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준 가장 큰 스승은 개였다”는 환경운동가 배병호
“감동 준 가장 큰 스승은 개였다”는 환경운동가 배병호
  • 김두호
  • 승인 2009.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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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을 생태보상의 날로 외치며 환경운동 실천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우리나라는 시민단체 공화국이다. 3년 전 정부기관이 집계한 등록 단체 숫자가 전국에 6천32개나 됐다. 그 중에는 불요불급(不要不急)한 단체도 많지만 뚜렷한 목표와 정체성을 가지고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단체나 지도자도 많다. ‘지구살리기 22’의 배병호 추진위원장(51)은 환경운동을 스스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환경운동가로 22라는 숫자에 특별히 뜻을 둔 환경운동 사업을 다채롭게 전개하고 있다.

 

그가 기획하고 추진하는 수십가지의 환경운동 가운데 대표적인 운동이 생태보상운동이다. 1907년 나라를 구하기 위해 국채보상운동을 펼쳤듯이 대한민국은 이제 죽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생태보상운동의 모범국가로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간이 자연생태계에 저지른 수많은 잘못을 반성하고 보상하는 차원에서 매년 7월 22일을 인류가 금식하는 생태보상의 날로 정해 유엔에서 공식 제정토록 추진하는 사업이다. 22일에 집착하는 배경은 ‘물의 날 ’ ‘지구의 날’ ‘생물다양성의 날’ 등 유엔이 제정한 환경 관련 기념일이 대부분 22일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생태보상운동을 비롯한 환경운동은 인간이 공기와 물과 땅에 대한 소중함과 고마움을 자각하고 오만과 탐욕을 절제하고 자제하는 정신운동에서 비롯되어야 한다고 호소한다. 말과 글로 소통한다는 인간들이 오히려 질서정연한 하등동물들보다 소통이 더 안되는 탐욕주의 사회를 만들어 생태계를 괴롭히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장애인 복지사업이나 동물 복지운동에도 각별한 집념을 가지고 활동해 왔다. 10년 넘게 채식생활을 하며 언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배낭에는 쓰레기 주머니와 물 컵을 넣고 다닌다. 제대로 썩지 않는 털까지 깎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수염을 기르거나 세숫물까지 아끼며 산다. 서울 대방동에 있는 그의 사무실 테이블 앞에는 주먹 크기의 돌멩이 하나가 놓여있고 그 돌 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태안에서 온 돌입니다. 잊지 맙시다’

 

 

사무실 공기가 너무 덥다. 선풍기도 돌리지 않는가?

환경운동은 근검절약이 필수 정신이다.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정책과제로 내걸었다. 환경운동이 한층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의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꼴찌다. 석유수입 4위에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에서 각각 9위, 세계 평균 기온 상승도 2배에 이른다. 그래서 ‘지구살리기 22 - 생태보상운동’이 절대로 필요하다.
 

그것은 어떤 운동인가?

22는 유엔이 물의 날(3월 22일), 지구의 날(4월 22일), 생물다양성의 날(5월 22일), 에너지의 날(8월 22일). 자동차 없는 날(9월 22일)로 제정한 날짜인데 비어있는 달이면서 생태계가 가장 활기왕성한 절기인 7월 22일을 생태보상의 날로 제정토록 추진하자는 사업이다. 생태보상운동은 인류가 자연에 준 피해를 반성하며 하루 금식 운동을 하고 그 절약기금을 자연생태계 보호사업(녹색기금)에 돌려주자는 캠페인이다. I.T(정보통신)를 접목한 환경캠페인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I.T강국인 대한민국에서 불길이 번져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이 지구를 살리자는 세계 시민운동의 중심축이 되어 생태보상운동을 시작해야한다.

 

 

 

 

 

 

 

 

 

환경운동은 끝이 보이지 않는 운동이다. 인류를 대상으로 하는 환경운동이어서 부담이 큰 사업 같다.

환경운동은 인간 개개인의 각성과 실천운동에서 출발하는 운동이다. ‘지구 살리기 22’가 추진하는 생태보상의 날 추진사업도 알고보면 시민과 인류 개개인의 각성을 촉구하는 정신운동이고 새마음운동이다. 나는 물과 에너지, 오염물인 세제를 절제하기 위해 주로 검은 옷을 입는다. 털도 오염물이어서 수염을 안 깎는다. 주머니와 배낭에 쓰레기를 주워 담는 봉투를 가지고 다닌다. 나 하나라도 석유와 배기가스를 줄여야한다는 신념으로 자가용 없이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다닌다.

