피다. 솔직히 더 세게, 잔인하게 찍었던 터라 그 신이 애착이 많이 간다. 2주 입원 후에 재촬영을 하는데도 다치는것에 대한 공포심이 남아있더라. 내 몸이 먼저 긴장을 하고 있더라고.


그 고생을 했는데도 참 장난끼가 많은 것 같다. 무대인사에서 평소 별명인 빙구탑으로 변신하는 것 하며.
하루 15번씩 무대 인사를 하는데 분위기가 너무 딱딱 할 때마다 관객들에게 재미를 드리기 위해 하는 포즈다. 사실 현장에서너무 힘들고, 춥고, 스태프들도 고생을 많이 하니까 배우로서 재미있게 해줄 수 있는게 뭐 없을까 해서 장난을 많이 쳤었다. 그 버릇이 남아있는 것 같다.


이쯤해서 물어보자. 어떤가.첫 주연작으로 나선 느낌이.
당연히 ‘포화속으로’와는 다르다. 그 전에는 선배님들과의 호흡도 많았고, 내가 못하는 부분은 물어 볼 수 있었지만 ‘동창생’은 배우들과 만나는 신이 별로 없었거든. 같이 나온 윤제문, 조성하 선배님하고도 2,3신이 다였다. 심지어 여동생으로 나오는 김유정하고는 4일 정도밖에 못 만났다. 혼자서 상상으로 촬영한 게 많은 영화여서 괴롭고, 머리 아팠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으니까.


흥행적으로는 출발이 나쁘지 않다.
사실 음악도 그렇고 상업적인 것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동창생’도 흥행에 대한 자신감보다는 하고 싶어서 한 거다. 이 영화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내내 연민이 느껴졌다. 이런 말 하면 안 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절대 내가 해서는 안 되는 영화인데 끌리는 거지. 내면 연기가 쉬운 캐릭터가 아니고, 고생도 뻔하고. 하지만 안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
구조나 장르상 멋있게 보일지는 몰라도 불쌍하고 애잔한 캐릭터다. 미완성에 나약함이 더해진 느낌이었다.

언론시사회 후에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부터‘의형제’가 겹친다는 반응도 있었다.
영화의 분위기와 공기, 캐릭터가 분명 다른데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 아마도 북한을 소재로 해서 인 것 같다. 나는 전혀 다른 부분을 먼저 봤다. 일단 소재가 독특한 부분이 있었다. 심지어 ‘동창생’은 ‘은밀하게 위대하게’보다도 먼저 나온 시나리오였다. 솔직히 그 영화가 먼저 개봉하게 돼서 극장에 가서 보고나니 뭐랄까 안심이 좀 됐다. 굉장히 많이 달랐거든. 그런데 후반 작업을 하면서 빠진 부분도 있고, 명훈 캐릭터가 너무 착해진 거다. 그런 아쉬움은 분명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팬들이 봐야하니까 15세 관람가로 내리긴 했지만 촬영자체는 19금이다?
액션 정도가 잔인한 면이 없지 않았다. 북한에서 훈련받는 부분은 모두 빠졌으니까. 예를 들어 아킬레스건 따는 장면이나 격투 장면은 상당부분이 부드러워졌다. 감독님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먼저 개봉한 영화에 그런 장면들이 들어가 있으니, 구조나 소재가 달라도 그런 부분은 빼야 한다고 보신 것 같다. 은근 매정하시다.


영화를 본 멤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내가 가장 형이라서 뭐라고 하지는 않더라.(웃음)단지 시사회 후부터 “리명훈 동지”그러면서 내 액션을 막 따라하고 그런다. 그게 얼마나 각 잡힌 액션인데 장난을 치는지 원.


그렇다면 멤버 중에서 연기를 한다면 가장 잘 할 것 같은 사람은 누군가.
다 잘할 것 같다. 또 빅뱅 친구들은 보통이 아닌 아티스트라고 생각한다. 무대에서 그 정도 끼를 표출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 이 정도의 연기는 하지 않을까. 일단 멤버들이 각자 표현방식이라든지, 자기 안에 확신이 강해서 연기를 기본 이상은 할거다.


출연작마자 죽는 징크스가 생기고 있다.
시나리오 상으로 애초부터 그렇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불만은 전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확고한 원칙은 생겼다. ‘동창생’처럼 내면으로 깊게 들어가는 캐릭터는 이제 그만이라는거다. 그전에는 이왕 갈 꺼면 끝까지 들어가는 바닥까지 헤집는 캐릭터를 선보이고픈 욕심이 컸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변신이 아니니까. 이제는 멜로까지는 아니어도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선보일 것 같다.


드라마 ‘아이리스’때문 하더라도 연기돌에 대한 시선이 좋지 않았다. 지금은 누굴 경쟁상대로 보나.
솔직히 없다. 자만해서가 아니라 ‘아이리스’때 받았던 그런 시선과 반응들이 내가 택하는 작품에 영향을 많이 끼쳤거든. 뭐랄까 더 진지하고 심오한 작품을 골랐던 것같다. 이번 영화의 경우도 대사가 거의 없지 않나. 그래서 내가 만든 대사가 있었다. 리명훈이라는 캐릭터에 들어갈수록 답답하고, 그의 침묵이 괴롭더라. 내가 리명훈이라면 했을 것 같은 대사들을 감독님께 말했더니 수긍해 주셨다.


