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人 동정] 정진원 교수 "훈민정음과 불경 언해본, 조선의 집단 지성 합작품"
[Interview人 동정] 정진원 교수 "훈민정음과 불경 언해본, 조선의 집단 지성 합작품"
  • 김리선 기자
  • 승인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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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광사서 '훈민정음과 불경 언해본' 특강

'Interview人 동정' 은 <인터뷰365>가 인터뷰한 인물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특강 중인 정진원 동국대 세계불교학연구소 연구교수/사진=정진원 제공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정진원 동국대 연구교수(세계불교학연구소)가 최근 서울 잠실 불광사에서 '훈민정음과 불경 언해본 : 세종과 세조, 신미대사와 온 백성이 함께 만든 위대한 유산'을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강연에서 정 교수는 "'월인석보'를 비롯한 훈민정음 불경은 조선의 임금과 승려, 집현전 학자, 궁궐 여성과 이름 없는 백성 모두 참여한 조선의 집단 지성 합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석보상절'과 '월인석보'는 단순히 불경을 넘어, 훈민정음이 모두의 문자로서 백성들의 삶 속에 뿌리내렸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라며 "조선의 다양한 계층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로서 인류의 집단 지성과 문화적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는 이러한 가치를 재조명해 이 위대한 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추진 중이고 현재 세상을 석권하는 K pop과 한류학이 바로 한글의 모태"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석보상절과 월인석보로 문학박사를 받은 국어학자이자 삼국유사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은 철학자다.

지은 책으로 '월인석보, 훈민정음에 날개를 달다', '월인석보, 그대 이름은 한글대장경', '석보상절, 훈민정음 조선대장격의 길을 열다', '삼국유사, 여인과 걷다', '자장과 선덕여왕의 신라불국토 프로젝트', '삼국유사, 원효와 춤추다' 등이 있다.

헝가리 ELTE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서울대 규장각과 고려대 한국학연구소 교수, 터키 국립 에르지예스대 인문대학 한국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학교 세계불교학연구소 연구교수, K Classic 콘텐츠 연구소 소장 등을 맡아 한국의 인문 고전과 불교문화를 전파하는데 힘쓰고 있다. 

정 교수는 오는 9월 영국 맨체스터 랭카셔대학교의 '제1회 한국학 국제학술대회'에 초청받아 '한국학에서 한류학의 시대로'라는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 다음은 정 교수가 강연한 '훈민정음과 불경 언해본 : 세종과 세조, 신미대사와 온 백성이 함께 만든 위대한 유산' 전문이다. 

1. 모두를 위한 문자, 훈민정음과 월인천강지곡

우리는 흔히 훈민정음을 세종대왕 혼자 창제했다고 생각하지만, 그 문자가 곧바로 방대하고 위대한 석보상절 월인석보 등 조선시대 한글 불경으로 꽃피울 수 있었던 것은 고조선 이래 고려까지 국교로 삼아온 불교 정신문화의 저력 덕분입니다. 고조선의 석제환인 기록부터 고려 대장경까지 불교의 깊은 역사 속에서, 그 방대한 지식과 사상이 우리 모두의 유전자에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위한 문자를 만든 후, 이를 널리 보급하고자 600곡에 가까운 '월인천강지곡'을 직접 지었습니다. 이는 한 개인의 창작을 넘어선, 온 백성 모두 참여한 위대한 문화적 창조였습니다.

2.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훈민정음 최초의 불교 책 '석보상절'과 '월인석보'

유교를 국시로 삼은 초창기 조선에서 불경을 한글로 편찬하는 일은 큰 명분이 필요했습니다. 그 명분이 바로 세종의 왕비였던 소헌왕후의 극락왕생 발원이었습니다. 이러한 명분 아래, 세조는 '석보상절'과 '월인천강지곡'을 합하여 '월인석보'를 편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 작업은 세조 개인의 업적을 넘어, 조선의 지식과 문화가 총동원된 공동의 창작이었습니다. '월인석보' 서문에는 세조와 함께 편찬에 참여한 신미를 비롯한 11명의 불교 자문단 이름이 명확히 기록되어 있으며, 이는 당대 최고 전문가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집단 지성의 산물임을 증명합니다.

3. 신미대사와 숨은 공신들, 궁궐 여성과 이름 없는 백성

이 위대한 불경 편찬 사업에는 유교와 불교에 통달한 학자들뿐만 아니라 왕비부터 궁녀에 이르는 궁궐 여성들과 이름 없는 백성들의 땀과 노력이 함께 녹아 있습니다. 세종의 왕비 소헌왕후가 한글 불경 편찬의 시작을 열었다면, 세조의 왕비 정희왕후는 간경도감의 불경언해를 세조의 뜻을 이어 완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세조의 며느리 정빈 한씨(인수대비)는 '능엄경언해'와 '금강경언해' 교정과 직접 ‘내훈’을 한글로 지은 훈민정음 대학자였습니다.다. 또한 궁녀 조씨 두대는 '능엄경언해' 간행을 도왔으며, 세조의 후궁 숙의 박씨 또한 '금강경' 언해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문헌 기록에는 '말동이'와 '그믐이'와 같은 평범한 백성들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이들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글자를 새기고 소리내어 읽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더많은 백성들이 인쇄에 필요한 활자 제작, 종이 생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보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4. 조선불교대장경, 모두의 지혜로 탄생한 위대한 세계유산

'석보상절'과 '월인석보'는 단순히 불경을 넘어, 훈민정음이 모두의 문자로서 백성들의 삶 속에 뿌리내렸음을 증명하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이 책들은 조선의 다양한 계층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로서 인류의 집단 지성과 문화적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가치를 재조명하여 이 위대한 유산을 세계에 알리고 있습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추진 중이고 현재 세상을 석권하는 K pop과 한류학이 바로 한글의 모태입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leesun@interview36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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