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통증의 명의 순천향대의대 박욱 교수
난치성 통증의 명의 순천향대의대 박욱 교수
  • 김철
  • 승인 20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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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마취통증의학’을 업그레이드 시킨 주역 / 김철

 

 

 

 

[인터뷰365 김철] 통증만큼 흔한 질병도 없다. 온종일 컴퓨터에 매달리는 샐러리맨들에게는 목이나 어깨 통증이 수시로 일어난다. 장시간 핸들을 잡아도 마찬가지다. 그런가 하면 평생 노동으로 보내는 연로한 농촌 인구의 대부분이 통증에 시달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통증은 단순히 아프다는 것만 뜻하는 게 아니다. 신체의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나는 불쾌한 감각과 우울하고 괴로운 정서적인 측면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기에는 정상처럼 보이거나 각종 검사에서 정상이라 해도 자신은 통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다.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흔히 발생하는 이 같은 통증은 다스릴 수 없는 고질병인가. 여기에 대한 해답을 마취통증의학 전문의 박욱 교수(순천향대학병원 신경통증센터)가 제시한다.

 

 

 

 

대한통증학회(86년 창립)의 산파역으로 학회장을 역임한 적이 있는 박 교수는 종전의 ‘마취의학과’의 영역을 확대, 개편시켜 ‘마취통증의학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킨 주역 가운데 하나다. 나아가 과거엔 국내에서 수십여 명에 불과한 ‘통증세부(痛症細部)전문의’ 제도를 처음으로 마취통증의학 진료의 한 분야로 임상에 도입한 주인공이다. 박 교수의 통증치료는 기존의 방법과는 전혀 다르다. 그것은 독보적인 통증 세부전문의로서 그가 통증치료의 명의로 주목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병원 신경통증센터를 찾았을 때 진료실에는 마침 통증 환자 박모(83) 할머니가 박 교수의 권유에 따라 환한 표정으로 손뼉을 치고 있었다. 최근 뇌졸중으로 왼팔 마비 증세와 함께 심한 통증으로 입원한 할머니는 몇 번의 치료 끝에 박수를 칠만큼 놀라울 정도로 증세가 호전되었다. 뇌졸중에 의한 반신불수로 입원했다가 팔의 통증은 물론 마비 증세까지 고친 사례다.

 

 

통증치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 주는 교수님의 통증 치료 비결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서양의학의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접근법을 기초로 하여 동양의학을 접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통증과 신경의 기능회복을 위한 관련 학문의 상호 보완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 분야는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 의학이 서로 이원화된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과 중국은 의료 일원화가 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외국의 임상 사례를 참고해 동서 의학을 상호 보완적으로 통증 치료에 조화롭게 이용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박 교수의 통증치료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일본의 통증전문의 야마모토 박사가 창안한 ‘YNSS(Yamamoto New Scalp Stimulation)'이라는 대체의학 치료법을 응용한 ’두피내 근육자극술‘로, 현재 마취통증의학에서도 특수 분야에 속할 정도로 국내에서는 적은 수의 전문의들에 의해 시술되고 있다. <두피내 근육자극술>은 독일의 경우 개원의들을 중심으로 널리 보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미국에서도 새로운 통증치료 분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두피내의 특정 부위에 자극을 가하는 치료는 통증의 종류와 증세에 따라 실제로 아픈 장소가 아닌 신체의 다른 곳을 선택하여서 즉 목, 가슴, 배, 치골부위, 등허리의 척추 그리고 머리 옆 근육의 입실론 포인트를 자극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위의 주요 포인트에는 극미세 인체 모형(somatotope representation)이 집약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치료법에 대한 환자들의 호응도는 높다. 6년 전 처음으로 시도된 이후 현재까지 신경통증센터를 거쳐 간 환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병원 인근에 대사관이 많은 탓에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교관들도 적지 않다. 다니엘 아브레고(54) 전 주한 파나마 대사는 심한 왼쪽 어깨 통증에 시달리다가 두 번의 치료를 받고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그는 의료진에게 파나마 의사들에게도 비법을 전수해 줄 것을 당부할 정도였다. 어느 아프리카 외교관은 파격적인 대우를 조건으로 자국으로 영입을 제의한 적도 있다.

 

 

신경통증 치료가 마취과학의 한 분야라는 걸 일반인들은 아직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술하게 된 것은 언제부터입니까?

