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스트셀러 원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로키 감독 "도전과 같았다"
[인터뷰] 베스트셀러 원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로키 감독 "도전과 같았다"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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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로키 류이치 감독/사진=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소설, 전 세계에서 1200만부가 판매된 책. 그리고 역대 일본 소설 작품 중 최다 판매 1위.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초대형' 베스트셀러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일군 화려한 기록들이다. 이 작품이 영화화 된다는 소식에 제작 당시부터 일본 뿐 아니라 국내 원작팬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였다.

이 같은 부담감을 안고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원작 속 방대한 에피소드를 130여분의 러닝타임 안에 밀도 있게 담아 내는 작업은 만만치 않은 과제였다.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 역시 이 소설은 영화화하기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그래서 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1979년 핑크 무비를 통해 영화계에 입문한 후 40여년간 50여편의 작품을 만들어온 그는 그간 갈고 닦은 내공을 발휘, 원작자도 만족할 만한 영화를 완성해 냈다. 이 영화는 지난해 일본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원작의 명성을 이어갔다.

28일 개봉에 앞서 영화 홍보차 한국을 찾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이 영화로 한국 관객들에게 힐링을 안겨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의 영화 제작 스토리를 일문 일답으로 담아봤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로키 류이치 감독/사진= 에이원엔터테인먼트

-원작 소설이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베스트셀러 원작의 영화화에 대한 부담감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 본인도 이 작품이 영화화하기 가장 어려울 것이라고 하더라. 실제 여러 에피소드를 하나의 영화로 만드는 작업은 굉장히 어려웠다. 그런 의미에서 부담감 보다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영화화가 어렵다고 말한 작품을 내가 영화로 만들어내겠다는 도전이랄까, 그런 마음이 강했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비밀을 간직한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도둑이 32년 전 과거로부터 온 편지에 답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일을 그린다. 30년이란 시간을 넘나드는 편지를 통해 펼쳐지는 판타지적인 설정이 기본 골격이다. 편지의 사연을 통해 각기 다른 에피소드가 진행되고, 서로 얽혀 있는 인물들의 관계들이 퍼즐을 맞추듯 하나씩 밝혀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안겨준다.)

-꼭 이 작품을 영화화 하겠다고 결심한 구체적인 이유는

판타지 장르는 경험해보지 않아서, 원작을 읽고 판타지 장르를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판타지라는 장르는 어떻게 표현을 해도 용납이 되지 않나. 가공의 세계 속에서 가공의 스토리를 그려낼 수도 있고.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판타지이기 때문에 더욱 리얼하게 표현하려고 했다. 

-영화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소설과 다르게 영화 속에서는 1980년대와 현재의 마을 풍경이 시간에 따라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시공을 초월하는 판타지적인 요소를 어떤 식으로 표현을 할까 고민했다. 오프닝에서 전철이 3인조 도둑을 통과하는 신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이 판타지여서 가능한 표현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소설의 판타지함과 영화로서 리얼하게 표현해야 하는 부분,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애를 먹었다. 

-영화를 본 후 원작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반응은

영화를 보고 마음에 들어했다. 완성본을 공개한 후 가진 뒷풀이 자리에 와주셨다. 가족들과 함께 세트장이 있던 그 마을까지 직접 찾아갔다고 해서 안심이 되더라.  

한국관객들이 어떻게 볼 지 궁금하다. 일본에서도 최근 잔혹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영화를 통해 힐링을 찾고자 하는 분들이 많다. 한국인들도 이 작품을 보고 그런 마음을 많이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 촬영은 어디서 진행했는가

촬영은 규수에 있는 오이타현 분고다카타시 마을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세트를 세워서 한 달간 촬영했다. 그리고 오래된 거리 풍경은 실제 있는 곳을 조금 가공해 마을을 재현해냈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배경이 된 '나미야 잡화점'의 모습

-스릴러적인 요소가 강한 원작과 달리 따뜻하게 표현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고민을 들어주는 관계라는 것이 서로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고 본다. 원작에서 느껴지던 무거운 느낌 보다는 따뜻한 감동 드라마로 풀어가고 싶었다. 등장인물 중 '생선가게 뮤지션'(하야시 켄토)은 제대로 된 음악가가 되고 싶어하는데, 이러한 꿈을 좇는 인물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희망을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영화에 나오는 일본 청년처럼 한국 청년들 역시 나라는 다르지만 구조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 같다