 

그 동안 어떤 사업을 해왔는가?

금년들어 지난 3월 한강 선유도에서 유엔 ‘세계 물의 날 기념 한강 가꾸기’ 캠페인 행사를 주관했다. 또 지난 5월에는 유엔 생물다양성 총회 유치를 위한 ‘2009 DMZ 한강생태음악회’를 열었다. 그밖에 깨끗한 한강 가꾸기 시민운동을 겸한 한강생태음악회는 꾸준히 해 오던 사업이다. 개인적으로는 양평 국수리 생태마을 기획작업 등이 있다.

 

환경운동은 언제부터 시작한 것인가?

나는 대학(계명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다. 실내건축을 비롯한 공간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생태계와 환경문제에 관련된 주제는 음악과 함께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대학시절 락 밴드의 베이스 주자로도 활동하며 음악이 내 영혼의 중심에 스며들었다. 음악은 자연과도 밀접한 소통관계에 있다는 내나름의 느낌을 가지고 있다. 한 때 배창호 감독의 영화 <젊은 남자>의 음악감독과 O.S.T를 맡기도 했고 음반회사(도레미레코드)의 기획실장으로 환경 관련 행사를 후원하는 환경운동 엔터테이너 역할도 해보았다.

그러나 생태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결정적인 내 인생의 변화는 불구가 된 개 ‘반야’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반야’는 개 이름인가?

아프리카에서 사자 사냥을 하는 강인하고 용감한 수렵견 품종인 로디지아 리지백이라는 명견이다. 이름은 그 개의 심성을 감안해 어느 스님이 반야라고 지어주었다. 나는 1998년 경동대학의 산학벤처연구소 소장일을 맡아 한동안 속초에서 살았다. 반야는 그곳에서 교통사고로 다리 한쪽을 못 쓰는 장애견일 때 만났다. 버림받은 그와 가족이 되어 살면서 한 마리의 개가 보여준 아름다운 생명 공존의 사랑과 배려를 통해 동물과 모든 생태계의 위대한 정신을 접했다.

 

구체적으로 반야가 보여준 사랑과 배려는 어떤 것들인가?

그는 불구인 자신을 돌보아준 나에게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에도 새벽까지 집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살았다. 인간이든 짐승이든 먹이를 앞에 두면 양보나 배려를 잊게 되는데 반야의 밥그릇은 고양이 쥐 새까지 날아와 나누어 먹었다. 어느날 한쪽 다리가 없는 작은 장애견이 반야 집안에 새끼를 네마리 낳았다. 반야는 자신의 단칸방인 PVC로 만든 집과 음식을 장애를 가진 임신한 개에게 양보를 하였고 엄동설한에 밖에서 눈비를 맞으며 보냈다. 반야도 암캐였다.

 

 

 

 

그렇다면 사람보다 더 자비로운 짐승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 그는 어느 날 두 번째 교통사고로 쓰러졌다. 걷지도 못하고 의식불명의 중상을 입은 그를 두고 아내를 설득해 3백70만원의 치료비를 쏟아가며 부서진 골반까지 섬세하게 쇠를 박아가며 봉합하는 수술로 그를 구제했다. 힘들어 하는 가족의 부담을 들어주기 위해 반야를 안고 며칠간 유랑을 한 적도 있다. 그는 나중에 동네에서 가장 멋진 진도개를 만나 임신을 했지만 수술로 골반기능이 정상적이지 못해 제왕절개로 새끼를 낳았다. 9마리 중 두 마리를 살려냈는데 자식을 양육하고 교육시키는 반야의 행위들이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며 사냥을 하고 생존하는 지혜를 심어주는 것들이었다. 원래 반야의 종족은 유럽인들이 아프리카로 가져가 품종을 개량한 것인데 24시간 물 한 모금 먹지 않고도 임무를 다한다는 특질의 명견이다.

 

동물보호도 자연보호 운동과 나누어 생각할 수 없을 것 같다. 반야는 어떻게 되었는가?

