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단풍이 산을 내려오면
낙엽도 뒤따라 내려온다
정수리부터 시작된 탈모로
속살이 드러나는 산
능선의 나목 성긴 숱 사이로
하늘이 숭숭 샌다
굽 높은 신발을 벗은 듯
키가 작아진 산을 보니
그동안 녹음綠陰이
까치발을 서고 있었구나
글·사진= 한종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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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종인
LG에서 서울신문사로 옮겨 기자로 일했다. 명지전문대 교수를 지내고 '한국산문'으로 등단했다. 저서로 사진과 시로 쓴 들꽃과 자연이야기 '포톡스'가 있다. 경기 광주 산동네 시어골에서 밭농사 글농사 함께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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