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출판시장 주요 트렌드...웹소설·아동도서·유튜브·노재팬
2019년 출판시장 주요 트렌드...웹소설·아동도서·유튜브·노재팬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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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웹소설, 유튜브 등 뉴미디어가 2019년 출판시장을 강타했다.

사회적으로는 '혼밥', '혼술' 등 각종 용어를 탄생시키며 1인 가구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서비스들이 모바일 채널을 통해 폭발적으로 팽창했다.

SNS 채널을 통한 개인간 소통 또한 커지는 가운데 개인동영상 채널을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면서 '북튜버'(북+유튜버) 1인 미디어 시장이 출판계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또 하반기에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한 '반일' 움직임은 출판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9일 온오프라인서점 교보문고는 2019년 출판시장 주요 트렌드로 웹소설, 아동도서, 유튜브, NO Japan(노 재팬) 바람을 꼽았다.

 소설(小說), 이름처럼 자꾸 작아진다

소설이라는 명칭은 중국 고전서 '장자'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역사서와 비교해 잡스럽고 작은 이야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소설 분야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이름처럼 자꾸 작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는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두 명이나 배출하여 노벨상 특수효과를 기대할 만도 했는데, 지난 해에 이어 올 해에도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해 한국소설 판매를 앞지르며 호조를 보이던 일본소설이 올해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소설 분야는 10%가 넘는 하락을 기록했다. (소설분야 판매권수 증감률: 2018년 -2.0%, 2019년 -10.3%)

 공급측면에서도 소설의 출간종수는 2016년을 1만여종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들더니 올해는 7천종이 되지 않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2015년 단행본 전체 출간종수가 75,020종이던 것이 올해 68,072종으로 약 10% 가량 줄어들 때, 소설 분야는 2015년 10,642종에서 2019년 6,928종으로30% 가량이나 줄었다.

연도별 소설 출간 종수/자료=교보문고
연도별 소설 출간 종수/자료=교보문고

종이책 소설과 달리 웹소설 시장윽 폭발정인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2013년 약 100억 원에서 2018년 약 4000억 원 시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웹소설 시장규모 4000억 원을 종이책으로 환산하면(권당 1만 3000원 기준), 약 3000 만권으로 교보문고 판매데이터와 시장점유율로 추산한 올 한 해 종이책 소설 판매권수가 약 1200만권인 것에 비하면 약 2.5배에 달한다. 

웹소설 주요 플랫폼 현황(2017년 기준)
웹소설 주요 플랫폼 현황(2017년 기준)

과거 웹소설과 비슷한 인터넷 소설이 유행했을 때, '퇴마록'같은 인기있는 인터넷 소설이 종이책으로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사례도 있었듯이 웹소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소설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아동도서, 재미있는 책이 재미를 보다

올해 아동 분야는 전년대비 16.6% 신장세를 보이며 소설, 인문, 시/에세이 등  전통적 강자들을 제치고 학습서를 제외한 단행본 시장에서 8.5%의 점유율로 가장 판매가 많은 분야로 떠올랐다. 

아동 분야 및 주요 분야 신장률/점유율
아동 분야 및 주요 분야 신장률/점유율

여기에 소설, 인문, 에세이, 경제경영서와 같이 성인 독자를 대상으로 한 책들이 주류를 이루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올 한 해 아동도서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10년 이후 10년 만에 아동 분야 도서가 주간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차지했고, '흔한남매'의 경우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에 진입하는 영예를 안았다. 

올 한 해 아동분야의 약진을 이끈 책들을 살펴보면 '재미'와 '멀티 미디어'라는 공통분모를 찾아볼 수 있다. 아동 분야의 독자는 어린이지만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기에는 부모의 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그동안 아동분야의 베스트셀러들을 살펴보면 '먼나라 이웃나라', '마법천자문', 'Why', '그리스 로마 신화' 등 부모가 생각하기에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해는 TV애니메이션이나 유튜브 매체로 접한 콘텐츠를 책으로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여태까지의 아동만화가 학습만화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학습'의 기능을 없애고 '재미'에 더 무게를 둔 책들이 더 큰 관심을 받았다. 게다가 어린이 독자들은 좋아하는 캐릭터와 콘텐츠에 대한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첫 번째 책이 인기를 끌 경우 후속 시리즈의 연쇄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이러한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유아, 아동 분야 시리즈별 판매순위/자료=교보문고
2019년 유아, 아동 분야 시리즈별 판매순위/자료=교보문고

