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제작자 황기성·이우석, 이장호·배창호 감독 등 원로 영화인 자리빛내
- 최인호 작가와의 남다른 인연, 이장호·배창호·안성기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 1970년대 청년문화의 장을 연 최인호(1945~2013) 작가 10주기를 맞아 22일 개최된 '제1회 최인호청년문화상'에서 김애란 작가가 '최인호청년문화상'을 수상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된 시상식에서는 제정추진위원회로 활동한 이장호 감독(최인호청년문화상제정위원장)과 배창호 감독을 비롯, 본지 발행인인 김두호 영화평론가, 영화제작자 이우석 회장과 황기성 회장, 시인 겸 화가 하정열, 유현종 소설가, 문정희 시인, 김정근 미술평론가 등 문화인 등이 참석했다.
특히 배우 안성기도 건강한 모습으로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안성기는 1980년대 배창호, 이장호 감독의 다수 영화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특히 최인호 작가의 원작 영화 출연 작품만 9편에 이를 정도로 고인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1983년 '적도의 꽃'에서 시작해 '고래사냥', '깊고 푸른밤', '겨울나그네', '황진이', '기쁜 우리 젊은 날', '안녕하세요 하나님', '천국의 계단', '구멍' 등이 최인호 원작의 안성기 주연 작품들이다.
최인호청년문화상은 최인호 작가의 문학과 문화예술에 대한 업적을 기리며, 한국청년문화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한 문화인에게 수여한다.
김애란 작가는 '바깥은 여름', '두근두근 내 인생', '달려라, 아비' 등을 썼으며, '두근두근 내 인생'과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날 수상자 김애란 작가는 수상 후 "이상적이고 모범적인 대답을 내놓는 챗GPT와 달리 인간은 때론 자신의 이익과 반대되는 선택을 하고, 어리석을 만큼의 희생과 도전, 그리고 헌신을 하는 존재"라며 "한 문장을 여러 방식으로 경험하는 인간 작가의 한 명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또 "최인호 선생님을 떠올리며 비장함도 쾌활함도 귀했을 어두운 시대에 창작자들이 나눴을 고민과 대화, 농담까지 헤아려보는 요즘이다"며 "고민과 두려움 앞에서 농담하는 인간의 마음, 진담하는 인간의 심정을 아는 인간의 눈으로 여전히 세상을 공들여 바라보고, 서툴고 오류 많은 문장을 적어가도록 노력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이광호 문화평론가는 "김애란 작가는 제도권 문학과 독자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드문 작가"라며 "최인호 작가처럼 문학과 영화 사이를 넘나드는 작가로, 청년의 삶을 미지의 언어로 드러내는 소설 세계를 펼쳐 보인다"며 심사평을 전했다.
최인호 작가는 서울고 2학년 재학 시절인 1963년 단편 '벽구멍으로'로 문단에 데뷔한 후 1967년 단편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후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1973년 28세의 나이에 조선일보에 소설 '별들의 고향'을 연재했고, 얼마 뒤 이장호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다.
100여 편에 이르는 소설을 발표한 최인호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로도 활약했으며, '바보들의 행진', '병태와 영자', '고래사냥', '깊고 푸른 밤' 등은 70~80년대 한국영화의 흥행을 이끌었다.
이번 시상식은 최인호 작가와 서울고 동문이자 문화계 동지였던 이장호 감독과 배창호 감독이 주축이 되어 제정됐다.
이장호 감독은 "최인호는 나와 배창호 둘에겐 일생의 큰 은인이었다. 그 은혜를 갚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오다가 10주기가 되어서야 추모식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 작가를 기억하며 "나는 최인호를 항상 뒤따라서 인생을 살아왔다. 그가 어느 날 장가를 간다길래 결혼 생각이 없던 나도 결혼을 했고, 그가 첫째 딸을 낳고 1년 후 나도 딸을 낳았다. 둘째 아들 역시 그와 1년 차이로 낳았다"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이어 "그는 날 철부지라고 불렀다. 함께 웃고 떠들다가도 그가 쓴 글을 보면 마치 형님처럼 느껴졌다. 그 예술성에 감동했다. 늘 인호가 앞섰고, 난 그를 뒤따랐다"고 회상했다.
배창호 감독은 "이번 시상식이 문화예술계에 작은 길을 터주길 기대한다"며 "천국서 보면서 환하게 웃어줄 최인호 형을 오랫동안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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