그렇습니다. 마취의학과가 마취통증의학과로 출범한 역사가 짧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과의 명칭이 제도적으로 변경된 것은 지난 6년 전인 2002년입니다. 그러나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마취기술이 약제와 장비의 발달로 신경차단 기술로 진보하는 등 통증치료의 임상경험을 이제는 충분히 축적해 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역사가 짧은 것도 아닌 셈이지요. 이러한 경험의 바탕 위에 학회도 설립하고 통증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마취통증학과 의사들이 증가하면서 체계적인 진단과 치료법이 발전되어 신경통증 치료가 마취통증의학과의 진료영역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흔히 통증치료는 일시적 효과만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통증치료를 포기한 환자들도 없지 않습니다.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보통 환자들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통증치료주사를 맞으면 일시적으로 마취가 되어 통증이 없어지고 다시 재발하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통증치료는 당장의 통증을 없애는 동시에 원인을 제거하고 장기적으로 만성통증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알고 보면 대부분의 통증은 생활습관과 마음 씀씀이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나 몸에 밴 생활습관을 하루아침에 바로잡는 것은 누구라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통증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꾸준히 개선해 나가는 질환이라고 이해하시면 치료를 받는 데 좀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몇 번의 치료로 증상이 모두 해결되었다고 해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됩니다. 과거와 같이 나쁜 자세로 돌아간다거나 마음 씀씀이를 제대로 조절 못하면 통증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통증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연령별로 볼 때 특징적인 점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아쉽게도 아직 전체 인구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과거 미국의 예로 든다면 전체 인구의 과반수가 근육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리나라도 생활의 서구화에 따라 여러 가지 질병이 선진국 유형으로 닮아가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발생빈도로 볼 때 젊은 세대는 컴퓨터 및 자동차 사용의 일상화로 인한 잘못된 자세와 운동부족 등에 의한 목, 허리 부위의 통증, 목 디스크, 허리부위의 추간판탈출증, 추체의 이상 등이 많이 보입니다. 60세 이상의 노년층에서는 뇌졸중이나 뇌출혈 후 후유증, 퇴행성 관절, 허리부위의 통증, 무릎 관절염, 골다공증으로 인한 압박골절, 오-육십견, 대상포진 후 통증 등이 주로 많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농촌에 가 보면 연로한 농부들이 대부분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은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받아도 낫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도 치료가 가능합니까?

연세가 많은 데다 과중한 육체적 노동이 결과적으로 많은 통증환자를 유발한다고 봐야겠지요. 그렇다고 농사일을 중단할 수도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올바른 자세 유지와 스트레칭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모든 연령층에서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금연과 금주 등 생활태도의 변화도 중요합니다. 노년층일수록 단기간에 통증을 해결하겠다는 조바심은 버리고 점점 여유 있게 생활습관으로 바꾼다면 통증은 서서히 조절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는 본인의 강한 의지와 실천력이 무엇보다 절실하지만 주변의 꾸준한 관심과 도움도 필요합니다.
 

통증은 갑자기 나타나는 급성이 있는 반면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참다가 만성통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통증을 방치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까. 후유증이 간단치 않을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통증은 급성입니다. 급성통증의 단계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통증 자체가 하나의 질환이 되어 심각한 장애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급성통증은 진단과 치료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몇 달, 몇 년이 지나도 계속되는 통증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급성통증이 조기에 적절히 치료되지 못한 경우, 환자는 계속되는 통증에 의하여 오래 동안 고통에 시달리게 되며, 장기화되면 점점 정상상태로 회복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만성 난치성 통증으로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만성화된 통증은 그 자체가 질병이 되어버립니다. 일상생활과 사회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고, 잠도 자기 어려우며 급기야 무력감, 우울증에 빠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통증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치료해서 없애야 하는 것입니다. 의학이 많이 발전했지만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아픔도 있고 진단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진단이 정확하더라도 약물치료, 물리치료, 수술로도 낫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의 원인도 잘 모르고 치료도 되지 않는 이런 경우,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거나 풍문으로 듣게 된 비합리적 치료법에 의지하다가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많이 있습니다. 이럴 경우 환자의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정신적, 경제적 고통까지 더해집니다. 가능한 한 초기에 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이러한 후유증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신경차단술은 과도한 지각 및 교감신경의 활동을 차단하여 지속적 만성통을 제거함과 동시에 <두피내 근육자극술>로 체내외의 기능 활성화를 도모하면 심신의 균형이 이루어져 자연치유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함께 얻을 수가 있습니다.
 

 

 

 

 

 

 

 

임상경험으로 볼 때 특이한 통증환자들을 예로 든다면 어떤 유형이 있습니까. 통증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보람도 많을 것 같습니다.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삼차신경통이나 뇌졸중, 뇌출혈로 인한 후유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안면마비와 반신불수의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외상 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작열통)을 비롯해 뇌수술이나 척추수술 그리고 사지수술 같은 외과적 처치 후에도 통증이 지속되어 찾는 환자들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최신의 첨단장비로 정밀검사를 시행하여도 원인이 규명되지 않아 고생하는 환자들로부터 치료를 받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현재 국내의 통증치료 현황은 어떻습니까. 개원의들을 보면 통증치료를 진료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는 경우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앞으로의 신경통증 분야의 전망을 말씀해 주십시오.

소득수준의 증가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생활패턴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자신의 몸과 마음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적극적 통증 치료의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통증 치료의 중요성은 점점 커질 것이고 여러 기술과 장비의 발전에 따라 이전 같으면 수술로만 해결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 질환도 수술이 아닌 신경통증 치료로 해결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통증치료 분야의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박 교수의 특수진료는 신경차단술과 <두피내 근육자극술>을 이용하여 난치성 통증의 치료는 물론 몸의 기능부전에 관련된 다양한 고통완화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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