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치 넘치는 윤여정의 오스카 연기상 수상 소감 "아들들의 잔소리 감사해"
재치 넘치는 윤여정의 오스카 연기상 수상 소감 "아들들의 잔소리 감사해"
  • 이수진 기자
  • 승인 202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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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들의 잔소리 덕분에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도 받아"
영화 '미나리'로 한국 최초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사진=후크 엔터테인먼트
영화 '미나리'로 한국 최초 오스카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사진=후크 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이수진 기자 = "아들들의 잔소리 덕분에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도 받았습니다."

6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의 수상 소감은 센스와 재치가 넘쳤다. 

한국배우로서는 최초이자, 아시아계 배우로서는 63년 만에 연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이날 시상자로 나선 ‘미나리’의 제작자 겸 배우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반갑다. 저희가 영화 찍을 땐 어디 계셨나요?"라는 농담으로 웃음을 안겼다. 이 말을 들은 브래드 피트와 장내에 있는 배우들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제 이름은 윤여정이고, 유럽에서는 많은 분들이 제 이름을 어, 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른다. 요정, 야정이 아니라 여정이다. 그러나 잘못 불렀어도 오늘은 용서하겠습니다"며 유머러스하게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 "저는 그간 지구 반대편에 살아왔다. 서양 TV를 많이 봐왔는데, 오늘 이 자리에 직접 서게 되니 믿을 수가 없다"며 감격을 전했다.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br>
영화 '미나리'의 배우 윤여정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스토리로,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극 속 윤여정은 미국에 사는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온 순자 역할을 맡아 한국어로 열연을 펼쳤다.  

윤여정은 정이삭 감독을 비롯해 함께 호흡을 맞춘 스티브 연, 노엘, 앨런, 한예리를 언급하며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는 가족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감독님이 없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고 영광을 돌렸다. 윤여정은 "이 모든 것은 캡틴이자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라며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글렌 클로스와 같은 대배우가 있는데 어떻게 경쟁하겠나. 글렌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보며 많이 봐왔다"고 추켜세우며 "다만 우리 다섯명 모두 다 다른 역할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해냈다. 저는 단지 운이 좋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특히 두 아들을 언급하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들들이 항상 저한테 일하러 가라고 종용한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았다"며 재치있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제 첫 영화의 감독이셨던 김기영 감독님에게도 감사드린다"며 "살아계셨다면 제 수상을 기뻐해주셨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미나리'로 전세계 크고 작은 영화제에서 30여개의 연기상을 수상한 윤여정은 늘 재치있는 멘트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내곤 했다. 

윤여정은 11일(현지시간)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수상소감으로 "특히 이번 상은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해 사회자와 후보자들에게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1947년 생인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며 1971년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로 데뷔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1974년 결혼으로 연예계를 떠나 미국에서 생활하던 그는 이혼 후 배우로 복귀했다. 이후 히트 드라마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을 비롯, 영화 '바람난 가족', '하녀', '여배우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계춘할망'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국민배우로 활약해왔다. 또 예능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수진 기자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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