젊은이들이 꿈을 꿀 수 없는 상황을 만든 어른으로서는 미안한 마음이다. 금전적인 부분이라든지, 명예만을 쫓는 것이 아닌 본인이 좋아하고, 계속해서 걸어갈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꿈을 잃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일본 속담에 '3년 동안은 열심히 해봐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 역시 그런 마음으로 감독 생활을 했다. 길다면 긴 3년이지만, 그 시간 동안 만큼은 열심히 노력해 보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나미야 유지' 역을 맡은 니시다 토시유키

-배우들 캐스팅은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 유지' 역을 맡은 니시다 토시유키와 3인조 도둑의 리더로 등장하는 야마다 료스케, 두 배우의 캐스팅이 정해진 후에 연출 의뢰를 받게 됐다. 

니시다 토시유키 씨의 경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호흡을 맞췄는데, 베테랑 배우의 연기를 가까이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더라. 니시다 토시유키의 힘을 뺀 듯한 연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이 영화에서도 나이가 많이 들고 쇠약해진 캐릭터를 잘 소화해냈다. 틈만 나면 그에게 가서 자연스러운 느낌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그런 부분을 잘 살려 내려고 노력했고. 이 정도의 베테랑 배우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니시다 토시유키는 영화 '둔황', '학교'로 두 차례의 일본 아카데미상 최우수 남우주연상 수상을 비롯, '겟업!', '낚시 바보 일지 14' 등으로 유수 영화제들을 휩쓴 일본 대표 연기자다. 그는 영화 속 어떤 고민도 상담 가능한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 유지' 역을 맡아 소설 속에서 튀어 나온 듯한 친근한 모습을 선보인다. 나미야 유지는 아이들의 장난스러운 질문부터 인생의 기로에 놓인 진지한 고민 상담까지 잡화점을 찾는 모든 이에게 마음을 다한 답장을 보내는 인물이다.)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나미야 유지' 역을 맡은 니시다 토시유키

니시다 토시유키는 이 작품을 촬영하면서 영화 '아웃레이지 파이널'(기타노 다케시 감독)도 동시에 촬영을 했는데, 나쁜 야쿠자 역할을 맡았다. 우리 영화에서 보여준 선한 모습의 나미야 유지 역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여서 두 작품의 개봉 시기를 두고 내심 걱정을 했다.(웃음) 다행히 우리 작품이 먼저 개봉해 다행이다 싶었다.  

배우 야마다 료스케는 '헤이 세이 점프'라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데, 이 배우가 평범한 청년 역을 맡은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다. 실제로도 순수하고 진지한 청년이어서 같이 작업을 하면서 즐거웠다. 

-원작을 영화화 하면서 인물이나 메시지 측면에서 고민했던 점은

저도 가르치려는 영화는 좋아 하지 않다 보니, 그런 부분을 가급적 지양하려고 노력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중간에 '생선가게 뮤지션'(하야시 켄토)이 남긴 곡을 '세리'(카도와키 무기)가 이어받아 부르는 부분, 노래가 점점 커지는 부분이 이 영화에 상당히 큰 바람을 불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

이 곡은 야마시다 타츠로가 불렀는데, 매우 마음에 든다. 살짝 자랑을 한다면, 야마시다 타츠로의 뮤직비디오도 내가 촬영했다. 유튜브에서 검색 하면 중간까지 볼 수 있다.(웃음)

영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서 '세리'역을 맡은 배우 카도와키 무기

- 지난해 먼저 일본에서 개봉했는데

일본 아카데미상에서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미술상 총 6개 부문을 수상했다. 최우수 작품상은 3월 2일에 최종 발표된다. 극속 잡화점 주인 '나미야 유지' 역의 니시다 토시유키가 남우 주연상을, 오노 마치코는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동명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 일본 작품들이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았는데

그 흥행 열기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는 넓은 관객층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부모와 친구, 연인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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