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유사 접목 통해 '케데헌 시즌2'의 세계화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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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26년간 해외 한국학을 개척해온 정진원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연구교수(K Classic 콘텐츠 연구소장)가 해외 학술대회에서 고전 문학 ‘삼국유사’를 접목한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지난 2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교에서 개최된 유럽 한국어교육자협회(EAKLE) 창립 20주년 기념 제11회 국제 워크숍에 참석해 ‘삼국유사가 이끄는 한류학의 미래 - '케이팝데몬헌터스'가 채우지 못한 깊이와 시즌 2의 세계화 전략’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 정 교수는 2026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 등을 수상한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를 '삼국유사' 시각에서 조명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정 교수는 먼저 작품 속 핵심 대립체인 ‘귀마(鬼魔)’가 한국어 자연 어순인 ‘마귀’를 뒤집은 중국어식 표기임을 지적하고, 저승길을 안내하는 안내자여야 할 사자보이즈(使者 Boys)가 사람의 넋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잘못 그려진 점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등장인물인 '루미'는 천관녀(天官女)·도화녀(桃花女)·처용의 아내·비형랑(鼻荊郞)의 4중 원형, '진우'는 길달(吉達)·역신(疫神)의 복합 원형으로 재해석했다. 케데헌이 품고 있었으나 미처 펼치지 못한 신화적 깊이를 '삼국유사'로 복원해 시즌 2의 캐릭터 구축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또 수로부인 설화 속 백성들이 ‘해가(海歌)’를 불러 용왕을 감화시킨 원리가 오늘날 글로벌 K-팝팬덤의 집단적 결속력과 일맥상통한다는 학술적 논거를 제시했다.
발표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한국학자들은 삼국유사와 현대 콘텐츠의 결합 방식에 주목했다.
인스부르크 대학교 강신형 교수는 "삼국유사와 현대 K-콘텐츠 등장인물을 공시적·통시적으로 연결해 고전 서사의 원형이 영화 속 캐릭터로 계승됨을 보여준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시카고 일리노이대학교 김한애 교수는 "작품 속 요소들이 실제 역사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후속편에서 보다 정확한 재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한 인디애나 노트르담대학교 윤연희 교수는 "귀마가 중국어 어순에서 유래한 점, 사자보이즈가 안내자가 아닌 포식자로 그려진 점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으며,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 박희영 교수는 "'삼국유사'와 일연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감, 연륜 있는 카리스마로 흥미롭게 전개되는 발표가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EAKLE은 2007년 폴란드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첫 대회를 시작한 이래 유럽 전역을 순회하며 한국학 연구를 견인해 왔다.
약 200명의 학자가 참여한 이번 총회에서는 파리 시테 대학교 김진옥 교수가 신임 회장으로 선출됐으며, 제13회 대회는 2028년 튀르키예 에르지예스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국어학자이자 철학자인 정 교수는 터키 에르지예스대학교 한국학과, 헝가리 ELTE대학교 한국학과, 서울대학교 규장각, 고려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교수를 역임했다.
정 교수는 월인석보·삼국유사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국내와 유럽을 중심으로 강의와 글쓰기를 통해 이어오고 있다. 2000년부터 26년간 해외 한국학 학술대회 발표와 특강, 외국 학생들과 한국 유적지 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연구교수·K Classic 콘텐츠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 '월인석보, 그대 이름은 한글대장경', '석보상절, 훈민정음 조선대장경의 길을 열다', '삼국유사, 여인과 걷다', '자장과 선덕여왕의 신라불국토 프로젝트', '삼국유사, 원효와 춤추다' 등이 있다. 본지에 연재했던 칼럼을 모은 '노래하는 삼국유사'와 '조선대장경, 월인석보의 향기' 출간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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