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인터뷰] '콰이어트 플레이스2' 에밀리 블런트 "남편 존 크래신스키 감독, 처음엔 속편 거절"
[365인터뷰] '콰이어트 플레이스2' 에밀리 블런트 "남편 존 크래신스키 감독, 처음엔 속편 거절"
  • 이수진 기자
  • 승인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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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 당시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제작비 20배 거둬 "예상치 못한 큰 사랑 감격"
- 감독인 남편과 배우로 작업 "1편 보다 더 대범하고, 영리하고, 창의적"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이수진 기자 = "소리를 내면 죽는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큰 인기를 모은 서스펜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의 주역인 할리우드 여배우 에밀리 블런트가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선보이게 돼 무척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영화는 2018년 1편 개봉 당시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96%, 제작비 20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까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3년만에 선보인 2편 역시 북미 박스오피스 1위, 2021년 북미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 중이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2'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의 공격으로 일상이 사라진 세상, 소리를 내면 죽는 극한 상황 속 살아남기 위해 집 밖을 나선 가족이 더 큰 위기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속 에밀리 블런트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두려울 것이 없는 엄마 ‘에블린’으로 돌아온다.  

이 시리즈의 연출과 각본을 맡은 존 크래신스키 감독과는 부부다. 전편에서는 함께 부부로 출연해 '환상의 호흡'을 선보인 바 있다. 

에밀리 블런트는 오는 16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 관객들을 위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진행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전담 통역사로 잘 알려진 통역사 샤론 최가 맡았다. 다음은 일문 일답. 

- 전편 이후 3년 만에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속편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가.

"'콰이어트 플레이스'가 예상치 못한 큰 사랑과 호평을 받아서 놀랍고 감격스러웠다. ‘소리 내면 죽는다’라는 단순한 전제의 세계관과 콘셉트에 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고 열광해 줬다. ‘소리’가 영화 속 가장 큰 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작은 소리조차 상상력을 자극하고 사소한 삐걱거림도 예민하게 만드는 등 긴장감을 유발하는 가장 좋은 도구로써 모든 장면에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했던 것 같다.

남편인 존 크래신스키 감독은 오랫동안 후속편 제작을 거절했는데 어느 날 다른 작품 촬영차 하와이에서 같이 지내던 중 2편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얘기했다. 그 아이디어는 너무나 훌륭했고 그렇게 2편이 시작됐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다시 한번 ‘에블린’ 캐릭터를 연기한 소감은?

"에블린이 감당하는 부담감이 엄청나다. 한 발짝 내딛기도 힘든 극한의 상황에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데 자녀를 위해서 어디까지 희생할 수 있는지 영화를 보면 인간의 정신력과 강인함에 대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에블린은 진정한 영웅이고 그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 극중 에블린은 과거의 상처와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인물이자 가족의 생존을 위해 용감히 맞서 싸운다. 이런 복잡한 캐릭터의 내면을 소리 없이 표현하는 것이 배우로서는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다.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영화 속 애보트 가족의 모습이 실제 내 가정생활과 비슷한 점이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에 깊게 빠져들 수 있었다. 내가 진짜 에블린이라고 상상하고, 남편은 죽었고 목숨 바쳐 지키고 싶은 세 아이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하면 굳이 감정을 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쉽게 감정 몰입이 됐다.

그리고 감독이 배우 출신이라 연기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줘서 더 수월하게 작업했던 것 같다. 소리를 덜 내고, 조심스럽게 걷고, 조용히 해야 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연기 훈련이었다. 내 몸짓과 움직임을 인지하며 연기해야 했는데 덕분에 영화 속 생생한 긴장감이 더 잘 살았던 것 같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 시리즈를 통해 남편인 존 크래신스키와 처음으로 감독과 배우로 작업했다. 함께한 소감은?

