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65 임성규 기자 = “사진은 감정의 물살을 뚫고 나온 초상이다.” - 추상연 사진작가
강렬한 물의 압력 속, 숨을 토해내는 한 인간의 얼굴. 이는 타인의 얼굴이 아닌, 추상연 사진작가 본인의 자화상이다. 2018년 개인전 'Katharsis'의 대표 이미지이자 포스터에 쓰인 이 사진은, 단 한 컷으로도 그의 예술 세계를 관통한다. 자신의 몸과 감정을 스스로 실험대에 올린 그는, 고통과 해방, 침잠과 분출의 경계를 사진으로 밀어붙인다. 물속에서 터져 나오는 표정은 단순한 비명이 아닌, 감정의 심연에서 길어올린 정화의 순간이다.
추상연 작가는 20년 넘게 수많은 얼굴을 찍어온 인물이다. 카메라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피사체의 감정 곡선을 사진에 새겨왔다. 모델이 된 이들의 삶과 감정을 읽는 일, 그것이 그의 작업의 시작이자 끝이다.
“사람의 결을 느낀 다음에야 셔터를 누른다”
사진이란 ‘겉모습’을 남기는 매체라는 인식이 있지만, 추상연 작가는 그 이면을 찍는다. 그는 피사체와 시간을 공유하며, 말보다 깊은 교감을 이끌어낸다.
“기억에 남는 피사체가 많아요. 특히 30대 중반의 한 여성이 떠오르네요. 처음 스튜디오에 들어올 땐 자신감도 없어 보이고 움츠러들어 있었어요. 그런데 촬영이 끝나갈 무렵에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죠.”
카메라 앞에서 ‘변화하는 사람’을 목격하는 경험은, 작가에게도 늘 새로운 충격이었다.
사진은 '사람'의 기록이다
추상연 작가의 사진에는 늘 ‘사람’이 있다. 인물의 내면을 비추는 빛, 얼굴에 새겨진 서사, 고요한 동작 속에 숨어 있는 감정의 파장. 그는 이를 ‘기록’하고 ‘예술화’하는 데 집중한다.
“저는 누군가의 삶을 담는다는 책임감을 갖고 촬영에 임합니다. 그래서 더욱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 하고요. 사진은 그 사람의 오늘을, 그 순간의 감정을 기록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철학은 자연스레 'Katharsis' 시리즈에도 스며든다. 자신의 얼굴을 담은 이 시리즈는, 마치 거울처럼 작가의 내면을 비춘다.
정체성과 치유의 예술
추상연 작가에게 사진은 곧 자기 성찰의 도구이자 감정의 해소이다. 그는 작업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들여다보며, 동시에 피사체에게도 스스로를 마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사람은 울면서 촬영을 마치기도 해요. 그 감정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기기도 하고요. 저는 그걸 억지로 끌어내지 않아요. 그저 기다리죠. 감정이 떠오르는 그 순간을.”
그의 사진은 ‘감정의 기록’이며, 동시에 치유의 예술이다. 그래서일까. 추상연 작가의 스튜디오를 찾는 이들 중에는 단지 좋은 사진을 원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사람을 찍는 예술가입니다”
추상연 작가는 단순한 사진가가 아니다. 그는 사람을 통해 사람을 표현하는 예술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항상 ‘감정’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어떤 기술보다 중요한 건, 피사체와의 진심 어린 교감이에요. 저는 오늘도, 한 사람의 결을 느끼며 셔터를 누릅니다.”
사진작가이자 추상연스튜디오의 대표인 추상연 작가는 주요 전시로 ▲ 개인전 'Katharsis'(2018, 서울), ▲ 그룹전 'Helio'(2003, 2006, 서울), ▲ 기획전 '5X7'(2004, 서울), ▲ 개인전 'Body; Line… Transformation'(2003, 서울) 등이 있으며, 주요 작업 분야는 바디 사진, 인물 사진, 바디 사진, 예술 사진, 브랜드 이미지 제작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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