올해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시리즈물은 에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만화 '신비 아파트'였다. 2위는 '설민석' 아동만화 시리즈로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역사라는 주제를 쉽게 설명해주면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3위는 '엉덩이 탐정', 4위는 '카카오프렌즈', 5위는 '흔한남매' 시리즈 순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유튜브, 책을 위한 구명튜브가 될 수 있을까?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이 유튜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도서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올해 11월에 EBS가 초·중·고학습서 도서 판매시 인기 캐릭터인 '펭수' 굿즈를 함께 판매했는데 '펭수' 캐릭터의 인기에 힘입어 성수기도 아닌 11월에 학습 분야의 온라인 매출이 48.6% 상승했다. 뒤이어 발간된 펭수에세이 다이어리 역시 하루 1만 부 이상의 예약판매를 기록하며 유튜브로 인한 인기가 책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EBS 펭귄 캐릭터 펭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EBS 펭귄 캐릭터 펭수 에세이 다이어리 '오늘도 펭수 내일도 펭수'

유튜브 콘텐츠의 책 출간 방식 이외에 책이 유튜브 콘텐츠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면서 도서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도 늘어나고 있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연금술사' 등은 몇 년간 베스트셀러에 오르지 못했다가 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북튜버의 영상에서 소개되면서 판매가 갑자기 상승했다. 북튜버가 아닌 일반 유튜버가 추천한 '클루지', '정리하는 뇌'와 같이 절판되거나 품절되었던 책들이 이를 계기로 재출간되어 베스트셀러 순위에까지 올랐다.

이처럼 유튜브에서 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인기를 끌게 되자, 방송에서도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기피하던 소재인 책을 주제로 한 예능 프로그램이 다시 등장했다. 이러한 책관련 한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진행자로 나선 역사강사 설민석이 유튜브 형식처럼 짧은 시간 동안 책의 내용을 요약해주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TV독서예능 프로그램 소개도서 방송 전후 판매신장률(배)
TV독서예능 프로그램 소개도서 방송 전후 판매신장률(배)

방송에 소개 된 책들은 교보문고 자체 데이터를 통해 방송일자 전후 일주일간의 판매를 비교하면 평균 3.1배나 판매가 상승했고단숨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외에 유명 배우가 책을 낭송하거나 해외 유명 서점을 돌아보는 다큐멘터리도 잇달아 방영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NO Japan 바람 : 실용서에는 태풍, 소설에는 약풍(弱風)

올해 7월부터 우리 사회 전반에 불어온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는 출판계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쳤다. 우선 시장상황에 민감한 실용서 분야, 특히 여행 분야가 직격탄을 맞았다. 해마다 여행 분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했지만 일본여행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일본여행 관련도서는 판매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행 분야 베스트셀러 20위 내에서도 작년에는 일본 여행서가 6종이 올랐던 것에 비해 올해는 '무작정 따라하기 도쿄' 딱 1종만 턱걸이로 19위에 올랐다. 이마저도 불매운동 전인 1~6월까지의 판매량이 받쳐주었기 때문에 가까스로 20위 이내에 오를 수 있었다는 평가다. 외국어 분야의 경우 일본어를 제외한 다른 언어가 올해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의 판매를 보였던 것에 비해 일본어 관련 도서만 -16.5%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소설의 경우 전년에 비해 -34.2%나 하락했다. 작년에 전체 소설 분야에서 31.0%의 비중을 차지하며 한국소설(29.9%) 비중을 앞질렀던 화려한 과거와 비교해보면 올 한 해 일본 소설의 추락이 더 극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특히 전체 소설분야(-10.3%)의 세 배에 가까운 하락률은 일본소설에 불어닥친 불매운동의 여파가 적지 않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교보문고 측은 "일본소설의 이런 추락을 전적으로 일본상품 불매운동의 영향이라고 보는 것은 조금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일단 전체 소설 분야가 올해 -10.3% 역신장세를 보였고, 불매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상반기에도 이미 일본소설 판매가 -22.8%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 어느 정도 예견된 추락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소설 판매 증감률 (2015년 대비)
일본소설 판매 증감률 (2015년 대비)

2017년에는 국내 출간 전부터 이목을 집중시킨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가 일본소설의 판매 신장을 이끌었고, 2018년에는 '돌이킬 수 없는 약속'과 같은 뜻밖의 역주행 베스트셀러가 나오면서 예년에 비해 일본소설의 판매량이 유독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15년에서 2019년의 일본 소설 판매권수 추이를 보면 2018년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교보문고 측은 "2019년 일본소설 판매량이 전년에 비해서는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전 년도와 비교해보면 평균치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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