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모처럼 느낀 무대 예술의 진미 '맹진사댁 경사'
[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모처럼 느낀 무대 예술의 진미 '맹진사댁 경사'
  • 김두호
  • 승인 2018.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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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13도 한파 헤치고 나온 관객으로 만석 열기
지난 28일 저녁 대학로에서 성황리에 끝난 한국생활연극협회 창립기념공연 연극 '맹진사댁 경사' 공연이 끝난 후 배우들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고 있다. /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두호 기자] 지난 28일 저녁 모처럼 대학로에서 연극 '맹진사댁 경사'의 객석 하나를 차지했다. 지난해 출범한 한국생활연극협회 창립기념 작품이다. 이 단체의 정중헌 이사장이 소셜미디어에 "맹진사댁 경사 첫 공연에 대박이 났다. 150석 공간에 250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 70여명이 발길을 돌리게 해 마음이 아팠다"는 요지의 글을 보고 다음날 '맹진사댁 경사' 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마지막 공연인데 단지 한 개의 빈자리도 없었다. 일찍 입장해 자리를 확보했지만 이날도 미리 좌석을 확보하지 못해 만원사례의 인사만 듣고 입장을 못한 사태가 발생했을 것이다. 1월 27, 28일 이틀 동안 하루 2회씩 모두 4차례 공연을 한 '맹진사댁 경사'는 매회 조그마한 소극장이 만석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자식의 혼사를 두고 양반가문의 탐욕을 풍자한 오영진의 '맹진사댁 경사'는 1944년부터 70여년이 넘도록 연극을 비롯해 영화, 뮤지컬로 제작된 고전 명품의 희곡이다.

과거 여러 극단에서 공연한 뻔한 스토리의 이 작품이 새삼스럽게 객석의 갈채를 받게 된 것은 배우의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좁고 작은 무대에서 거침없이 내달리는 배우들의 말과 연기동작을 통한 극의 흐름이 경쾌 간결하며 흐트러짐이 없다는 데 있었다.

배역 인물이 자그마치 17명이 등장한다. 걸쭉하고 시원한 목소리에 절제된 액션으로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가는 맹진사역 주연배우 김진태의 노련한 연기 역량은 주연 배우의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본보기 같았다. 그의 익살이 가미된 제스츄어가 시선을 놓치지 않고 매끄럽게 이어져 나가도록 적절하게 호흡을 맞춰나가는 한씨 부인 역의 이화시도 주목받던 1970년대 영화배우의 연기인으로 건재한 진수를 드러냈다.

1월 27, 28일 이틀 동안 하루 2회씩 모두 4차례 공연을 한 '맹진사댁 경사'는 매회 만석의 열기로 뜨거웠다. 

무대를 국악 가락으로 열어 막의 매듭을 풀어가는 소리꾼 고은지며 연극무대의 중진 맹효원역의 박영갑, 참봉역의 정애경을 비롯해 종살이를 하다가 축복의 종결자가 된 이쁜이 역의 박소연, 삼돌이역의 진주호 등 모두가 적재적소의 배역에서 흠에 잡히지 않는 연기력을 토해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작품의 흥행 성공은 연출을 맡은 백전노장의 김도훈 연출가의 공로를 먼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극단 뿌리를 창단해 40여년 넘게 이끌어 온 김 감독은 다양한 장르의 현대극 뿐만 아니라 우리 정서를 살린 고전극과 창작극까지 무대에 올린 작품이 122편을 기록하고 있다.

'맹진사댁 경사'는 현역 배우들이 출연한 공연이지만 한국생활연극협회는 배우가 되고 싶은 일반인들이 모여 취미활동의 과정을 딛고 직업 연기자로 활동하는 데 길잡이 역할을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창립되어 앞으로 연극문화 활성화에 어떤 기여를 하게 될지 기대를 모으게 한다.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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