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국내 무대 오르는 사라 장 "의미있는 연주 하고 싶어"
4년만에 국내 무대 오르는 사라 장 "의미있는 연주 하고 싶어"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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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 음악회 펼쳐..."마치 집과 같은 곳"
-30대 주축 젊은 거장 17인 연주자들과 함께 협연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르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사라 장은 13일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 특별 콘서트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 공연을 펼친다./사진=예술의전당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사라 장(장영주·37)이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이번에는 전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17인의 젊은 음악인들과 함께다. 

사라 장은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을 기념 특별 콘서트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에서 17명의 후배 연주자들을 이끄는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로 멋진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3일 공연에 앞서 전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 리허설룸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사라 장은 "9살 때 예술의전당에서 국내 데뷔 무대에 올랐는데, 개관 20주년, 25주년, 그리고 30주년도 함께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이번 연주회는 30대를 주축으로 한 젊고 실력 있는 비르투오지로 구성됐다. 평균나이 32세. '비르투오지(Virtuosi)'는 연주 실력이 뛰어난 연주자를 의미한다. 

이날 함께 자리한 연주자들은 "어린 시절 사라 장의 연주를 보고 자랐는데, '레전드'와 눈을 맞추며 함께 연주를 한다는것이 꿈만 같고 영광이다"며 입을 모아 말했다.

박노을 첼리스트는 "전문 연주 단체가 아닌 개개인의 솔리스트들이 모여서 어떻게 공연을 할지 걱정도 있었는데, 합주가 멋지게 이뤄지고 있다"며 "사라 장의 리더십 덕분에 연습실에 웃음이 떠나질 않고 있다"고 화기애애한 연습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사라장은 "내가 거꾸로 배우고 있다"며 "내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 나를 보며 자랐다고 하니까 기분이 이상하기도 하고 감사하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사라 장의 일문 일답.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사진=예술의전당

-한국 무대에는 4년만이다. 공연을 앞둔 소감

그동안 해왔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이 아니라 개성 넘치는 17명의 솔리스트들과 함께 예술의전당 30주년 생일을 함께 하게 됐다. 너무 즐겁게 하고 있어서 연습이 힘들지 않다. 공연날이 기대된다. 

-그 동안의 근황이 궁금하다.

그동안 연주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차이콥스키나 브람스 곡을 1000번을 연주하는 것보다 이유를 가지고 연주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하는 프로젝트와 레퍼토리,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아티스트, 이 점이 내게는 중요하고 더 의미가 있다. 30년간 매년 100회 이상 연주일정을 소화한다고 생각해보면 몸이 너무 힘들다. 음악가로서 새로운 곡을 배우며 음악가로서 성장할 시간도 필요하고, 젊은 음악가들과도 교류하며 친분을 쌓고 있다.  

-17인 후배 연주자들과의 연습은.

그동안 연주의 99%를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와 함께 연주를 해왔는데, 이번에는 다르게 하고 싶었다. 실내악 연주에 중점을 두면서 제가 원하는 프로젝트와 함께 음악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런데 이렇게 세계 최고 수준의 17명의 솔리스트들과 함께 하게 되서 기대된다. 제가 거꾸로 많이 배우고 있다. 17명 모두 독일, 미국 등 전세계에서 활동을 하다가 날아온 국제적인 멤버들이다. 이렇게 훌륭하고 굉장한 멤버들과 함께 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공연에는 세계적인 콩쿠르 입상 경력을 갖고 국내외 연주무대에서 솔리스트와 앙상블 멤버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신아라(악장), 김다미·김지윤·윤동환·김덕우·양지인·양정윤·김계희, 비올리스트 이한나·정승원·윤소희·홍윤호, 첼리스트 박노을·이정란·심준호, 더블베이시스트 성민제·최진용이 함께 한다.)

'사라 장과 17인의 비르투오지' 공연에 앞서 1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음악당 리허설룸에서 가진 리허설 현장. /사진=예술의전당 

-세계무대에서 많은 연주 활동을 해왔다.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하는 기분은.

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너무 편하다. 매년은 아니지만 9살 부터 꾸준히 예술의전당에서 연주를 해왔다. 올 때마다 연주곡도 달라지고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는 달라졌지만, 콘서트 홀은 늘 그대로다.

어떤 홀을 가면 차가운 느낌이 드는데, 여기 무대에 서면 따뜻하다. 줄을 맞추는 소리부터 다르다. 쿠션 같다고나 할까. 기분 좋은 소리가 난다. 그러니 연주 할 때도 기분이 좋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백스테이지는 연주자들에게 중요한 곳이기도 한데, 매우 편하게 되어 있다. 세계적으로 멋진 홀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자랑스럽다. 

