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연수의 흑백 포토에세이] 남한산성서 맞이한 2026년 새해 일출
[원연수의 흑백 포토에세이] 남한산성서 맞이한 2026년 새해 일출
  • 원연수 사진작가
  • 승인 2026.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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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새해 [원연수의 흑백 포토에세이]는 유구한 역사 속에 살아 숨 쉬는 남한산성에서 시작됩니다. 신비롭고 환상적인 자연의 숨결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사진작가 원연수는 새해의 다짐과 함께 산성이 품고 있는 깊고 웅장한 이야기를 사진과 글로 전합니다. [편집자 주] 

일출 포착. 포수처럼 일출의 강렬함을 셔터 소리와 함께 카메라 속에 고스란히 담아본다. ⓒ원연수 

인터뷰365 원연수 사진작가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매년 반복되는 일출이지만, 잿빛 도시를 벗어나 남한산성에서 차가운 새벽 공기를 마주하니 새로운 시작을 염원하는 마음은 인간 본연의 소망임을 새삼 느낀다. 다가오는 한 해를 더욱 겸허한 자세로 맞이하라는 무언의 메시지가 산성 곳곳에 스며 있는 듯하다.

나무와 산에 가려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해돋이는 매서운 바람 속에서 청색의 빛을 띠며 모습을 드러낸다. 추운 겨울의 희망처럼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태양은 어둠 속 세상을 천천히 밝힌다.

어둠 속 세상을 천천히 밝히는 해돋이 ⓒ원연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풍경

산성 위에서 내려다본 마을 풍경. ⓒ원연수 

역사의 흔적을 뒤로 하고 산성 위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다. 집들이 예전보다 더 늘었다. 오래된 성벽과 새로 들어선 집들은 서로 다른 시간을 품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대화를 나누는 듯하다.

언 몸을 풀기 위해 산성 인근에서 이맘때면 떡국을 파는 집에 들렀다. 따뜻한 떡국의 떡을 씹는 순간, 새해마다 어머니가 내어주시던 떡국이 떠올랐다.

국물 속에서 번져오는 그리움은 깊고 따뜻했다. 돌아가신 어머니의 손길이 잠시 되살아나는 듯했다. 떡국은 추억의 온기를 담아내며 외가집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온다.

남한산성 인근에서 맛본 따뜻한 떡국 한 그릇. 새해마다 어머니가 내어주시던 떡국의 기억이 국물처럼 깊게 번져온다. ⓒ원연수 

남한산성 행궁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47일간 머물렀던 행궁. 잘 보존된 건물은 지금도 역사의 숨결을 품고 있다. ⓒ원연수 

남한산성에는 병자호란의 격랑 속에서 인조가 47일간 머물렀던 행궁이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잘 보존된 건물은 단순한 유적을 넘어, 역사의 숨결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공간임을 말해준다.

다시 발길을 옮기면, 돌 하나하나에 세월을 견뎌온 흔적이 담긴 성벽이 이어진다. 성벽의 줄기는 마치 시간의 뼈대를 드러내듯 묵묵히 역사를 지탱하고 있다. 

세월을 견뎌온 돌 하나하나가 이어진 성벽. 용의 형상을 닮은 성곽은 묵묵히 역사를 떠받치고 있다. ⓒ원연수 

남한산성의 웅장한 성곽 너머, 산성 깊숙이 숨겨진 자연 그 자체의 세계를 작품에 담는다. 산성 깊숙한 곳에서는 뿌리가 솟아오르고 가지가 서로 얽힌 나무들, 바위를 덮은 이끼가 거칠지만 솔직하게 세월을 말한다. 

작가의 렌즈는 그 순간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자연이 들려주는 생명의 고백을 기록한다. 자연의 숨결을 예술적으로 표현하고 기록하는 것이 사진작가의 길이라 다시금 생각해본다. 

굳건한 역사의 현장 속에서,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는 자연의 본질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바람이다. ⓒ원연수 

 

원연수 사진작가

미국 시카고 레이보그 칼리지 사진과를 졸업했다. 미국서 활동하다가 귀국 후 제일기획, 나라기획, 에드 컴, 동방기획 등 대형 광고대행사에서 사진 담당 간부를 지냈으며, 서울신문사에서 사진 기자로 활동했다. 한국광고대상 사진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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