10년만인 작년 10월에 자연사했다. 용문산이 보이는 양평의 숲속에 묻어주었다. 나에게 장애인 복지사업과 함께 동물 복지와 생태 복지에도 관심을 갖게 해준 계기였다. 2005년부터 장애인단체 곰두리자원봉사연합의 사업기획을 맡아 장애인 가족되기 연중 캠페인인 ‘희망나누기 인연맺기’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해왔다.

 

동물보호든 자연보호든 모두가 생태계를 살리자는 운동이다. 그러나 인간의 보다 풍요롭고 발전된 생활환경을 위해서라면 경우에 따라 생태계 보호보다 우선해서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라 모든 생태계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먼저 해야 한다. 동식물이 모두 인간과 함께 공기와 물과 땅을 공유해서 살 권리가 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지 전부가 될 수 없다. 인간들이 꾸준히 파괴해온 생태계를 보상해야한다는 점에서 ‘생태보상의 날’ 제정은 꼭 필요한 사업이다. ‘지구살리기 22’라는 단체는 지구상 최초로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 아니라 생태계가 주인이라는 것을 선언한 단체로 보면 된다. 생태보상운동은 생태복지운동과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가 사회복지는 세계 28위인데 생태복지부문은 162라는 기록이 있다. 그 부끄러움을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생태보상운동은 우리나라가 주창하며 앞장서야한다.

 

생태보상운동이라는 거창한 구호를 내걸지 않아도 누구나 당신처럼 환경운동을 생활화 하는 마음씨를 가진다는 것이 소중하다. 쓰레기를 줍거나 세숫물까지 아낀다는 근검 생활에 불편함은 없는가?

산을 오르거나 공중 장소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은 용기가 필요하다. 아직도 그런 행동이 우리 사회에서는 드물게 보여 오히려 할 일 없는 사람으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환경을 함부로 오염시키거나 오만하고 부당한 탐욕주의자를 보면 화를 내고 다툴 때가 있다. 언젠가는 성직자의 식탐행위를 보고 많은 사람 앞에서 망신을 준 적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불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 지나친 냉방이나 난방으로 움직이는 지하철을 탈 때가 그렇다.

 

 

 

 

환경단체나 환경운동가는 물론 여러 시민 단체 중에는 정체성이 모호하고 순수성을 잃은 활동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생태보상운동도 목적이 뚜렷하지만 사회적인 공감을 받아내기까지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나는 태어난 지 8개월만에 아버지를 여의었다. 아버지는 신발유통판매업으로 경상북도에서 한때 개인소득세를 가장 많이 냈다는 김천의 소문난 부자였다. 장날이 되면 시장에 오는 산골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마솥에 밥을 해서 베푸는 삶을 사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나는 아버지의 정신을 생태계를 위하는 정신으로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생태복지를 위한 행사를 추진하며 그들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그려보다가 혼자 감동에 빠져 울 때도 있었다. 생태보상운동은 나에게 사랑과 봉사정신의 연장선에서 택한 길이기 때문에 묵묵히 추진해나갈 것이다.-

 

[인터뷰이 나우] 환경운동가 배병호(사) 생물다양성한국협회 사무처장은 “분단과 전쟁의 상징인 DMZ를 생태평화와 생태통일지대로 만들자”는 구호 아래 오는 7월 27일 DMZ(비무장지대) 탄생 60주년을 맞아 국내외 시민들이 참여하는 생태띠잇기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사) 생물다양성 한국협회와 DMZ생태띠잇기 회갑 시민위원회의 공동 주최로 추진하는 이번 행사는 주최측이 2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련해 2014년 제 12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총회를 남북이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아울러 분단의 상징인 DMZ를 지구촌 생태평화지대의 상징으로 부각하기 위해 ‘남북 DMZ 회갑 생태띠잇기’ 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년부터 임진각 평화누리공원과 강화도 등지에서 매년 시행해온 생태띠잇기 행사는 올해부터 해외동포들이 많이 살고 있는 미국 지역에서도 개최하고 국내에서 개최될 본 행사도 비무장지대(DMZ)의 서쪽과 동쪽지역에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생태띠잇기를 범국민적, 범민족적, 범지구적인 행사로 펼칠 계획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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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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