예를 들면 어떤?
엔딩 부분에 했던 “시키는대로 다 했잖아요.”같은 것. 극중 친구로 나오는 한예리에게 “나 친구 같은거 없어. 어울리지 않아.”그런 건 다 내가 만든 거였다. 나는 정식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어서 대사로 감정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게 너무 괴롭더라. 결과적으로는 ‘동창생’의 침묵이 자극이 됐던 것 같다.

극중 리명훈은 끝까지 지켜야 할 대상으로 혈육인 여동생을 챙긴다. 배우 최승현은 어떤가.
당연히 내 삶이다. 그래서 본명을 더욱 아끼고 싶어서 ‘탑(T.O.P)’를 쓰는 것 같다. 뭐랄까. 너무 드러내면 안 좋을 거란 믿음? 그래서 영화에서도 탑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고, 그 감성으로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주위의 반응은 연기로서 보이는 건 본명 그대로 가자고 해서 걱정이다. 생각해봐라. 누구나 다 나를 탑으로 알고 있는데, 갑자기 본명을 쓰면 배우로서 전향하는 것 같지 않나. 나는 탑인데. 안 쿨 해 보이면 어쩌라고.(웃음)


자기애가 강한건가. 그래서 엄마한테 사드린 가방에도 T.O.P라고 새기고 그런걸 보면.
난 자아가 강한 편이다. 어릴 때는 더 심했다. 그래서 누나한테 엄청 맞고 자랐다. 지금 생각해 봐도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 가방 사건(?)은 그때만 해도 그게 굉장히 쿨 한 것 같아서 한 짓이다. 요즘에는 그냥 가방만 사드린다. 그랬더니 더 좋아하시는 것 같다.


가수로서의 삶은 어떤가.
사실 나는 음악에서 시작된거나 다름없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연기와의 사이에서 중심을 유지하려고 많은 노력을 한다. 물론 무척 혼란스럽기도 하다. 아무래도 2가지를 다 잘 하고 싶다가도 한쪽에 집중하다보면 하나가 소홀해지니까. 하지만 지금은 둘 다한테서 자극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연기를 하고 싶으면 또 무대가 그리워지고, 음악을 하다보면 연기가 하고 싶다.


가수 중에서도 래퍼다보니, 그런 리듬감이 주는 연기의 장점도 있을 테니까.
음악이 기반인 큰 몸동작에 익숙해져서인지 몇몇 사람들 앞에서 액션을 해야 된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솔직히 굉장히 부끄럽더라. 그걸 이겨내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무대위의 퍼포먼스는 어릴 때부터 익숙하니까 편했는데, 연기는 반주 없이 노래를 하는 느낌이 많았다. 게다가 나는 독특하게 생겼잖나. 굳이 나누자면 원숭이상? 그걸 자세히 드러내는 연기를 해야 하니 고충이 많았다. 평범한 것을 하기 에는 방해가 되는 외모니까. 특수한 소재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을 잘 살리는 연기를 해야지.


무슨 소린가. 팬들이 들으면 경악할 소리다.
잘 생기지 않았다는 건 스스로 자각하고 있다. 내가 정말 엄두를 못내는 장르가 사극이다. 사극이 들어오면 내용이 너무 재미있고 좋아도 할 수가 없다. 언젠가 내가 사극에 도전한다는 오보가 났는데, 정말 인상적인 댓글이 달렸다. ‘탑이 사극을? 푸하하’ 하기 싫은 장르? 장르는 안 가리지만 부잣집 아들 역할은 정말 싫다. 어울리지도 않고.

극중 학교생활 부분을 보니 실제 최승현의 학창 시절이 궁금해졌다. 어땠나.
단체생활을 잘 못했던 편이다. 어울려다니는 친구들 위주로만 다니고. 사교적이지 않아서 지금의 내 밝은 모습을 그 당시 친구들이 본다면 좀 놀랄 것 같다. ‘동창생’을 찍으면서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미안했던 신이 바로 담임선생님의 팔을 꺽는 거였다. 그 당시 실제로도 못 해본 반항(?)이기도 하고, 그 신이 실제로 그 정도로 팔이 돌아가야 하는거라 선생님 역할을 하신 선배님이 연신 뿌리는 파스를 바르시는데....정말 죄송했다.


리명훈이 애잔했던 것 뭐랄까. 또래가 누려야 할 일상들을 경험해 보지 못해서였다. 그런 점은 본인과도 많이 비슷할 것 같은데.
그런점은 나랑 닮아있어서 표현하기는 쉬웠다. 인터뷰를 할수록 나랑 닮아서 더 끌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처음에 제목만 보도는 학원 로맨스인줄 알고 읽지도 않고 몇 달을 그냥 나뒀었다. 그러다가 대만 투어중에 그래도 읽어는 보자고 들었다가 완전 매료된거지.


배우로서 여러 장르를 하다보면 여배우와의 작업도 많아질 텐데. 꼭 함께 하고 싶은 배우가 있나?
(한참 생각하더니)진짜 없다. 그냥 내 앞가림이나 잘했으면 좋겠다. 누구를 고른 다기 보다는 배역에 맞는 사람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인데, 사심이 들어가면 안된다고 본다. 굉장히 긴장하고, 예민한 성격이라 연기가 안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남자배우로는?
여배우가 없는데, 남자가 있겠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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