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대작 '사자' '타짜 3' 흥행 쓴맛 본 롯데엔터 구세주 된 '82년생 김지영'
하반기 대작 '사자' '타짜 3' 흥행 쓴맛 본 롯데엔터 구세주 된 '82년생 김지영'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9.11.0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봉 8일 만에 손익분기점 160만 관객 돌파
-관객 입소문이 이끈 2주차 흥행 상승세...할리우드 대작 꺾어
-'가족' 이야기로 남녀노소 관객 공감 이끌어
-원작자 조남주 작가 "소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
-영화 인기에 원작 소설 재조명...서점가 베스트셀러 1위 재진입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 포스터/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배우 정유미, 공유 주연의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개봉 전 '성별 갈등' 논란을 딛고 가을 극장가 흥행 강자로 떠올랐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은 누적 관객 수 181만 6629명을 넘어섰다. 개봉 8일째인 지난 10월 30일에는 손익분기점인 160만 관객을 돌파했다. 

특히 상업영화 첫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정유미, 배우 출신의 신인 여성감독 김도영, 신생 영화 제작사가 뭉쳐 할리우드 대작 '조커' '팔레피센트 2' '터네이터: 타크 페이트' 사이에서 이뤄낸 성과라 의미가 남다르다. 

올 하반기 개봉한 100억 원 대 대작 '사자'와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자존심을 구긴 롯데엔터테인먼트 역시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짓게 됐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016년 출간 이후 누적 판매 100만 부를 돌파한 동명의 베스트셀러가 원작이다. 

이 영화는 제작 초기 단계부터 '페미니즘 영화'로 불리며 '남녀간 성대결' 논쟁의 중심에 섰다. 소설의 논란은 자연스레 영화로 번졌고 출연 배우들을 향한 악플과 영화 평점 테러까지 이어졌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배우 정유미, 공유/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82년생 김지영'의 배우 정유미, 공유/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이러한 외부적 논란 속에서 '82년생 김지영'은 배우들의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흔한 라디오 출연을 통한 홍보 없이도 개봉 전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에는 지난 5월 개봉해 여성 중심 영화로 관심을 받았던 '걸캅스' 정도의 흥행에 그치리라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디지털 성범죄를 소재로 여성 투 톱을 내세운 코미디 수사물 '걸캅스'는 여성 관객들의 호응 속에 일부 관객들의 '영혼 보내기 운동'(직접 영화를 관람하지 않고 N차 예매를 통해 관객 수 상승에 도움을 주는 행위)등에 힘입어 개봉 3주 차에 손익분기점 150만 돌파, 최종 관객 수 160만을 기록했다. 게다가 코미디를 내세운 '걸캅스'와 달리 '82년생 김지영'은 무거운 현실 속 주제를 다룬터라 흥행에는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82년생 김지영'은 비수기 극장가 속 조용히 흥행몰이 중이다. 개봉 2주 차에 접어들었음에도 관객 수의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14만 2429명, 29일 14만 8313명, 문화가 있는 날인 30일 24만 7335명을 기록했다. 31일에는 15만 8313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이후 평일 최고 관객 수를 기록했다. 신작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 개봉 날엔 2위로 하락했지만, 31일 1위를 재탈환하며 흔들림 없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금주내 200만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관객들의 관람 평점 역시 좋다. 실 관람객들의 평가 지수인 CGV 골든에그 지수 96%, 네이버 9.48점, 롯데시네마 9.2점 등 높은 평점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두 주연배우와 김도영 감독은 3주 차 부산·대구 지역 무대인사도 일찌감치 확정했다. 

이 같은 흥행세는 젊은 여성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남성 관객은 물론 전 세대로 이어지는 폭 넓은 관객층 수용에 있다.

영화 속 '지영'은 현실의 우울함만이 아닌 희망적인 미래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위로를 전했다. 남성 관객들은 '지영'의 엄마 '미숙'과 언니 '은영'을 통해 자신의 엄마, 누나, 여동생을 떠올렸다. '지영'이라는 여성의 삶이 아닌 '가족'에 초점을 맞추며 공감을 끌어냈다. 

주인공 '지영'을 연기한 정유미는 "한 여성만이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이 어딘가에 갇혀있고 상처받은 한 사람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원작자인 조남주 작가는 "소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영화라 생각한다. '김지영' 씨에 대한 위로이자 나에게도 격려와 위로를 줬다. 관객들에게도 그런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밝힌 바 있다. 

'82년생 김지영' 표지/사진=민음사
'82년생 김지영' 표지/사진=민음사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원작 소설을 향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예스24, 영풍문고에서 영화 개봉주인 10월 넷째주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으며 교보문고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예스24에서는 영화 개봉 일주일 만에 직전 동기간 대비 판매율이 99% 급증했다. 

김도훈 예스24 소설 MD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사회 이슈 조명으로 연결되며 인기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며 "영화가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원작 도서의 판매량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수기 가을 극장가에 이뤄낸 뜻밖의 흥행에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사실 흥행을 예측하긴 어려웠다"며 "그래도 '82년생 김지영'이 가진 메시지와 진정성은 관객분들이 좋게 봐주실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기적인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 관객분들이 많이 찾아주셔서 영화가 더 오래 상영되고 또 다른 관객이 찾아주시는 선순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관심가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