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유현목 감독은 28일(오늘) 낮 12시 30분경 경기도 고양시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노환으로 삶을 마감했다.
1925년 7월 2일생인 고 유현목 감독은 황해북도 사리원에서 태어나 중학교 때 서울로 유학해 휘문 중·고등학교를 거쳐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고 유현목 감독은 1948년 대학 재학 당시 최초의 대학 영화서클인 영화예술연구회를 창립하고 처녀작 ‘해풍’을 만들기도 했다.
1948년 임운학 감독의 ‘홍차기의 일생’ 조감독을 맡으면서 영화계에 입문한 고인은 1955년 영화 ‘교차로’를 통해 감독으로서 본격 데뷔했다.
이후 고인은 1961년의 ‘오발탄’을 비롯해 ‘임꺽정’(1961) ‘아낌없이 주련다’(1962) ‘잉여인간’(1964) ‘순교자’(1965) ‘카인의 후예’(1968) ‘분례기’(1971) ‘사람의 아들’(1980) 등 40편이 넘는 영화를 연출해 왔다.
특히 이범선의 동명 단편소설을 영화화한 ‘오발탄’은 1960년대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쟁의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한국 사회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했다는 이유로 5.16 군사정변 이후 한때 상영이 금지되었던 바 있다.
1976년부터 동국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로 재직한 교 유현목 감독은 1990년 정년 퇴임했다. 1995년에는 70세의 나이로 15년만에 신작 ‘말미잘’을 내놓아 찬사를 받기도 했다.
주제의식이 강한 리얼리즘 영화들로 나운규 이규환의 맥을 승계했다고 평가받는 고 유현목 감독은 다수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은 물론 신과 인간의 실존 문제 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