"전편 촬영 전에 남편에게 “당신 영화 어떻게 찍는지는 알아?”라고 물어봤던 적이 있었다. 과연 이 사람이 알까 싶어서 물었던 건데 촬영하면서 깜짝 놀랐다. 폭풍 같은 창의력에, 카메라를 어디에 놓고 어떻게 찍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영상 연출에 무척 뛰어났다. 각본을 쓸 때 자신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것도 탁월했고, 촬영 현장을 재밌게 만들고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다.

1편을 통해 감독으로서의 역량을 발견했다면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는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1편의 성공으로 자신감의 날개를 달아서인지 더 대범하고, 영리하고, 창의적으로 연출했던 것 같다.

남편과 함께 일한다는 게 처음엔 어색하고 이상했지만 작업하다 보니 호흡이 잘 맞았다. 남편과 같은 영화를 좋아하고, 같은 장면을 좋아하고, 창의적 안목이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 작품에 대한 견해가 잘 맞는다면 배우자와 함께 일하는 건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 전편에 이어 아역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 노아 주프와 함께한 소감은?

"밀리센트 시몬스와 노아 주프는 이 영화의 에너지원이다. 아역배우와 일하면 힘들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는데, 두 배우는 정말 프로페셔널하다. 대단한 집중력과 명석함으로 한두 테이크만에 촬영을 끝내서 언제나 촬영 시간을 단축시켜 줬다. 그리고 너무 착하고 멋진 아이들이어서 비록 영화 속 부모였지만 그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2' 스틸 컷./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킬리언 머피와의 첫 작품이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킬리언 머피는 완벽한 배우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흡입력이 대단하고 순식간에 공기의 흐름을 바꿔놓는 정말 좋은 상대 배우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젠틀하고, 유쾌하고, 착하고, 시인의 영혼을 가진 사람이다. 함께 일하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 2'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을 꼽는다면?

"오프닝 씬을 정말 좋아한다. 극중 에블린이 운전하는 차 앞으로 버스가 돌진하는 장면인데, 차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그 시점으로 상황이 보인다. 감독인 존이 원씬 원컷으로 찍고 싶어해서 연기 동선을 짜고 2주 동안 연습했다. 촬영할 때는 모든 것이 실제 상황이었고 엄청 무서웠지만 지금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전편의 오프닝이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존은 그에 걸맞은 오프닝을 만들고 싶어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죠스'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괴생명체가 등장한 첫째 날 애보트 가족의 일상을 보여주는 게 존의 아이디어였고 이야기를 듣자마자 나 역시 매료됐다."

-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또 다른 생존자 ‘에멧’(킬리언 머피)의 도움으로 괴생명체의 공격을 피한 후, 그에게 여기 머물 수 있게 해달라며 아기가 있는 상자를 여는 장면이었다. 시나리오상에는 상자를 열자마자 겁에 질린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는 드라마틱한 상황이었는데 촬영할 때 아기가 상자 속에서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얌전히 자고 있었다. 옷도 벗겨보고, 얼굴에 젖은 수건을 대보기도 하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는데 일어나질 않아서 다들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다."

- "콰이어트 플레이스 2'의 관람 포인트가 있다면?

"전편 세계의 확장판이자, 고어나 슬래셔 영화가 아닌 감정 중심의 정서적인 주제를 담보한 작품이다. 한 공간 안에 고립되어 있던 애보트 가족이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는 과정 속에 다양한 주제들이 담겨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자신만의 고립된 공간에 갇혀 세기말 같은 시간을 보낸 지금의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영화인 것 같다. 영화를 본 친구들로부터 시류의 정곡을 찌르는, 요즘 상황에 딱 맞는 작품이라고 들었다."

- 개봉을 기다린 한국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국 관객들에게 '콰이어트 플레이스 2'를 선보이게 돼 무척 기쁘다. 하루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 1편을 보지 않은 관객도 충분히 하나의 독립된 작품으로 즐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훌륭한 작품이다. 많이 기대해달라."

 

이수진 기자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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