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신간] 홍찬선 시인의 ‘서울특별詩4’...시인의 눈으로 일깨운 서울의 과거와 현재
[365신간] 홍찬선 시인의 ‘서울특별詩4’...시인의 눈으로 일깨운 서울의 과거와 현재
  • 김두호 기자
  • 승인 2023.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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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한 시인’ 홍찬선의 ‘서울특별詩’' 연작 4집
- 언론인 출신의 경영학 박사 홍찬선의 인문학 시
최근 시집 ‘서울특별詩 4’를 출간한 홍찬선 시인.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 서울에 살면서 서울의 역사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백제와 조선조의 수도였고 왕조시대가 끝나고 일제 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의 수도가 되기까지 서울 도처에는 600여 년 파란만장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있다. 조선 건국 후 1394년 천도를 했으니 2023년이면 629년의 히스토리를 품고 있다.

최근 시집 ‘서울특별詩 4’를 출간한 1963년생 홍찬선 시인은 충남 아산군 산골에서 태어나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서강대에서 경영학 박사과정, 동국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도 마쳤다. “100세 시대를 준비해왔다”는 그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경제신문, 동아일보를 거쳐 머니투데이에서 북경특파원 편집국장으로 활동하고 은퇴, 2017년부터 인생 2막으로 발걸음을 옮겨놓으면서 시인이 되고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그동안 ‘틈’ ‘독도연가’ ‘서울특별詩’시리즈까지 15권의 시집을 내고 ‘그해 여름의 하얀운동화’ 소설집을 내고, 전공을 살려 ‘20대 대통령을 위한 경제학’ ‘패치워크인문학’등 10여권, ‘내아이 종자돈 1억원 만들기’ ‘비즈니스 경제학’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 등의 번역서가 있다.

문일석 브레이크뉴스 발행인을 통해 기자와 인연이 된 홍 시인이 보내온 신간 시집 ‘서울특별詩’를 받아보고 표지를 넘기자 안쪽 첫 장에 연호가 ’4356년’ 단기로 표기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칠순을 저만치 넘어선 기자가 초등학교 시절에 사용하던 단기를 그는 지금도 즐겨 표기하고 있었다.

홍찬선 시인의 시집 ‘서울특별詩4’ 표지

‘특별한 시인’ 홍찬선 시인의 시집 ‘서울특별詩’시리즈는 ‘서울이 있어 대한민국이 서고 서울특별詩가 있어 대한민국 시가 세계로 달려갑니다’의 부제가 제목 밑에 띠로 달려 있다. 그는 그렇게 자신 있고 보란 듯이 제16시집을 출간했다.

머리말은 “서울이 깨어납니다”로 시작한다.

“주희 성리학의 도그마에 질식돼 국권까지 강탈당한 아픈 역사를 발판삼아 이데올로기의 노예가 되어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은 부조리를 떨쳐내고”로 시작해 “서울이 기지개를 켭니다. 용마산에서 솟은 해가 덕양산으로 지고 관악산에 내린 생명이 북한산 정기 먹어 광화문에서 사람 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한가람 물결 타고 거침없이 펼쳐 흐릅니다. 서울이 있어 대한민국이 서고 서울시가 있어 대한민국이 깨어나고 서울특별詩가 있어 대한민국 시가 세계로 달려갑니다.”

그는 민윤기 서울시인협회 회장이 창간한 월간 ‘시’ 2020년 8월호부터 ‘월간시인’ 2023년 11월호까지 3년 3개월동안 서울특별詩를 연재했다.

‘서울특별詩 4’ 수록시 130편 중에서 두 편의 시를 소개한다.

무노동 무임금의 치외법권 국회의사당

쭉쭉빵빵으로 뻗은 춘양목이 아니라 / 땅을 향해 옆으로 기는 와송 때문일까 /권한만 있고 책임이 없는 국회의원들은 / 무노동 무임금의 치외법권에 안주한다 / 나아가는 배의 뒤인 여의도 서쪽 끝에 세워져 / 일은 하지 않고 싸움박질로 날 샌다는 풍수지리 탓일까 / 동물국회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 부끄러워하는 뱃지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 얽히고 설킨 갈등을 술술술 풀어내 / 너와 내가 함께 어울려 잘 사는 사회 / 두 쪽 난 나라를 통일해 큰 국가 / 이룩하라는 주인의 뜻을 깡거리 무시하고 / 우리와 나라는 없고 오로지 내 편 네 편으로 갈려 / 갈수록 어려워지는 민생과 나날이 심각해지는 대낮 칼부림을 외면한 채 / 멸공봉사를 위한 싸움터가 된 국회의사당 지붕을 뚫고 / 로봇 태권브이가 떨쳐 일어나 세충(稅蟲)이들을 몰아내는 꿈을 꾼다 / 멸사봉공하는 참된 선량들이 일하는 국회의사당을 꿈꾼다

경운궁 살구나무가 전하는 말

경운궁의 중화전 뒤석어당 마당 동쪽에 / 품격 높은 살구나무가 조용히 서서 오가는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 1904년 2월29일 일제가 고종을 분사하려고 불을 질러 /중화전 함녕전 석어당 등 경운궁이 거의 불타 없어졌을 때 / 살구나무는 화마의 손아귀에서 필사적으로 벗어나 / 그날 있었던 일을 눈 맑고 귀 밝은 이들에게 소곤소곤 알려줍니다 / 일제는 대한제국을 집어 먹으려는 걸림돌이 되는 고종황제를 제거하려고 경운궁에 불을 질렀고 / 대한제국을 총칼로 침략한 갑신왜란에 이어 선전포고도 없이 러일전쟁까지 일으켰습니다 / 사백살이 넘은 어르신 살구나무는 삼말사초에 하얀꽃을 멋지게 피워 / 눈과 코와 귀로 사람들을 모아 /잊히고 뒤틀린 역사를 바로잡으러 안간힘을 씁니다 / 경운궁 서문인 평성문 바로 옆의 가시칠엽수와 국립현대미술관 옆에 있는 오얏나무와 함께 올바른 역사를 지킵니다.

한상훈 문학평론가는 45쪽 장문의 시평 ‘서울 장소성의 시학 – 홍찬선의 시세계’를 통해 “이 시집은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찾아내는 탐색의 여정이다. 지형적 공간의 중심인 광화문에서부터 변두리의 작은 동네, 어느 후미진 뒷골목까지 발이 붓도록 돌아다니며 시상을 떠올린 지식인의 보고서다. 동네마다 독특한 보고서가 있고 골목마다 그 나름의 이야기 보따리를 간직하고 있다. 스토리텔링 시대에 딱 어울리는 시집인 것이다” 요지의 평을 올려놓았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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