(예술의전당 30주년 무대에 서는 사라 장과 예술의 전당은 인연이 깊다. 1990년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로 금난새가 지휘한 KBS교향악단과 협연한 이후, 2008년 6월 예술의전당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오르페우스체임버오케스트라와 연주했으며, 2013년에는 임헌정이 지휘하는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예술의 전당 25주년 기념 연주회에서 협연한 바 있다.)

-국내 데뷔 무대에 대한 기억은.

국내 무대에서 첫 데뷔를 했던 곳이 1990년 1월 30일 진행된 '예술의전당 신년음악회'를 통해서였다. 당시 콘서트홀이 얼마나 커보였는지.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건 입었던 드레스다. '뉴욕 필 신년음악회'로 데뷔하자마자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 새 자라서 옷이 안 맞더라. 한창 클 때니까. 9살이 입을 만한 드레스도 흔치 않던 시절이어서 옷을 찾으러 할머니와 엄마가 동부서주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연주를 마친 후 무대 뒤에서 누군가를 만나서 인사를 했다.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누군지 몰랐는데, 알고보니 노태우 대통령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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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 5월5일 KBS교향악단과 함께한 어린이날 특별연주회 당시 연주하고 있는 사라 장/사진=예술의전당 

- 선곡 배경은.

(이번 공연에서 연주될 레퍼토리는 사라 장이 새롭고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해 선보이고 싶은 곡들로 직접 선택했다. 비탈리의 '샤콘느'(M. Mueller 편곡 버전), 비발디의 '사계', 피아졸라의 '사계'(L. Desyatnikov 편곡 버전)가 연주된다.)

비발디 '사계'는 사랑받고 유명한 곡이다. 이 곡에 충분히 연구하고 탐구한 내 목소리를 담고 싶었다. 바로크 작품이지만 연주자가 장식하고 과장할 수 있는 자유도 부여했다. 솔리스트가 자유로울 수 있는 기회를 준 점에서 비발디를 사랑한다. 비발디 '사계'와 피아졸라 '사계'의 느낌은 다르다. 비발디 곡은 대중적이고 클래식스럽다면, 피아졸라는 섹시하달까. 음악적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바이올린 활을 여러개 쓴다고 하는데.

한국에 와서 활을 갈았다. 이번에는 두 가지나 쓴다. 할 수 있으면 세 개를 쓰고 싶은데, 백스테이지를 왔다갔다 할 시간이 많지 않아서 두 개만 쓰기로 했다. 피아졸라의 경우 강렬한 느낌이 강한 곡인데, 거친 소리를 내는 부분이 많다. 활이 망가지기 쉬운 곡이어서 망가져도 되는 활을 사용하고, 비발디의 '사계' 처럼 클래식한 곡은 평소에 썼던 활을 사용한다.  

-기억에 남는 지휘자가 있다면.

여러 지휘자분들에게 배웠는데, 타입이 다 다르다. 나이가 있으신 마에스트로의 경우 이게 맞으니 이렇게 바꾸라고 하시는 분도 있고, 리허설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며 개성을 살리게 해주는 분도 계시다. 연주를 하면서 느낀건 한 방향으로만 가는게 맞는 건 아닌 것 같다. 아이디어로 약간씩 바꿔가기도 하면서 생각을 열어놓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성 범죄 피해를 고발하는 이른바 '미투(Me Too) 운동'이 문화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린 나이부터 연주생활을 시작하다보니 부모님과 매니저가 저를 혼자 다니지 못하게 했다. 리허설을 할 때나 백스테이지에도 늘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 연주 일정으로 유럽에서 두 달 간 머물러야 할 때도 방에 혼자 있어본 적이 없다. 어릴 때는 왜 나를 귀찮게 할 정도로 따라오시나 했는데(웃음), 이제야 이해가 된다. 저한테 많은 신경을 써주셨던 거였다. 감사한 일이다. 30년간 음악 생활을 해오면서 본 적도 있고 들은 적도 있다. 우린 무대에 서서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사람들이다. 성별을 떠나 '인간'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계 미국인 사라 장은 4살때 바이올린을 시작한 후 9세에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필의 신년음악회 협연으로 성공적인 데뷔식을 치루며 바이올린 신동으로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뉴욕필·베를린필 등과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으며, 사이먼 래틀경, 주빈 메타 등 거장 지휘자들과 함께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6년 뉴스위크가 '영향력 있는 여성 20'인 중 한 명으로 지목했으며, '2008년 젊은 세계 리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1년 미국 국무부로부터 예술 대사로 임명되기도 한 그는 2012년 하버드대학교로부터 예술부분 탁월한 지도자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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